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져 허우적 허우적
[오늘하루음악]선우정아 - 순이
사실 난 바빠 정말이야
일분일초가 모자라는 workaholic
그런 내가 생판 남인 너 때문에
하고 있는 이 짓들을 봐
1. 사랑에 홀딱 빠진 이야기
<사실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었다. 금사빠는 내 얘기가 아닐 줄 알았다. 나는 보기보다 콧대가 높다고 소문이 났었고, 자존심이 누구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비단 연애뿐만 아니라 사람 관계에서도 철두철미했다. 싫은 건 싫다고, 좋은 건 좋다고 누구보다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스마트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나의 이 캐릭터가 한순간에 무너진 사건이 있었다. 바로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난 이후였다. 나는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었는데, 그녀 앞에선 나는 내가 아닌 것 같았다. 무엇인가 모를 그녀의 매력에 나는 이미 중독되어 버렸다. 이유가 뭘까? 도대체 뭘까?> 사랑은 아무도 모르게 나타나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강한 사람은 약하게 온갖 무기로 무장한 철벽 인간에게는 무장해제를 말이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마음이 이런 걸까? 그렇다. 사랑은 정의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나 같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는 신비의 마법이다. 이 노래는 그런 모습을 언어적 유희를 통해 표현했다. "난, 순 이 순순히 너에게 내 시간과 마음을 바쳐" 순하다는 그 순이가 순순히 마음을 바친다고 이야기한다. 순해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그 정도로 빠져들었다고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사랑 참 묘하다.
2. 흔한 가사에 마음이 울린다.
선우정아 가사는 하나같이 흔한 가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개중에는 심오한 철학적인 내용이나 시적인 표현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일상적이고 소소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나에게도 있을 법한 내용들이다. 아무래도 그녀의 음악에 대한 태도 때문인 것 같다. 선우정아는 YG엔터테인먼트와 곡 작업을 했었다. 정확하게는 대형 기획사에 곡을 줄 만큼 뛰어난 작곡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작곡가인 동시에 싱어송라이터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첫 정규 앨범 속 노래들은 하나같이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내는 내용들이다. 또한 곡마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다양성도 들어있다. 다소 실험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가볍게 풀어내는 것에 집중했다. 그녀의 이런 생각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어렵고 무거운 것은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 흔하디 흔한 것은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는 최고의 방법이다. 자신만의 음악세계에 빠져 남들이 듣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내 방식대로'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다. 심심찮게 듣던 내 얘기 같아서 좋다.
-사람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사랑에 빠져 허우적 허우적
-일상적인 이야기가 가장 와 닿는다.
국내외 음악을 이야기하는 자칭 칼럼니스트 & 블로거입니다. 음악이라면 무엇이든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즐겨합니다. 우선적으로 새로운 것에 눈과 귀를 열고 다니며,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주로 비공식적으로 활동을 하며, 운 좋게도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정기/비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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