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음/자이언티(Zion.T) - 하루 일과

나만의 슬기로운 생활을 꿈꾸며

by 생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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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 일어나서 밥 먹고 양치하고 씻고 나와 일하고
너에게 전화하고 실실거리고 그런 일들
아주 사소한 것 함께 기록했던 우리만 알고 있던 것들
전부 다 버리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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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삶 속에서 의미를 찾다"


사람마다 루틴이 존재한다. 일종의 사소한 생활 습관이라 해두자. 또 다른 표현으로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자기 위안의 주술 의식이다. 루틴은 특별하지 않다. 대문을 나서는 순간 오른발을 먼저 내딛는 다던가, 출근 후 가장 먼저 물을 한 모금 마시는 것처럼 아주 사소하지만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들이다. 내게도 그런 루틴이 있다. 출근길 차분한 음악을 꼭 들어야 하루가 잘 풀릴 것만 같다. 하루 종일 겪을 외부 자극을 이겨낼 나만의 고지식한 방법이다. 어쩌면 특별한 삶을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이런 습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오늘 하루도 어제와 다르지 않게 매우 힘들었다. 늘 생각대로 살진 않지만, 오늘만큼은 정신이 몸을 지배해버렸다.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나니 저녁밥상을 앞에 두고 숟가락 하나 들 힘조차 나질 않는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괴롭히는 것일까? 사실 지나고 나면 별것도 아닌데, 사소한 것에 반응하고 부딪히는 게 문제다. 나는 매우 열정적인 사람임이 틀림없다. 적의 도발에 쉽게 넘어가는 삼국지 게임 속 욱하고 힘만 센 장수와도 닮았다. 힘든 하루하루가 노폐물이 되어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 쉽게 떼어지질 않는다. 여행을 떠나볼까? 일상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반복된 삶의 고단함을 던져버릴 무엇인가를 찾아 고민하며 하루를 마감하려 한다.

20170813141211-c257d874b478b62e61ec9ffc1b6dd403-tablet.JPG 출처. mirrormedia.mg
maxresdefault.jpg 출처. ostopt.tk
"나만의 슬기로운 생활을 꿈꾸며"


드라마 '슬기로운 생활'을 보며 아직도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어떻게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사냐? 여기서 어떻게 더 허리띠를 졸라매.(중략) "최선을 다했는데 기회가 없었던 거야. 그러니까 세상을 탓해. (중략) 자리를 그렇게 밖에 못 만든 세상이 문젠 거고 세상이 최선을 다해야지 욕을 하든 펑펑 울든 다 해도 네 탓은 하지 마." 힘겹게 버텨온 감방생활의 모범수의 출소가 꼬여 열심히 살아온 지난 시절의 억울함을 호소한다. 이어 주인공이 멋진 말로 위로를 해준다. 어디까지나 드라마 속 이야기고, 실제로는 힘겨워하는 사람에게 위로의 메시지라며 건네는 말이 때론 비현실적일 때가 많다. 분명한 건 자책하기보다 남 탓을 하더라도 잘 이겨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노래의 매력은 좀 특별하다. 비록 드라마를 빛내기 위해 만들어진 OST이지만, 내면의 메시지가 존재한다. 우선, 하루 일과라는 이야기를 강조하기 위해 노래 전반에 깔린 초침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한발 자욱 씩 앞으로 나아가는 삶처럼 정박에 떨어지는 비트는 안정감과 무료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런 생각에 잠겨 노래를 듣고 있다 보면, "삶이 다 그렇지 뭐~" 이런 넋두리가 절로 나온다. 사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을 풀어낸 노래다. 오늘만큼은 평범한 삶을 대신해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듯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그려낸 것이라 해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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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 일과를 되돌아보며
-슬기로운 일상생활
-이별 노래도 다르게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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