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원이 공감컴퍼니 Feb 27. 2019

녹음후기_뮤지컬 배우 패널

청춘을 노래하다, 꿈과 춤을 추다

10년 뒤 유리에게 쓰는 편지


38살의 유리야 안녕?
기억 저편에 있어 기억도 잘 나지 않겠지만 나는 10년전 28살의 유리란다.
아마 지금쯤 너는 누군가의 아내이자 사랑스러운 아이의 엄마의 모습이겠지?
육아에 전념하느라 배우생활은 잠시 접어두고 있을텐데, 너는 어떠니?
그게 어떤 삶이던 그 자리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야
지난 10년동안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을거라 생각해
정말 수고했어 유리야.
힘든 시간들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너에게 따듯한 위로와 박수를 보내
앞으로의 삶도 지금처럼 너 자신을 믿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진심으로 응원할게
나는 언제나 너의 편이야!!



10년 전 유리가 10년후 유리에게.



쑥맘님의 주선으로 뮤지컬 배우팀과 녹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쑥맘님은 아이디어와 호기심이 많은 일반 회사원이세요. 그리고 막 출산을 한 아기 엄마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황금같은 육아휴직 기간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로 선택한 것은'뮤지컬 배우기'였습니다.  

옥수역 부근 DSA스튜디오를 찾아낸 그녀 쑥맘님은 그 아카데미에 문을 두드리고 수강을 시작합니다. 

따듯하고 열정 가득한 김영미 원장님과 뮤지컬 배우 나현, 유리 님을 선생님으로 만나고는 
회사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에너지를 느끼게 됩니다. 

가장 나이 많은 수강생이었지만타고난 운동신경과 몸의 감각으로 춤을 추고, 노래 연습을 합니다.  

그러다 저와 연락이 닿아 팟캐스트 방송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해오셨습니다. 

그래서 정말 팟캐스트 녹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뮤지컬을 정말 좋아합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뮤지컬 무대 감독을 해보고 싶을 정도로 

죽기전에 기회가 된다면 대본을 쓰는 건 좀 거하고

아름다운 뮤지컬 노래 가사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하거든요. 


오디션에 도전하며, 틈틈히 레슨을 하는 이들의 열정을 보고

언젠간 주연으로 무대에 오르실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아주 좋아하는 한 청년 분도 뮤지컬 배우를 지망하기 때문에그 분도 마음속으로 응원했습니다. 

모두 같은 뮤지컬의 주연으로 나란히 캐스팅 보드에 올려진 이름을 바라보는 광경을 상상하면서 ㅎㅎ) 



쉬는 시간에 

기억에 남아 있던  두 개의 뮤지컬 관람에 대해 이분들에게 질문했습니다. 

좋지 않았던 공연관람이 없었기 때문에

여기서의 기억이란 한 유명 배우의 노래와 

또 다른 유명배우의 무대에서의 열정,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움직임? (역동성)이 덜 느껴지는 인상 때문이었습니다.  


원이: "왜 그런 유명한 분의 노래가 ......" 

라는 질문을 드리자 답변을 주셨습니다. 

패널A "더 이상 훈련을 하지 않기 때문인 거 같아요.  

        유명해지면 지옥 훈련을 하지 않아도 계속 캐스팅이 되기 때문이죠... 

        본인이 스스로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망각하지요." 


아.... 그래서 였구나....

그 유명 배우의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었습니다. 

친구들이  관람 후기를 전했을 때  '그럴리가...'라고 생각했었는데.....


사람들은 자기 모습을 잘 못봅니다. 

높은 지위에 오를 수록, 

인기가 많아질 수록 

마치 그 지위와 인기가 나 자신인 것처럼 착각이 들기도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나를 칭송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릅니다. 


상담사로서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상담사들이 훈련받는 과정에서 받는 수퍼비전이 때때로 너무 따끔해서 참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 산을 넘어야 한단계 실력이 오르는데

경력이 많아질 수록 수퍼비전을 받을 기회보다는 수퍼비전을 할 기회가 늘어나고, 

나도 여전히 스트레칭을 하고 훈련을 해야하는 한 사람의 상담사 라는 걸 잊곤 합니다.  


인격에 대해서도, 가까운 사람들을 사랑하는 습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인것 같네요 ㅠㅠ 




  

그리고  패널 분들이 캐스팅이 되었던 뮤지컬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원이: "저도 그거 봤어요. *** 배우 넘 매력적이죠? 그 뒤로는 많이 안나오셔서...."

패널A "잘 생긴 배우를 좋아하시는군요"

패널B "최근에 목소리 때문에 고전을 겪고 있으시죠..."

원이: 그분 목소리 애절했는데...

패널A: 뮤지컬 배우 중에 자기 관리를 안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 작품 땐 참 좋았죠.


자기 관리란 무엇일까....

무대에 서지 않는 사람도 본연의 자기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평생 나름의 템포로 자신을 돌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자기 관리....


그런 뜻에서 이분들은

날마다 열정으로 샤워를 하십니다. 

그리고 열정으로 옷을 입고, 재능으로 약간의 치장을 합니다.

그리고 꿈을 꾸는 것으로 그날 하루를 마감하고, 다음날 아침을 준비합니다.


응원을 드리고 싶은 분들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눌 이야기 들이 기대됩니다. 


다음 번엔 맘마미아 이야기로~~~^^




작가의 이전글 새해의 결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