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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이 공감컴퍼니 Mar 08. 2019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팟캐스트 평범한상담소 124화 


‘도대체 그 천한 육신들에 무슨 기운이 그렇게나!’ 

그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습니다.


내가 대답했습니다.


‘비범한 힘이 있습니다,’ 

 ‘슬픔과 절망에는.’ 


                   두 도시 이야기(찰스 디킨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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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편소설 읽고 팟캐스트 : 모래주머니 달고 운동장 뛰기 같은 기분?^^



지난 2주간 연달아 600페이지 책 2권을 읽고 팟캐스트 녹음을 준비했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다. 

2주간에 거의 1200페이지를 읽으려니 힘들었지만 어릴 때 한창 소설을 읽을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참 좋다. 






단행본으로는 가장 많이 팔렸다고 하는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혁명 당시의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두 도시에서의 일을 그리고 있다. 

소설 출간은 1859년이고 프랑스 혁명은 1789년에 일어났다. 

디킨스는 부를 구강하기 시작하는 빅토리아 시대에 왜 무려 70년 전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화두를 던졌을까?


스크루우지 영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찰스 디킨스가 쓴 단편 '크리스마스 캐럴'은 풍자적이면서 매우 따듯하다. 

그의 소설들은 빈민을 다루면서 캐릭터들을 날카롭게 그려내고, 부자나, 구두쇠 등 탐욕스러운 자들을 때로 유머러스하면서 그들의 비뚤어진 고상함을 실랄하게 풍자한다. 


2부 녹음에서 등장인물 얘기만 했는데도 시간이 모자른다. 

등장인물에 대한 감상만 이야기해도 소설감상은 모자람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란 생각이 든다. 

매주 연재되는 이 소설을 빨리 읽으려고 사람들은 손꼽아 기다렸다하고 해적판도 돌아다녔다고 한다. 

미디어 매체가 많지 않았던 시절인 것을 감안하면 

매 다음장에 어떻게 진행될지 손에 땀을 쥐고 읽었을 거 같다. 

그리고 다음 장을 위한 다소의 암시적 배경을 숨겨놓는다.



#2. 되살아남:  르네상스, 산업혁명, 프랑스혁명, 

                                그리고 "내가 되살아남"


1775년에서 소설은 출발한다. 

조지3세와 살럿 소피아가 다스리던 영국과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다스리던 프랑스가 배경이 된다. 

1챕터의 제목은 '되살아남'이다. 

하지만 1장을 읽으면 무슨 말인지, 이 음침한 배경은 도대체 뭘 예고하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옛날 사람들은 소설을 통해서 인내심 훈련을 한 것일까?

요즘 사람들에게 이런식으로 드라마 1화를 방영하면 2화의 시청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방송녹음을 하기로 했으니 참고 읽는다. 

한밤중에 미친듯이 영국을 빠져나가던 자비스 로리라는 은행원에게 

자객 같은 이들이 마차를 멈춰세운다. 

그는 '되살아남'이라는 답변을 주고 가던 밤길을 계속간다.

누군가 하나 없어져도 모르는 산적과 도적질이 횡횡하던 시절.

어린 여자아기를 둔 젊은의사 마네트 박사가 북쪽 탑 그러니까 바스티유 감옥 105호에 18년간 갖혀 있었는지...

소설에서 프랑스 혁명의 주동자가 되는 파리의 생땅뚜안 뒷골목 포도주가게를 운영하는 드파르주 부부는 왜 마네트 박사를 도왔고, 이 인연이 다시 마네뜨의 사위를 죽음으로 몰아가게 되었는지,

프랑스의 지체 높은 귀족이었던 찰스 다네이는 신분을 버리고 왜 영국으로 온 것인지

마네뜨의 아름다운 딸 루시 마네뜨는 아버지와의 재회 이후 어떻게 살아가는지

하나하나 베일이 벗겨지는데 얇디 얇은 얼음 홍시 껍데기를 벗기는 기분이 든다.


18년전 마네트 박사의 재산을 관리하던 자비스 로리는

마네트가 죽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파리로 달려간다.

이미 아가씨로 자란 루시 마네뜨와 함께

돌아오는 길에 함께 배를 타고 왔던 찰스 다네이가 영국에서 고발을 당해 처형을 당하게 된다.

루시 마네뜨는  눈물어린 증언을 통해 배심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시드니 카턴과 동료 변호사 스트라이버가 변호를 맡아 승소하여 죽음을 면하게 된다.

시드니 카턴은 능력이 있으나 술과 향락적인 문화를 즐기며 스트라이버를 보조하는 일 이상을 하지 않는다.

욕망 덩어리인 변호사 스트라이버와

패배감,냉소가 가득한 변호사 시드니 카턴,

프랑스 자기 가문의 악행을 수치로 생각하고 신분을 숨긴채 영국에서 기거하는 찰스 다네이는

여느 소설에서 등장하는 남자 등장인물로서 루시 마네뜨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찰스 디킨스와 같은 이름을 가진 찰스 다네이는 아버지 마네뜨 박사에게 찾아가 사랑의 마음을 고백하고

카턴은 자기의 능력과 부를 자랑하는 직진 모드로 나갔다가 결국 접게 되고

스트라이버는 자신의 진심을 고백하되 받아들여지지 않을 줄 아는 마음을 보증 수표처럼 언젠가는 루시를 구하게 될 거라는 강한 암시를 남긴다.



#3. 죽음으로 사랑을 증명한 시드니 카턴: 그는 찰스 디킨스?



찰스 다네이가 사랑을 이뤘지만 혁명이 일어난 시기에 다시 파리로 건너갔다가

간첩으로 붙잡혀 죽게 된 다네이

외모가 언뜻 보면 비슷한 시드니 카턴이 다네이를 빼내고 대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그는 이렇게 사랑을 완성하고, 찰스 디킨스는 두 남자의 모습으로 소설에 등장한 듯한 느낌을 준다.

시드니 카턴의 평소 패배적인 삶과는 달리 마지막에 희생을 통한 숭고한 사랑을 보임으로서

찰스 디킨스는 마지막 반전을 그려내었다. 왜 그랬을까... 사랑의 진실함과

어떤 패배자처럼 보이는 인생에도 고귀함과 그것을 실현할 힘이 있다는 것을

실제로 그런 가치있는 삶을 살아내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 같다.

어쩌면 자신 안에 그런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원래 마네트 박사의 하인이었던 드파르주 부부는 석방된 뒤

정신에 이상을 보이는 마네트 박사를 돌본다.

에브레몽드 후작이 마음껏 좁은 골목을 마차로 몰고가다 아이를 쳐 죽이고

사과하지도 않은 채 지나가는 모습이

당시의 평민들의 비참한 삶을 가슴아프게 상징하고 있다.

혼자 넓은 궁에서 살던 에브레몽드 후작은 어느 날 살해를 당한다.


그리고 바스티유 감옥 습격과 프랑스 혁명이 시작된다.

주동자인 드파르주 부인은 에브레몽드 후작 형제, 그러니까 찰스 다네이의 아버지와 후작인 동생과 악연이 있다.

예쁜 언니를 겁탈한 형제에 의해 감금되었던 언니가 죽고 가족들도 잇달아 죽는다.

어린 자신만 살아남고, 이 귀족 형제에 대한 불타는 분노심과 복수심이 마음 한켠에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다.



#4. 여성시민의 파리혁명 주동: 시민 포도주상의 아내 드파르주 부인


여자를 혁명 봉기에서 중요한 시발점으로 삼은 것과

시민의 분노, 그리고 가난을 실감나게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다.

먹을 것 없던 시절에 포도주 통이 박살나서 길바닥에 흐르자 사람들이 몰려들어 바닥에 흐르는 포도주를 퍼먹는다.


마지막 영국작가가 쓴 소설에서

루시마네트의 유모 영국인 프로스양과 복수심으로 가득한 프랑스인 드파르주 부인이 대결하는 모습은

자국민인 영국인에게 호감을 산 부분이었겠지만

제3국인인 나는 역시 작가는 영국인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하지만 빈민과 시민의 손으로 일으킨 혁명에 대한 묘사는

인간에 대한 존엄과 자유와 인권을 향한 뜨거운 갈망이며, 그것은 참 숭고하다는 생각이 들게 해 주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을까?

먹고 사는 것 말고

자유 그 자체를 위해 투쟁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대신 죽는다'는 것은

죽는 자신과

사랑하는 대상과

그것을 지켜보는 이에게 어떤 의미로 새겨지게 될까?


역사는 청년들에게 무엇을 기록해 두고 싶은 것일까.......

청년들은 무얼 보고 듣고 있을까...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자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들 천국을 향해 가고자 했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두 도시 이야기(찰스 디킨스) 중에서


..........................................


http://www.podbbang.com/ch/12471?e=22867560

1부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http://www.podbbang.com/ch/12471?e=22867562

2부  숭고한 삶이란


http://www.podbbang.com/ch/12471?e=22867563

3부 복수: ‘비범한 힘이 있습니다’  ‘슬픔과 절망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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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을 마쳤을 때

제리, 민초, 겸은 다음 녹음은 가볍게 영화감상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만큼 읽기 쉽지 않았지만 참 마음에 남는 소설이었다.



다음 제리, 민초, 겸과의 녹음은 영화 '인생면허시험'으로 진행하기로!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9447



다음 달에 팟빵 어플 '평범한 상담소'에서 또 만나요~




나의 후손에게 쓰는 편지



[민초]

언제나 가장 슬픈 일 뒤에는 가장 행복한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일에 힘들다면 우선 밥 한술 뜨고 생각해보세요. 배를 든든히 채우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문제는 해결되고 다시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될겁니다.


[제리]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바도 변한다. 허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리의 자유,권리는 사실 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변경해야 할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도전해보자. 다만 우리의 이런 생각이 나의 편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인류 전반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내 안에 여유가 생긴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힘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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