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깟 일인데, 왜 그렇게 울었을까

나는 그렇게 감정을 삼켰다.

by 마로

어른은 울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늘 그랬다. 감정은 드러내지 않고 참고 삼키고 견뎌야 한다고.


어릴 때, 아빠랑 싸운 날이면 엄마는 불 꺼진 거실 한쪽 조용한 베란다 구석에 서서 울었다.

입을 틀어막은 채 아주 조용히.

나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엄마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그때 ‘엄마도 울 수 있구나’를 처음 알았다.

이상하게도 그 장면이 너무 불편했다. 그래서 다짐했다.


“나는 울지 말아야지.”

그렇게 나는 감정을 삼키는 사람이 되었다.


그날도 별거 아닌 하루였다.

이제 돌이 지난 아이는 밥을 안 먹고 계속 짜증을 내고 잠도 안 잤다.

나는 겨우 하루를 견디고 있었고

쌓인 설거지, 산더미 같은 집안일, 재택근무까지…

머리로는 “이 정도쯤이야” 하고 있었지만 몸도 마음도 이미 한계였다.


그래도 늘 하던 대로 ‘참으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아이가 내 머리카락을 확 잡아당겼다.

자주 있는 일이었고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저 넘기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다.

참았던 만큼 서럽게.

마치 오래전에 본 그 베란다의 엄마처럼.

눈물이 흐르고 나서야

나는 내 안의 무너짐을 봤다.

힘든 걸 아무도 몰라줘서 서러웠던 게 아니었다.

사실은 내가 내 감정을 너무 오래 몰라줬던 거다.


아이 앞에서 처음 말했다.

“엄마도 힘들어… 버티기 힘들어.”

아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나 자신에게 처음 해주는 말이었다.


베란다 너머 엄마의 눈물을 바라보던 그 아이는 늘 감정을 삼키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슬프면 울고 지치면 멈추고 힘들면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이렇게 꺼내기 시작한 내 감정들



앞으로 어떻게 안아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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