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단아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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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산 곱하기 산후 고통' 제왕절개 후의 이야기입니다.
아침에 갑작스러운 문자가 도착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정부 지침에 따라 방역을 철저히 하고자 합니다. 산모와 아이 외 보호자는 입실이 어렵습니다." 등의 내용이었다. 아내는 인상을 찌푸렸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일상이 답답할 정도로 단절이 되었는데, 힘든 시기에 남편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좌절감이었다. 나 또한 아쉬웠다. 아이가 태어나서 병원 1주일, 조리원 2주일 거의 3주일 '신생아' 기간을 직접 보고, 만지고, 안아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컸다. 그렇게 우리는 산부인과를 퇴원했고, 조리원으로 향하게 되었다.
병원에서 퇴원해서, 딸 단아는 세상 처음으로 바깥공기를 마주쳤고, 코 끝에 스치는 찬 기운이 어쩌면 세상의 기운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반면 아내와 나는 단아가 추울까봐, 긴장할까봐 007 작전이라도 펼치듯 조용히, 은밀하게 차로 이동했고, 잠실대교를 넘어 조리원을 도착하는 짧은 25분 동안에도 세상 안전한 운전 모드로 단아를 의전했다. 2주 정도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백미러를 통해 단아를 눈으로 담았다. 이렇게 작고 소중한 아이가 우리에게 왔다니! 생각할수록 신기하고 감동적이다. 이런 생각도 잠시였다. 우리는 조리원에 도착했다. 붉은색 벽돌의 오래된 건물이었다. 총 4층 높이의 아담한 건물이었고, 나름 여러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명한 산후 조리원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누가 봐도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캐릭터들임을 알 수 있었다. 밝게 웃는 미소와 적당한 텐션의 말투로 우리를 반겼다. 5분 정도 되었을까? 한 장의 사진을 기념으로 남긴 채 그렇게 우리는 또 강제 이별을 당했다.
단아에게 나는 현실 아빠일까? 아니면 한창 기술혁신 중인 로지같은 '버추얼 아빠'일까?
아내와 단아가 조리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사이버 대디라는 새로운 부캐를 갖게 되었다. 매일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에 나는 딸을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바로 '카카오톡 페이스톡'으로 말이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귀에서 페이스톡 연결음이 들릴 정도로 환청이 들릴 정도다. 물론 정말 고마운 서비스였다. 아이폰과 갤럭시폰을 영상으로 연결을 해주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하루 3번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딸과 아내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많은 시간을 영상으로 만나게 되었다. 만나서 무얼 하냐고 묻는다면, 혼잣말, 일방적인 질문, 본능적인 블라블라가 이어진다.
보통 이렇다.
"아이고~ 우리 단아 왔엉~ 오늘도 예쁘네~ 밥 잘 묵었엉~ 목욕했엉~ 아이고~ 예뻐라~"
"단아야 좋은 아침! 잘 잤엉~ 오늘 더 큰 거 같네~ 더 예뻐졌다. 우리 딸~ 똥도 쌌엉~ 잘 쌌엉~"
그냥 영상에 보이는 단아의 모습과 시간 순서에 맞춰 혼잣말을 계속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단아는 절대 아빠를 쳐다보지 않았다.
신생아는 눈에 초점이 없다. 똑바로 쳐다보지를 못하고, 한 곳을 오래 보지를 못한다. 컬러감도 없기 때문에 아마도 영상에서 외쳐대는 아빠의 목소리를 통해 어떤 아저씨가 '웅얼웅얼'되는구나 했을 것이다. "그래! 이 녀석아, 내가 네 아빠다!! 아빠였다고!!"ㅋㅋ 뭐 아무렴 어떤가, 14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 10번씩이라도 통화를 하다 보면, 괜히 친해졌다고 생각되었고 의외로 조금씩 '인간다운'모습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느껴지는 신비로운 기간을 즐겼다고 생각되었다.
새로운 문화도 흥미로운 게 있다. 바로 '신생아 직캠'이라고 해야 할까? '젤리뷰'라는 서비스를 수많은 조리원들이 도입을 한다. 신생아 박스마다 설치된 '직캠'이다.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을 통해서 '베이비 박스' 내부를 top view로 확인할 수가 있다. 실시간이다. 나뿐만 아니라, 단아를 기다리는 친척, 가족들도 단아를 구경?!해볼 수 있다. 어떻게 잠을 자고 있는지, 웃는 모습의 찰나, 갑자기 사라져 있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직캠으로 사이버 아빠의 행복은 더해질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싶지만, 아이를 보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했을 것이다. 안전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누군가는 말했다. 조리원은 '천국'이라고 말이다. 하루 세끼, 간식 두 번, 가슴 마사지, 바디 마사지, 요가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바로 이런류의 것들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조리원 선생님들이 아기를 돌봐주고, 목욕시켜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분유 먹여주고, 울면 안아주고 온갖 아이를 위한 케어까지 동반해서 그런 걸까? 실은 이런 거 때문에 5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몸 조리를 잘해서 집으로 무사 복귀할 수 있길 기대하는 마음도 크다.
그런데 아내의 반응은 미진했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다 소용없는 것들이 존재했었다. 무엇보다 수술 이후에 온전하지 못한 몸 그리고 여전히 회복 중에 찾아오는 통증으로 심신이 피로하다. 그 와중에 프로그램들은 그 어느 산모들한테 적용했듯이 시간을 정해놓고, 산모를 꺼내갔다. 뿐만 아니라, 마음의 불안정이 좀 크지 않았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남편이 동반되지 못하다 보니 말동무도 없고, 자주 찾아오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불안과 걱정이 찾아왔으리라 예상되었다. 그래서일까? 통화를 할 때면, 웃고 있을 때도 있지만 조금은 우울한 심정 그리고 다운되어 있는 아내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얼마나 퇴실하고 싶을까, 집으로 와서 편하게 기댈 곳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안쓰럽기도 하고, 고맙고, 복잡한 심정은 해결되지 못하였다.
잊을만하면, 조리원 룸으로 전화가 온다고 한다. 마사지 받을 시간입니다. 유축할 시간입니다. 모유 수유할 시간이에요. 같은 것들이다. 물론, 정해진 프로그램들 덕분에 규칙적인 생활로 기술적인 관리로 인해 몸조리가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믿을 수밖에. 다만,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기쁜 마음만 있을까? 코로나로 조리원 동기들과의 수다도, 만남도 전혀 없는 시국에 외로운 마음과 달래줄 그 누구도 없는 쓸쓸함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말이다.
결국, 아내는 조리원 생활을 하며 딸 단아와의 보내는 시간이 즐겁기도 했지만, 여성으로서의 일상은 만만치 않은 하루를 더 해갈 뿐이기도 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조리원을 가지 않게 되었다고 주변에 말했다. 그러자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자유를 얻었구나!" 과연 그랬을까?
병원에서 4박 5일 동안 간호를 하면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아내 곁에 있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00% 회복이 안된 상황에서 조리원을 하루도 같이 있지 못한다니 미안했다. 하루 이틀이 지났을까? 아내와 나는 다른 공간에서 수 없이 많은 영상 통화를 하며 '작은 움직임만 있는' 단아와 함께 대화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 하나둘씩 미션이 생겼다.
첫째, 단아와 엄마가 집에 오기 전에 '집은 깨끗해야 한다'
둘째, 단아가 집으로 오기 전까지 육아템들이 준비가 되어야 한다. 세척과 살균은 기본
셋째, 단아가 태어났으니 기본 적인 육아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집으로 매일 같이 도착하는 '단아를 위한 육아템, 출산선물' 등 관리가 필요하다.
다섯째, 단아를 만나기 전날엔 반드시 'PCR'검사를 통해 '완벽한 아빠의 모습'을 준비해라!
ㅋㅋㅋㅋ
정말 소소한 것들이고, 당연한 절차들이지만 13박 14일이 이렇게 빠르게 지나갈 줄은 정말 몰랐다. 수 없이 많은 영상 통화와 단아의 일상을 구경하며 수 없이 찾아오는 '택배'를 관리하며 보통의 나날들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유모차를 구매하기 위해서 차를 타고 이동해야했고, 집안 청소를 하며, 거실 매트를 구매해서 닦고, 조립하고, 침실, 드레스룸, 서재, 거실까지 소소한 가구 배치와 정리 정돈을 해도 끝이 없었다.
병원 가기 전에도 '간식 준비에 열을 올렸던 지난날'을 반성하고, '아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생긴 [자유시간]'을 기대했던 순간들도 반성을 했다. 아니 어쩌면 최선을 다해 말도 안 되는 개인의 시간은 욕심임을 깨달았다.
여보 그리고 단아야,
아빠는 최선을 다했던 2월이었어요.
뭐, 칭찬받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 야..
13박 14일이 훌쩍 지났다.
모든 전투태세는 준비가 끝났다.
소리 없는 총성이 난발할 것이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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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형광등조차 켜지 않는 집안은 적막할 뿐이다.
그렇다, 신생아는 의외로 울지 않았다. 눈을 감고, 미동도 없이 코로 숨만 쉴 뿐이었다.
유튜브로 배운 대로 기저귀, 잠, 분유!만 지키면 될 것이다.
우리 집안의 분위기는 내가 만들어갈 것이다! 라고 우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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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울기 시작했다. 소변을 봤는지, 기저귀에 '파란 무늬'가 나타났다. 갈아주자 조용해졌다. 모유 수유와 분유를 혼합수유를 한다. 자는 척하더니 금새 또 운다. 먹었으니 소변을 본다. 그리고 잠투정을 하다보면 어느새 또 분유 먹을 시간이 되었다. 그녀는 또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벽 2시다. 그리고 새벽 3시, 5시, 7시...?
아, 이런 거였구나.
육아는 시작되었다. 새삼 느끼고 있는 요즘,
그래도 잘 왔어, 단아야.
우리는 '왕조시대'가 완성이 된 거 같구나.
많이 먹고, 많이 싸고, 울어라
엄마랑 아빠는 그런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왕태일DREAM
왕조시대 Jr. 단아를 드디어 만났다.
https://www.instagram.com/baby.wangjo.jr/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