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천국과지옥

살아있는 것은 그 나름의 소리를 가진다.

by 우리의 결혼생활

사람은 목소리를 가졌고, 동물은 제각각 특유의 소리를 낸다. 자연물 역시 마찬가지다. 하늘의 천둥소리, 바람의 소리, 물의 소리, 그리고 작은 화롯가 앞에 앉아 즐기는 장작 타는 소리까지. 모든 소리는 그 의미와 뜻을 담고 있다. 소리는 귀로 듣지만, 사실 머리로도 마음으로도 들을 수 있다.


언젠가 늦은 밤 아이를 모두 재우고 집을 정리하다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착각해서 아이들 방문을 열어본 적이 있다. 얼마 전에는 강아지가 아파서 병원을 다녀왔는데, 늦은 시간 잠결에도 아파하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아서 다시 살펴보러 강아지에게 다가가 컨디션을 살피기도 했다. 머릿속으로 걱정하거나 주의하던 소리가 불현듯 들리는 것만 같을 때, 나는 듣지 못한 소리를 마음으로 듣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에서 마주한 폭죽놀이는 그 불빛의 찬란함에 매료되어, 큰 폭죽소리가 두렵거나 거슬리지 않았다. 혹은 좋아하는 그 누군가의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그 대상의 소리는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온 신경이 그 소리를 분별해 내기도 하며 실제로 듣게 된다.


평소 관심 없을 때는 듣지 못하고 들리지 않았던 소리들이 들리는 이유는 무엇 일까? 소리라는 것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신호이지만 그것에 반응하는 일은 나에게 있으며 내가 반응할 때 그 소리의 완성, 곧 전달된 메시지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삶에서 소리로 분별할 수 있는 위험을 감지하는 것도 많지만, 우리 곁에 행복을 감지하는 센서는 알아줄 누군가가 있을 때 가능하고 유의미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우리의 결혼생활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결혼생활 20년 차, 일상의 소소한 순간에 찾은 사랑의 여정 그리고 일상의 기록에서 결혼생활에서의 기쁨, 갈등, 성장을 통해 보편적인 감정을 나누고 성장과 희망을 나누려 합니다.

16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2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0화천국과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