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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상상적인 외교 현장을 정의하도록 한다] 이제 슬슬 이 책이 누구에게 어떻게 말을 거는가가 드러난다. 교전 당사자들에게 평화 회담을 꿈꿀만큼 지치게 한 ”당사자들 어느 누구도 정의될 수 없는 이상한 갈등“ 앞에서 외교라는 유비(이자 특유의 개념)를 사용하여 저자는 근대인(결코 근대적이지 않은)과 “타자들“이 다시 만나는 외교 현장을 상상한다. 가이아가 다시 다가오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을 그 현장에서 저자는 그것이 ”근대인이 나머지 세계에 다시 한 번 자신을 제시하는, 그러나 이번에는 자신이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 마침내 정말로 알면서 그렇게 하는 상황“이길 바란다.
[누구의 이름으로 협상할 것인가] 서구의 근대인에 대한 인류학, 곧 서구가 스스로의 근대를 기준점으로 두고 타자를 묘사했던 그 인류학을 거꾸로 적용한 인류학으로, 저자는 ”유럽인들“에게 관심을 가진다. 근대인들은 자신과 타자들의 묘사에 실재적 문제를 일으켜왔다. ”근대적이었던 적이 없었으면서도 자신들이 그러하다고 확고히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근대인은 근대적이었던 적이 결코 없었지만, 자신들이 근대적이라고 믿어왔으며, 그 믿음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 믿음이 그들로 하여금 무수히 많은 모순된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 모순된 방식과 근대인 특유의 불투명성을 가려낼 필요가 있고, 저자의 연구 프로토콜은 불투명성과 싸우기 위해 개발될 필요가 있었다.
저자는 가설로부터 출발한다. 물론 어느정도는 경험적으로 사실이라 해야겠지만, 저자는 “근대인이 그들이 소중히 여기고 말하자면 그들의 자기 정의를 구성하는 여러 가치들을 그들의 역사 속에서 발견한 것처럼, 종종 다른 문명으로부터 차용한 것처럼 가정”한다. - (이건 원문을 좀 보고 싶네) 또한 “그러한 이해의 결여 때문에 그들이 이번에는 이론적 수전에서 - 타자들의 가치들은 물론이고 - 자신들의 가치를 존중하는 법을 찾지 못한 것처럼 가정”한다. 이 말은 곧 “근대인이 실천에서 그러한 가치들을 하나씩 발견해내는 것에 들인 만큼 많은 에너지를 가치들의 전체적인 설계에는 쏟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누구와 협상할 것인가] “좋은 게 너무 많아 정말로 소중히 여기는 것을 택하는 데 곤혹스러워하는 상황”이라는 근대적 상황에 대한 어느 정도 실재적인 묘사를 통해, 저자는 이 가정과 묘사의 유용성을 다음처럼 주장한다. “마침내 ”우리“ 근대인이 실제로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면 우리는 그 ”우리“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재협상할 수 있으며, 따라서 가이아라는 새로운 지평 앞에서 우리가 ”타자들“과 함께 무엇이 될지도 재협상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근대인의 유산목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근대인과 나머지 세계와의 관계의 미래에 대한 장기적 가설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서구의 근대인이 잘못한 게 많지만 어떻게 잘못해 왔는가, 또 잘한 것은 무엇인가 등을 그들의 ‘가치’와 구별해가며 살펴 보겠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그것을 “근대성의 리콜”이라 부른다. 근대인의 외교관으로서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가치들에 대해서 - 그리고 아마도 타자들의 가치들에 대해서도(그러나 유럽의 과거 역사에서 누렸던 특권은 없이) - 말할 것이 있다고 주장”하려 한다. 외교관들은 주권자들(이들은 파견한 사람들과는 구별된다)이 정말 소중히 여기는 것을 결국 발견해내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작업을 정당화하는 두 가지 질문은:
1) 근대적 모험에 대한 실재적인 묘사를, 비교인류학에 보다 신뢰할 만한 비교의 기반을 줄 수 있을 그런 묘사를 마침내 제공할 수 있는가?
2) 그러한 비교인류학은 근대화라는 관념이 드러낸 동시에 위태롭게 만든 가치들의 미래에 대한 이미 진행 중인 지구적 협상의 예비 단계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일단은 질문만 던지고 끝난다. 가이아가 들어닥쳤으니 그 긴급함 때문에라도 천천히 성찰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말과 함께.
앞의 내용들을 조금 풀어서 설명하는 듯한 유닛들이었달까. 선지식이 조금은 있었기 때문에 그리 읽혔을지도 모르겠다. 서론의 2/3 가량을 읽었는데 문득 지금껏 각주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하며 뒤를 쭉 훑는데 계속 없는 것 같다. 대가들은 종종 다른 학자들을 신경쓰지 않고 써나가곤 하지만 이정도는 아니다. 해설 빼고 700쪽짜리인 책에서 각주가 이렇게까지 없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더 읽어나가다보면 그럴 수 있는 이유를 알게 되겠지.
여전히 컨펌 메일은 안 왔다. 다른 계정으로 재시도해 봐야지.
p. 35~41
색인어
인류학 anthropology
문화들 cultures
믿음 belief
서구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