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했어요

너무 째려보지 마세요

by 진성민

모성의 위대함


공원을 산책할 때 마다 가까이만 다가가면 곁을 주지 않고

금방 휘리릭 날아가 버리던 붉은멱물떼새.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보려고 노력했지만 힘들었던 그 친구가

어쩐지 나를 정면으로 보면서 떠나지 않고

오히려 꾸짖듯이 거친 음성으로 소리를 지르네?


이 친구가 오늘 왜 이러나 내가 다 당황해서 영문모르고 떠나려고 했는데,

마침 옆에서 벌어지는 애정 행각을 목격하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네요.

엄마의 본능으로, 알을 품는 둥지에 가까이 오는 내게 경고했던 것.

미안합니다. 정말 나는 몰랐다구요.

그래도 사랑은 계속 나누세요. 그게 세상을 아름답게 유지시키는 우리의 소중한 몸짓이거든요.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그걸 봤다고 나를 나무라지는 마세요. 나는 아름답게 지켜봤으니까요.

어디선가 또 아름다운 생명이 태동하고 있겠거니 생각하고,

흐뭇하게 잠을 잡니다.

이제 안 쳐다볼테니 당신들 마음대로 사랑을 나누세요. 알도 잘 품어서 부화시키시구요.

오늘 정면으로 보니 당신 눈매가 나름 날카롭더군요. 엄마라면 그럴 수 있지요.

나를 너무 미워하지는 마세요. 나도 생명을 키워본 사람이니까 그대들과 같은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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