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도 실력에 따른 레벨이 있다. 공식명칭으로 부수라고 한다. 나는 최하위 7부.
각 시도군 대회에 나가면 같은 부수끼리 경기를 한다. 7부는 보통 16강 안에 들면 한 부수 승급한다.
한 부수 승급하는 게 참 어렵다.
하위 부수일수록 공식 대회에서 승급하는 비결은 실수를 줄여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식 경기에서 실수를 안하려면, 필수적으로 연습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실수를 먼저 해봐야 한다. 공을 날려도 보고, 네트에 걸려도 보고, 많이 깨져야 한다. 다양한 실수를
몸소 겪고 스스로 깨달아야한다. 초보들에게 많은 구장 선배들의 조언이 있지만, 이를 다 소화할 수 없다. 결국은 연습과 게임을 통해 스스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평일 오전에 우먼리그를 다녀왔다.
한 조 7명 중에 1승을 했다. 내가 어떤 실수를 하고, 무엇을 잘했을까?
각자가 탁구 치는 스타일이 다 다르므로 경기 내용은 지극히 상대적이다. 첫 경기는 모든 공을 백으로 누르면서 치는 상대를 만났다. 두번째는 러버가 오돌오돌한 롱을 달고 수비를 하면서, 스매싱을 날리는 상대였다. 세번째 상대는 구력이 오래된 노련한 사람. 회전 서브를 넣고 공이 뜨면 강력한 스매싱을 날리는 사람. 숏으로 수비하고 드라이브 공격을 하는 사람. 탁구대에 딱 붙어서 공 연결을 잘하는 사람. 왼손잡이면서 백을 잘 사용하는 사람. 연령대는 5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이분들과 경기를 하니 나의 약점이 그대로 보였다.
- 서브를 넣고 준비가 느리다.
- 서브 실수가 종종 있다.
- 쇼트 싸움에서 밀린다.
- 드라이브 공격을 종종 미스한다. 네트에 걸리는 것보다는 아웃되는 케이스가 더 많다.
- 포핸드 스매싱을 할 때, 어깨와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 찬스일 때 미스한다.
득점을 할 수 있을 때, 놓치지 말고, 실수하지 말고 1점 득점을 확실히 해야한다. 찬스일 때, 공격 미스를 하면 스스로 위축이 된다. 그리고 공격보다는 디펜스를 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삶을 살아가며 기회가 여러 번 온다. 그 기회는 준비된 사람이 잡을 수 있다. 찬스인 것을 알고 덤볐는데 내가 가진 강점만 생각하고, 상대방의 공 구질을 파악하지 못해 찬스를 놓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면 승리한다. 이 고전적인 문장은 탁구에 딱 맞는 말이다.
내 탁구만 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강점 약점을 경기 1세트를 하는 동안 재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강점을 잘 발휘하지 못하는 쪽으로, 약한 부분을 계속적으로 공략한다. 약점을 파고듦으로써 전체적인 발란스를 무너뜨린다. 멘탈을 흔든다.
실수 자체는 부끄럽지 않다.
그렇지만 실제 경기에서의 실수는 분위기에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경기를 내 분위기로 끌고 오기 위해서는 실수를 줄이는 경기를 해야 한다.
그래야 기세를 계속 몰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