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만 깨끗하게 남겨두기 위한 바른 정리
그간 뷰티 업계의 9년차 화장품 BM으로서 해온 일을 톺아보는 회고록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BM이란 Brand Manager의 약자로, 브랜드와 상품 전반을 기획하고, 출시부터 운영까지 총괄하는 업무이다.
9년 가까이 일해오며 사랑했던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좋아하는 마음만 깨끗하게 남겨두고 떠나기 위해서, 내가 배운 인사이트를 공유해 놓는다.
나는 이 업계와 직무가 재밌다. 대학생부터 화장품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가고 싶은 업계, 회사, 직무가 모두 명확했다. 졸업과 동시에 꿈의 회사 입사에 성공해 벌써 햇수로 9년차 직장인이 되었다.
많은 희로애락을 거쳐오며 멋진 동료들과 탁월한 성과도 만들어보고, 내가 와르르 무너지는 구간도 경험해 봤다. 그 구간마다 모두 의미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기록을 안 해둔 게 아쉬웠다.
그러다가 소울정 채널의 "퇴사의 인문학" 영상을 보고 진짜 시작해 본다. 소울정 유튜브 영상
영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람은 연인과 이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과도 이별한다. 이별할 때 어떻게 매듭을 짓느냐에 따라 그간의 과정 전체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가 좌우된다고 한다. 회고록은 포트폴리오랑은 다르고, '내가 무엇을 배운 사람인지'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소울정 채널에서 이 내용을 접하기는 했었고, 또 데스커라운지의 회고록 파일도 읽어봤었지만 막상 실천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어제 앤드엔 클럽에서 소정선생님으로부터 '바른 정리'를 위한 회고록 작성을 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사실 포트폴리오는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와서 이 정도면 됐다고 그냥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학습은 결국 내가 '실천해서 바뀌었을 때'만 일어난다는 말에 이제야 아차 싶어 바로 실천해 보려는 참이다!
나는 위 영상에서 나온 방법에 따라 작성해보려고 한다.
회고록을 작성하는 순서는 3 스텝이다.
정의하기
한 사이클마다 나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재정의 Redefine 하는 것이다. 일에 대한 연대기를 먼저 적어본 후, 각 사건에 대해 동료들에게 인터뷰를 해 함께 회고한다. 나 혼자만의 기억은 왜곡되었을 수 있다. 우리가 했었던 일 중 가장 중요한 3가지 핵심을 정의한다.
반성 = 숙고하기
업무 시 삼았던 레퍼런스, 이론 등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분석해 본다. 이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정리한다.
축하받기 = 세상에 공유하기
1, 2번에서 정리한 내용을 아낌없이 외부에 공유한다. 이때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배웠는지 자랑한다. 이 과정에서 나의 Next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나의 노하우를 모두 나누기 때문에 축하받을 수 있다. 세상에 나눠줄 게 생기기에 내 일이 가치 있어진다.
(출처: 트루스그룹)
트루스 그룹에서 진행한 데스커라운지 프로젝트에 대한 회고록을 레퍼런스 삼는다. 공유와 배포가 자유로운 파일이라는 점에서 정말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홍익정신이 아닐지... 위 링크의 파일을 먼저 읽어보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몇 번이고 고쳐써서라도 회고록을 쓰는 마음에 좋아하는 마음, 바른 마음만 깨끗하게 남겨보자!
1번, 2번은 지난 시간 동안 배워왔는데 3번, 4번은 앞으로 내가 배워가야 할 내용 같다.
기획이란 큰 그림을 칼로 나눠 역할을 주는 것이라는 점이 공감된다.
악, 이거 완전 공감된다. 프로젝트 때마다 모두가 하나의 컨셉과 목표를 가지고 각자 딴생각 없이 갈 수 있도록 진짜 노력했다. 특히, 내가 내 컨셉과 기획에 미쳐있었다... 내가 미치고, 모두가 달려든 제품들은 터졌다.
건방짐이 나의 맹점이었지 않았을까?! 한 땀 한 땀 감사한 마음으로 임했나?!
고객은 생각보다도 훨씬 쉬운 언어로, 직관적으로 접근해야 이해한다는 점도 내가 깨우친 기획의 비결이다.
기획과, 전략과, 리더십
이제 이런 것들에 관심이 많이 간다. 이 부분들을 계속 잘해보고 싶고 배워나가고 싶다.
워크샵의 중요성, 배운 것과 실천 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점, 바운더리를 세운 후 그 안에선 모두 해본 뒤 반복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
나도 안전지대가 되고, 멤버들이 다 같이 성장하면서 좋아하는 마음을 지켜나갈 수 있는 팀을 꾸리고 싶다.
누구보다 애정했던 나의 회사와 일을 뒤로하고...
좋아하는 마음만 깨끗하게 남겨둔 채
이제 다음 스텝으로 걸어 나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