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도시 갬성'을 느껴본 적 있니?
킬링타임뮤직(Killing Time Music)?
음악을 듣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궁금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다소 잡스러운(?) 이야기 또는 킬링타임용 콘텐츠, 사실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자료조사용 단상에 가깝다. 너무나도 주관적인 해석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헛 웃음(피식~)이 튀어나오곤 한다.
영화 <라라랜드>를 보다가 LA에 대한 환상이 생겼다. 열대야로 지쳐가는 요즘, LA의 날씨는 온난한 아열대성 기후로 1년 내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준다니 빠질만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해 질 녘 풍경은 붉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환상의 나라로 빠진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라라랜드>를 본 사람이면 오프닝 장면에서 어깨를 들썩이고, 세 번째 만남이 이루어지는 언덕에서 함께 춤추며 서로를 알아간다. LA 감성이 이런 것일까?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음악이 또 있을까?"
궁금해졌다. 분명 찾아보지 않아도 방대한 자료가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너무 진지하게 조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늘은 유명한 도시 몇 곳을 대표하는 영화음악을 찾아보려 한다. 이왕이면 음악도 들을만하면 좋을 것 같다.
"우선, 런던으로 가보자"
런던을 대표하는 감성 가득한 영화음악에는 뭐가 있을까? 우선 영국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영화 '007', 첩보원이 등장하는 액션물은 런던을 연상케 한다.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의 유명한 대사가 한몫하지 않나? "Manners maketh man." 신사의 나라다운(?) 발상이다. 메인 테마곡에 긴장감이 흐른다. 절도 있는 액션 장면과 함께 깔끔한(?) 뒤처리가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의 메인 테마 OST보다 엔딩 장면에 등장하는 "Take That"의 "Get Ready For It"을 더 선호한다.
"영화 <어바웃 타임>도 런던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런던만 나오는 건 아니지만(영국 전체를 배경으로 활용) 런던 연상케 하는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가득하다. 시간을 뛰어넘어서라도 인연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다. 인연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내용이기 때문에 추억의 장소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눴던 그 거리, 커피를 마시며 서로를 알아갔던 카페, 함께 아이를 키우며 살았던 2층 집 등 <킹스맨>의 차가운 이미지와는 정 반대 성향을 보여준다.
"이제 파리로 가보자"
지금부터 설명할 파리는 문화와 현대가 공존하는 세련된 곳이 아니다. 다소 투박하지만 현실적이고 익숙한 것들을 보여준다. 집 앞에 나와 가볍게 차 한잔 마시기 좋은 카페, 늘 지나다니는 거리, 아직도 옛 기억이 남아있는 골목길 등 기존에 높이 솟아 오른 건축물들과는 다른 모습을 표현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장면들 중 가장 파리스러운(?) 장면을 꼽으라면 유명한 건축물보다 익숙하고 뻔한 길거리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이국적인 모습과 함께 우리 집 앞에도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특히, 영화의 명장면은 '파리의 밤거리'이다. 어느 나라, 도시를 가든 비슷한 풍경이기도 하지만, 파리만의 독특한 색감과 향취가 느껴질 정도이다.
"이젠 미지의 도시로 떠나보자"
앞서 이야기한 도시들은 세계에서 손꼽는 도시들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상 속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음악에 심취해보려 한다. 게임이나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영화 <배드맨 다크나이트 라이즈>이다. 이 영화의 배경인 도시는 상상 속의 도시 '고담'이다. 뉴욕의 1930~40년대를 모델로 현대적이지만, 범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만들어진다. '고담'의 모습은 한 마디로 최악이다. 범죄율도 그렇지만, 멀쩡한 사람도 이상한 분위기에 미쳐서 나올 정도라고 하니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전투신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단 등장하는 두 주인공조차도 예사롭지 않다. 얼굴에 헤드폰을 낀 것처럼 생긴 형과 어두운 곳에 있으면 눈과 입만 보이는 형이 치고받고 싸운다. 영화의 메인 테마곡은 선한 역할을 맡은 '배트맨' 등장 장면부터 시작된다. 무거운 분위기를 더 무겁게, 긴장감과 공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영화 음악에 힘을 쏟아부은 듯하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음악을 고른다는 게 무의미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상적으로 느끼는 TOP3(런던, 파리, 뉴욕)를 꼽았으나,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최악의 도시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가볍게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