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개월간 브런치를 사용해 보고 느낀 점
나는 올해 1월부터 브런치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브런치를 보다 보면 드는 의문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글에 달린 댓글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 글에 찍힌 하트수가 많아도 댓글수는 0인 글이 제법 많았다.
브런치 사용자가 얼마나 되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브런치를 가입하면 자동으로 팔로우하게 되는 브런치스토리팀의 구독자수가 약 254만 명이다.
이로 유추해 보건대 브런치 가입자 수는 결코 적지 않은 수다. 하지만 활성 사용자가 얼마나 돠는 지가 미지수이긴하다... 브런치에 가입만 하고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많을 테니. (꾸준히 글을 쓰는 것, 게다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글을 쓰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글쓰기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만 살아남는다ㅋㅋ)
내가 본 글 중에 가장 많은 댓글 수가 약 50개였던 거 같다. 보통의 브런치 글의 댓글은 거의 0개~4개이고, 공감을 유발하는 글들에 그나마 댓글수가 많았다. 브런치와 유사한 플랫폼이 네이버 블로그라고 생각하는데, 평범한 블로그 글에도 댓글이 꽤 많이 달리는 것을 생각해보면 브런치의 댓글 수는 적은 편이다. (광고성 댓글이나 답방 댓글도 많긴 하지만…)
물론 절대적인 사용자 수 차이도 무시할 순 없다. 네이버 블로그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을터이니…
하지만 나는 ‘브런치 댓글 품귀현상’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보고 싶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ㅋㅋ 너무 웃겨요”. 같은 단순한 댓글, 때로는 비속어가 섞인 댓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뭔가 브런치에는 이런 ‘수준 낮은’ 댓글을 작성하면 안 될 것 같다. 글 쓰는 것만큼이나 댓글도 고심해서 달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댓글을 달면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에 내가 침범하는 것 같달까…? 비유를 하자면, 도서관에서 빌린 책 한켠에 내가 필기를 해버리는 느낌ㅋㅋ
뭐 대단한 이유 없고, 그냥 댓글 남기는 게 귀찮아서 일 수도 있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딱히 할 말이 없기 때문에…?
약 8개월간 브런치 작가로 글도 써보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브런치가 다소 ‘집단적 독백의 장’이라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 주목적인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쓰레드와는 꽤 다른 성격의 플랫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댓글로 활발히 소통하는 브런치 작가님들도 많겠지만, 다른 플랫폼과 비교하면 브런치는 확실히 ‘소통’이 목적인 플랫폼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정갈하게 정리하고 싶을 때 찾게 되는 플랫폼이랄까? 서로 자기 할 말만 하는 집단적 독백이 떠올랐다 ㅋㅋ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고, 이게 브런치만의 차별성이 되는 것 같다. 상업적인 글보다는 진심이 담긴,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 그게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캐릭터인 것이다.
브런치 뉴비로서, 브런치가 건강한 공론의 장으로 나아가는 방향성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금보다 댓글이 좀 더 활성화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