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푸드로 '타코 한 쌈' 어때?
타코 한상 차림
지난번 '냉이 골뱅이 파스타'에 이어 이번엔 '타코'를 만들어 보았다. 영화배우들 인터뷰를 보면 심오하지만 간단명료한 정리용 질문이 나온다. "배우 000씨에게 영화 000이란?" 곤란하지만 대답에 따라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만큼 중요한 질문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타코'란 무엇일까?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멕시코 음식이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소울 푸드다.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준 김치찌개 같은 고향 같은 존재, 고달픈 현실을 잊게 해 줄 신선한 자극이었다.
"나에게 000이란?"
서울을 올라온 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접어들 때쯤 만난 신선한 자극이었다. 당시 나는 가진 게 없는 초년생이었다.(물론 지금도 가진 게 1도 없다) 거친 사회생활에 찌들어(?) 살며 앞으로 개미가 될지 배짱이가 될지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 타향살이의 고민은 무엇보다 먹는 것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혹여나 아프거나 하면 누구 하나 찾아 주지 않는 자취방에 고독하게 움츠려있어야 한다. 이럴 때 엄마 밥 한 숟가락은 약보다 더 찾게 된다. 마음이 고달플 때 찾게 되는 소울푸드, '타코'는 내게 그런 것이었다.
멕시코를 가본 적 없지만 '타코'는 인생의 다양한 면을 담고 있다. 살사 소스를 맛보면 달콤한 듯 시고, 끝 맛은 매워 다사다난한 인생이 떠오른다. '타코'는 단순한 쌈 음식이다. 하지만, 쓴맛 단맛 다 겪어 보라며 인생의 한 쌈을 선물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