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歸家)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by 진성민

귀가 (歸家)


어두워지는 하늘을 혼자 날아간다

분홍빛 구름뭉치들이 함께 흘러간다


검게 누운 땅위로 난 길을 홀로 걸어간다

하루를 살아 낸 그 단단히 뭉친 어깨위로

금빛 노을이 내려 앉는다


그 날갯짓은 어디로 향하는 걸까

그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는 걸까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하루를 살아내는 것은

길고 쉼없는 날갯짓과 발걸음들을

혼자서 되풀이하며 매 순간의 힘겨움과 번뇌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흘려보내는 일이다


그 흘러가는 곳에 집이 있다

내가 쉬고, 자고, 다시 또 일어나야 할 자리

흘려보낸 모든 것들이 홀연히 나를 품었다가

하룻밤 만큼 새로워진 나를 깨우는 자리


가야할 곳을 알고 날아가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가

가야할 집이 있어 한걸음씩 가까와지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가


살아있다가 저녁을 만나는 것은

귀가(歸家)로 인하여 행복한 일이 되고

깊은 잠 끝에서 다시 만날 새로운 새벽을

꿈꾸게 하기에


나는 오늘도 가야할 곳을 알고 걸어가는

그 어둑어둑한 길을 걷고 있다

집으로 한 걸음씩 가까와지는 길

본향(本鄕)으로 한 날개짓만큼 올라가는 하늘길.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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