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다는 것
간혹 불면의 밤을 지샐 때
우리에게는 긴긴 밤시간이
오히려 푸르스름한 여명을
내 안에서 일깨우는 고요한
그러나 치열한 시간들이다
어두움이 주위를 온통 덮거나
땅과 하늘에는 검은 빛 장막들이
두껍게 드리워진 듯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짙고 단단히 채워진 허공에도
어딘가에는 홀로 빛나는
작은 광원 (光源)은 있는 법이다
모두에게 있는 아주 자그마한
그 빛의 씨앗과 조각들은
새벽빛의 푸르스름을 먹고 자라고
어두움이 깊을수록 더 선명해져서
혼자 깨어있는 시간을
모두를 깨우는 시간으로 이끈다
새벽길을 비추며 달려가는 차량의 불빛처럼
하늘과 땅을 곧 가득 채울 광채처럼
그리하여 결국 다다를 그 감추어진 본향을
응시하는 깊고 형형한 눈빛이 되어서
또 하루를 완성하기 위해 나선다
모두에게 있는 빛의 씨앗들이
또 다른 하루들속에서 싹틔워지고
더 큰 빛으로 자라나는
그 매일 매일의 새벽을 꿈꾼다
202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