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금물
3월 29일,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는 곯아 떨어졌고 잠실대교 옆을 지나며 나무들 사이로 지나치던 풍경에 반한 나는 한강공원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우고 해가 떨어지는 저녁 강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바람이 너무 차가웠다.
2016년 6월, 최종 면접을 앞둔 여름에 남편과 이곳 잠실부터, 청담동의 아파트들이 가까워질 즈음까지 강물을 따라 꽤 오래 걸어갔었다. 면접에서 나올 만한 질문을 주거니 받거니, 연습하기도 하고 합격한 후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면서 꽤 먼 거리를 얼마나 즐겁게 걸어갔는지 모른다.
한강 산책을 마친 후에는 잠실 2단지 아파트 안에 있던 송파교육지원청을 기웃거리며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는 사무실을 내 일처럼 걱정하기도 했었다.
오늘 아주 오랜만에 이곳에 서서 그 시절을 추억한다. 그토록 원하던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주어진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열심히 살아왔다. 어떻게든 숨 쉴 구석을 찾아 행복하게 살아왔다. 내 맘 같지 않던 인생. 그러니까 그게, 원래 그런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