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하루음악]매드 클라운(Mad Clown) - 콩(Ft.주영)
스물일곱의 그 밤
무작정 걸었던 그날 밤
가로등 아래 우두커니 서
난 어디로 갈지도 모른 채
1.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난생처음 직장이라는 곳에 면접을 보게 되었을 때 이야기다. 남들 앞에서 이야기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 청심환을 몇 개나 먹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긴장은 약 따위는 가볍게 무시할 정도로 강력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방금 전 질문이 무엇인지 조차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어느 순간 블랙아웃이 온다던데, 그런 것일까? 30분이란 짧고 긴 시간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아~ 나 뭐 한 거지?" 되돌아오는 발걸음에는 한숨만 가득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버스에 올라탔다. 오늘의 내 상태를 비웃기라도 하듯 맑고 청명했다. "창밖에 하늘은 왜 이렇게 좋아 보이냐?" 맑은 하늘을 보니 오히려 허무한 감정만 올라왔다. "역시 처음은 다 이런가 봐~"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억지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다음 날도 면접이 기다리고 있었다. 긴장되었던 순간이 지나고 나니 떨떠름했다. "역시 지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니네~" 숨 한 번 크게 들이쉬고 다시 진정시킨다. 느닷없이 모든 것이 감사하다. 첫 면접이 나름 괜찮았던 것일까?
2. 스물일곱 그 해에 매드 클라운
매드 클라운의 '스물일곱'은 힘든 시기였나 보다. 힘든 시기를 담아 노래로 표현했다. 청춘이라는 화려한 시절에 겪은 아픔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길 바랐던 것 같다. 자전적인 이야기지만, 그 시작은 우연히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적힌 시(콩에서 콩나물까지의 거리)를 보고 나서였다고 한다. 이 노래의 핵심은 콩이 자라는 과정을 방황하는 20대의 삶으로 그려냈다. 콩이 콩나물이 되기까지 웅크린 채 살다가 인고의 시간을 거쳐 자란 난다. 콩으로 모자란 청춘의 시기와 부족함을 느끼는 건 아직 때가 아니라고 역설한다. 또한 거침없는 랩핑이 끝날 때쯤 들려오는 후렴구로 마음이 흔든다. 진심 어린 가사와 감정이 살아 폭풍처럼 한꺼번에 밀려오기 때문이다. 이런 감동을 느꼈다면, 갑자기 "나는 스물일곱에 무슨 생각을 했나?"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콩은 내 20대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의미의 곡이다. 30은 다가오는데 난 아직 밥벌이도 못하고 있고 아침에 거울을 보면 그 모습이 그렇게 보기 싫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절대 누구에게 쪽팔리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가사에서처럼 "지금의 내 초라함은 잠시 스쳐가는 것’”이라고 믿으면서 버텼다."-힙합플 인터뷰 중
-매드 클라운의 자전적 이야기
-원작(시)은 콩에서 콩나물까지의 거리
-네가 힘든 건 아직 때가 아니라 서야~
국내외 음악을 이야기하는 자칭 칼럼니스트 & 블로거입니다. 음악이라면 무엇이든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즐겨합니다. 우선적으로 새로운 것에 눈과 귀를 열고 다니며,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주로 비공식적으로 활동을 하며, 운 좋게도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정기/비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습니다. themusiq@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