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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띰썬 Jan 17. 2024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용기다

포기하는 사람은 겁쟁이가 아닙니다

참는 것이 미덕이라 배웠다. 인내하고,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 믿었다. 하지만, 참고 참아보아도 내가 기대했던 좋은 날은 오지 않았다. 그냥 그저그런 날들의 반복. 권태롭고 지루한 일상들이 모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었다.


고등학생 때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였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했고 좋은 대학, 원하던 학과에 합격했다. 처음에는 정말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지방에서 상경하여 맞이하는 서울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어쩄든 열심히 살았고... 학점 관리, 대외 활동, 동아리 등등 참 바쁘게 살긴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졌고,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몸과 마음이 병 들어서 잠시 휴식 하는 기간을 가졌다.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조금 회복이 된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남은 학점을 채우기 위해 수업을 듣고, 졸업을 했다. 돌이켜 보면 대학 생활에 즐거운 순간들도 참 많았지만, 내가 뭘 위해 그렇게 아득바득 살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남들이 인정해주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그렇게 중요했나?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달까. 아무튼, 23년 2월에 졸업을 했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되어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직장도 대학과 비슷했다. 남들이 알아주는 대기업에, 내가 원하던 직무로 취업이 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기뻤다. 요즘같은 취업난에 한 번에 취업이 되다니... 하지만 이런 기쁨은 채 한 달이 가지 않았다. 회사는 내가 기대하던 것과 너무나도, 정말 너무나도 달랐다. 처음에는 원래 직장은 다 그래. 라는 말을 듣고 어찌저찌 다녀보려 했으나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 결국 곧 그만둔다. 약 1년 정도 다니다 그만두는 셈이다. 뉴스에서나 보던 '대기업 그만두는 20대'가 내가 될 줄이야... 인생은 정말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구나.


회사를 그만두는 마당에 자기 위로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요즘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를 다니면서 그만두고 싶은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솔직히 팀 배치 첫 날부터 그만두고 싶었으니까... 늘 그랬듯이 조금만 참아보자, 그래도 6개월은 다녀봐야지, 1년은 다녀봐야지 하며 버틴게 지금이다. 결국 그만두게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고민도 굉장히 많이 했다. 이직처 없이 냅다 그만둬도 되는걸까. 그런데 또 안 될 건 뭔가.. 라는 생각도 했고. 솔직히 계속 다니자니 이건 정말 아니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서 더 다니기가 정말 힘들었다. 지금으로썬 그만두는 게 참 잘한 선택인 것 같다. 


그러니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참고 버티는 것이 꼭 미덕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때로는 결단력 있게 포기하고 중도 하차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무언가를 포기하고 그만두는 것이 어쩌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 나약하고 의지가 없어서 포기하는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결단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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