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육아의 시작

by 왕태일

이제부터 예비 아빠가 아닌,

실전 아빠로 등업되었어요.



번쩍 눈이 떠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휴대폰의 작은 불빛으로 시간을 확인해봤다.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즈음이었다. 꿈이 아니었다. 어디선가 낯선 신음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세상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분명 사람의 목소리 같은데 예사로운 소리가 아니었다. 소리의 정체는 바로 나의 딸 '단아'였다.


그렇다. 우리 집엔 아주 작은 아기가 살고 있다. 잘 자다가도 가끔씩 밤마다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대략...


으아...악...우에에에....악...끄..응.....아.....앜...끄ㅡ....읔



최근 집에 온 뒤 밤마다 이런 소리를 내고 있다. 처음 들었을 땐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아픈 줄 알았다. 뭔가 잘못된 줄 알았다. 생각보다 소리도 크고, 몸도 가만 놔두질 않았기 때문이다. 몸을 비비 꼬며, 얼굴이 터질 듯이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특히 새벽에 절정이어서 이상한 아저씨랑 함께 살고 있는 줄 알았다.


나와 아내는 모든 신경을 아기에게 쏟고 있다. 조금이라도 신경 쓰이는 증상이나 상황이 보이면 검색 창을 통해 육아 선배들의 고민과 육아 후기들을 빠르게 뒤졌다. 신기하게도 누군가는 똑같은 상황 속에서 육아를 하고 있었다. 병원을 가도 의사의 피드백은 보통 이렇다. "원래 그렇습니다. 잘 크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의 걱정과 다르게, 아기는 스스로 얼마나 잘 크고 있는지 모른다. 정말 신기한 하루의 연속이지만, 밤마다 내는 아저씨 소리도 알고 보니 배 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갓난아기들의 흔한 증상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용쓰는 아기'란 뜻이었다. 소화 기능도 약하고, 뼈와 살이 성장하는 아기들의 용쓰기였다. 휴... 그런데 왜 적응이 안 되는 걸까. 사실, 단아의 아저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고, 걱정과 동시에 신경이 쓰여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오늘 밤에도 여전히 우리 단아는 엄청 용쓰는 중이다. 성인 아저씨의 소리를 내며.. 그래도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니 다행이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겠지만 단아는 잘 크고 있으니까 말이다.



실전 육아의 완성은 '템빨'



실전 육아에 있어서 '육아템' 선정은 정말 중요했다. 개인적으로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아이템 3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째는 '분유포트'이다. 정말 혁신적이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물이 100˚c 까지 끓고 원하는 온도에 맞춰서 쿨링팬이 빠르게 돌아가며 식혀준다. 정확히 40~43도의 알맞은 물 온도는 아기의 분유를 만들기에 최적화된다. 분유 포트가 없을 땐 물을 끓이고, 아주 오랜 시간 식혀야 하고, 물 온도계를 통해 온도를 재며 아기가 다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주의가 필요하게 된다. 이 모든 걸 거의 반자동으로 신생아의 식사를 준비할 수가 있다. 하루에 여섯 번 많게는 아홉 번이나 분유를 타야하니 정말 필요한 육아템이었다. 없다고 생각하니..끔찍하다.


둘째는 '기저귀 쓰레기통'이다. 아..정말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유난히 반가운 제품이었다. 일반 쓰레기통과 다르게 냄새를 차단해주고, 비닐봉지가 내부에 장착이 되어 있어 용변이 묻은 기저귀를 넣고, 꽉 차면 그냥 뜯어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주면 그만이다. 그 과정 동안 2-3일은 충분한 쓰레기통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아기가 대변과 소변을 자주 보기 때문에 냄새가 많이 날 수가 있다. 읔.. 마법 같은 쓰레기통 덕분에 최소한 냄새가 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급하면 일반 쓰레기도 넣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기저귀'다. 당연한 거 같지만, 육아를 시작해보니 엄청난 기저귀의 혁신에 감탄을 하고 있다. 아기는 소변을 보게 되면 딸꾹질을 하거나, 울기 마련이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저귀를 빨리 교체해서 산뜻한 엉덩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유는 피부 발진이 일어날 수가 있고, 용변 묻은 속 옷을 입고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정말 다행인 건 요즘 기저귀에는 특별한 기능이 숨겨져 있다. 아기가 용변을 보면 기저귀 겉면이 '파란' 무늬가 나타난다는 것. 시도 때도 없이 파란 무늬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초보 아빠지만 덕분에 하루 열네 번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요즘 유독 파란 무늬가 반가울 따름이다. 조만간 여름 기저귀도 선택을 해야 하는데 얼마나 대단한 기저귀들이 있을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사실, 세 가지를 정하긴 했지만 정말 신통방통한 육아템들이 많다. 모든 일상을 기록하는 '베이비타임' 앱부터 보트침대, 역류방지쿠션, 사운드모빌, 바운서 등 모든 육아템들은 하나같이 훌륭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공동 육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고 새로운 아이템을 발견하면 아내와 함께 구매 또는 렌트라도 해서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것이 실전 육아를 하며 새로운 소비 습관이 생긴 게 아닐까 싶다.


재밌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골로 갈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 많은 육아 선배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정신 똑바로 차려!'였다.

특히, 100일의 기적이란 말이 있는데 100일 전에는 고통스러운 일상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정확히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괜히 무섭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길래..상상할 수록 아니 상상이 되지 않았다.

단아가 집에 오고 나서 본격적으로 육아가 시작되면서 기획자인 나는 단아의 일상 패턴을 읽어보았다.

[먹고 > 싸고 > 자고 > 울고 > 먹고 > 싸고 > 잔다] 굉장히 단순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단순 패턴이 쉼이 없다는 것이다. 2시간마다 울고, 그 사이사이 먹고, 싸고, 또 울고, 또 사이로 잔다. 그리고 이유 없이 운다. 24시간 동안 밤낮없이, 새벽에도 내내 비슷하다. 결국, 엄마 아빠는 시도 때도 없이 숙면은 사치고, 가끔 가위에 눌리는 것처럼 엄청 놀라며 깨기도 했다. 최근엔 너무 잠을 못 자서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도 안되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 여보!


부부가 동시에 엄청난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육아 프로그램을 보며 남의 일처럼 느껴졌는데 우리한테 펼쳐진 게 재밌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다. 아니, 힘들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러더라. 꼭 잠을 재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아니라 모든 순간순간 아기와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 좋은 추억이 되고, 보상이 될 것이다. 라고 말이다. 힘들다고 요령을 피우며, 때론 회피해야 하나 순간 고민을 한 적이 있다는 게 부끄러워질 때가 있었다.

이 말을 듣고는 생각이 많이 바뀌기도 했다. 아빠로서 부모로서 딸의 모든 패턴을 분석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기록을 하며 건강과 컨디션을 체크를 하지만, 모든 순간들이 단아의 성장이고, 삶이라는 걸 느꼈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함께 할 때 진짜 가족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순간순간 잠에서 깨며, 비몽사몽한 상태로 기저귀를 갈아주고, 분유를 타고, 아내는 모유수유를 해내고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말이다. 여보야! 좀만 힘내자! 단아가 잘 크고 있다고!!


실전 육아,

잘 생각해보면 육아 전쟁이 아니라,

한 지붕 단합대회 정도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가까워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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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일DREAM

왕조시대 Jr. 단아를 드디어 만났다.

https://www.instagram.com/baby.wangjo.jr/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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