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음/홀로그램 필름 - Virgin Forest

현실에서 순수함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다.

by 생강남
2017 오늘하루음악.jpg
2017 감상포인트.jpg

[오늘하루음악]홀로그램 필름(Hologram Film) - Virgin Forest


길들여지지 않고 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을
우리들은 스스로 져버리고 있구나
사라지는 것 들을 다 기억하지 않는 세상에
자연스레 우리도 지워지고 있구나


1. 어릴 적 꿈은 슈퍼맨이었다.
슈퍼맨이 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멀리 다니던 학교도 단숨에 다녀왔을 것이고, 평생 아프지 않고 행복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어릴 적부터 유독 허약하거나 부족한 환경에 살진 않았지만, 거대한 꿈 뒤엔 결핍이 존재한다고 한다. 나는 단지 탄탄한 근육과 강인한 정신력, 뭐든지 할 수 있는 당당함이 부러웠을 뿐이다. 덩치에 맞지 않게 소심 하단 소리를 듣고 자랐다. 자신 있게 표현하지 못하는 모습이 내심 걱정스러워서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무엇을 하든 한 번에 결정 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슈퍼맨은 강인한 외형만큼이나 내면적으로 닮고 싶은 이상형이었다. 하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슈퍼맨의 기준이 바뀌었다. 당당한 매력의 초인적 우월 존재에서 현실에 순응해 가늘고 길게 사는 게 최고란 사실을 알았다. 이런 부류도 슈퍼맨이라 불렀다. 이제는 살아남는 자가 강한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피부로 와 닿는다. 슈퍼영웅을 멀리서 찾지 않게 되는 지금 이 순간, 나도 슈퍼맨이 되어간다. 순수함은 그렇게 현실을 통해 재해석되어버렸다.

2. 잊혀가는 순수함을 찾아가다.
이들의 조화는 어릴 적 순수함에서 출발한다. 의기투합해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고 순조로운 출발 속에 어느덧 한자리에 서게 됐다. 대한민국에서 뮤지션으로 살아남는 게 힘들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그 또한 지난 시절 우여곡절 끝에 음악이 만들어지면서 느낀 현실일 것이다. 유난히 가볍지 않게 들렸던 노래를 꼽는다면 당연 오늘의 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 이 앨범을 끝으로 잠정 휴식기에 들어서면서 느낀 아쉬움을 담아냈다. 2015년 11월 12일 이후 이들의 활동은 전면 중단되었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는 엔딩 장면을 연출한 뒤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흐지부지하게 끝났다. 다음에 대한 기약보다 이들의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을 곱씹으며 옛 앨범을 찾아들어보게 만든다.


2017 한줄정리.jpg

-현실에서 순수함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하는 마음으로 듣자.
-가끔은 추억에 잠겨 현실도피를 해보자.

80126944_012.jpg 출처. 디오션뮤직 / 홀로그램 필름
홀로그램필름_hologram_film.jpg 출처. 디오션뮤직 / 홀로그램 필름
국내외 음악을 이야기하는 자칭 칼럼니스트 & 블로거입니다. 음악이라면 무엇이든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즐겨합니다. 우선적으로 새로운 것에 눈과 귀를 열고 다니며,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주로 비공식적으로 활동을 하며, 운 좋게도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정기/비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습니다. themusiq@naver.com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