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 소리가 울리면 온 집을 날아다니는 골든 브릿지라이언 바로 로키다.
평소엔 아침고요를 책임지는 평화로운 존재지만, 청소기의 웅웅 소리가 시작되는 순간 그 작은 몸 안에 잠들어 있던 맹수가 깨어난다. 청소기는 로키에게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다. 그것은 평온한 시간을 노리는 악당이자, 반드시 소탕해야 할 적이다.
로키의 경고는 몸 전체로 이루어진다. 한껏 올라간 눈썹, 바짝 세워진 꼬리, 경직된 몸, 쭈뼛 선 털. 그리고 거기에 더해지는,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은 가소로운 경고음. 하지만 그 경고음이 아무리 가소롭더라도 — 그것은 분명하고도 진지한 선전포고다.
로키는 청소기를 향해, 혹은 청소기로부터 도망치며, 이리저리 온 집을 누빈다. 임무는 명확하다. 악당 소탕. 평화 수호.
대략 5분쯤 지나 청소기 소리가 멈추면, 로키는 멈추지 않는다. 빙글빙글 주위를 돌며 재공격을 감시한다. 마치 현장검거라도 하듯, 코를 킁킁거리며 악당의 흔적을 추적한다. 청소기가 완전히 침묵하고 나서야, 로키는 비로소 임무 완료를 선언한다.
그리고는 — 의기양양하게 기지개를 쭉 켜며 간식을 요구한다.
평화를 지켜낸 대가는 소고기 큐브 한 개. 하루에 딱 한 번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로키의 평화수호 임무는 그만큼 더 무게감 있는 책무가 된다. 청소기가 등장하는 날이면 로키는 온몸을 던져 싸운다. 그 간식 하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실 청소기는 악당이 아니다. 로키의 쾌적한 오후를 위한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그 진실을 로키에게 말해줄 생각은 없다. 모르는 게 행복이고, 모르는 덕분에 로키는 매일 영웅이 될 수 있으니까.
구경하는 엄마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저 작은 포메라니안 안에 틀림없이 맹수 한 마리가 살고 있다고, 조용히 확신하면서.
귀여운 로키야 — 오늘도 고생 많았어. 소고기 큐브는 네 거야. 앞으로도 우리 집 평화, 잘 부탁할게.
강아지 청력은 사람의 4배 이상이며 고주파를 특히 잘 들어 청소기 소리가 고통스럽게 들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도와줄까요?
청소기를 보이는 곳에 두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을 반복해 보여주세요.
청소기 소리를 녹음해 들려주고, 청소기를 켜지 않고 움직이기만 하는 단계로 세분화해 진행하세요.
* 청소 후 간식으로 보상을 주고, 백색소음이나 음악으로 외부 소음을 상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