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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남 Mar 08. 2018

오하음/혼자서는 아무 의미 없어요

아름다운 영화와 그 음악 이야기

[오늘하루음악]알렉상드르 데스플라 - You'll Never Know(feat. Renée Fleming)

You'll never know 그대는 모를 거예요 
Just how much I miss you 내가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You'll never know 그대는 모를 거예요 
Just how much I care 내가 얼마나 생각하는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돌아서면 네 생각이 나"

여태까지 나는 쿨하게 헤어져 놓고 이제 와 딴소리하는 놈이나, 술 먹고 취침 여부를 묻는 게 딴 사람 이야기 인 줄 알았다. 알고 보면 내게도 그런 면이 충분히 있었는데 드러내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사랑에 빠져 앞만 보고 달렸더니, 남는 건 미련이더라. 그 미련함 때문에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고 어리석은 상상도 많이 해봤다. "연락 한 번 해볼까?", "그래도 친구로 지내고 하면 괜찮지 않을까?" 더 이상 이기적이고 못난 놈이 되기 싫어 실행으로 옮기진 않았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어느덧 내공이 쌓였지만, 사랑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감정 덩어리이다.

내 마음대로 사랑을 정의해보려 한다. 사랑이 시작되면 마약같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게 하다가도 이별을 겪게 되면 아픔과 함께 금단증상을 느끼게 한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 속에서 사랑은 아픔보다 기쁨의 경험을 더 기억하게 한다.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힌다"라는 말처럼 답은 결국 사랑이 될 때가 많다. 오늘과 내일의 사랑이 다르며, 생각 지도 못한 수많은 사랑 속에 나를 끼워 맞추며 산다. 이처럼 사랑은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릴 수 없다. 결국 사랑은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직접 느끼며 그것을 몸소 깨달아 가는 게 최선인 듯하다. 

출처. theaustralian.com
출처. hollywoodreporter.com
"혼자서는 아무 의미 없어요"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 The Shape of water>를 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바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등장하는 사운드트랙일 것이다. "당신은 절대 모를 거예요"라는 첫마디에 이 영화의 모든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부제가 '사랑의 모양'이었단 사실에 또 한 번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영화는 사랑은 국경, 나이, 시간 등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일반적이지 않는 상황을 빗대어 표현했다.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두 남녀의 상황 설정이 단순히 눈요기 거리가 아닌 오히려 음악과 절묘하게 섞여 환상의 하모니를 보여준다.(사랑의 달콤함을 가득 적신 듯한 '르네 플레밍'의 목소리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 You said good bye. Take it from me, it's no fun to be alone

(잘 가라는 그 말, 가져가세요, 혼자서는 아무 의미 없어요)"

노래의 후반에 등장하는 이 가사는 사랑받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표현했다. 혼자서 하는 사랑은 아무 의미 없으며, 함께여야만 그 의미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넋 놓고 본 영화가 얼마 만인가 생각해봤다. 알고 보면 유치한 사랑 얘기일 뿐인데, 상당히 깊은 메시지를 던져 주는 것에 감탄하며 빠져들었다. 내 사랑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을까? 각자의 짝이 존재한다던데, 순수하지 않으면 분간할 수 없는 것일까?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으며 나를 되돌아보게 했고, 하루 종일 이 노래와 함께 사랑은 아름다움을 외쳤다.(마치 영화 홍보 글처럼 써놨네;) 

-아름다운 영화와 그 음악 이야기
-혼자 하는 사랑의 어리석음
-영화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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