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삿포로인가? 서울인가?
수프 카레 레시피
어릴 적부터 카레는 늘 나와 함께 했다. 또한, 직장맘이라 늘 바빴던 엄마의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었다. 하교 후에 엄마가 만들어 놓고 간 '카레 한 솥'과 언제나 함께였다.(사실 카레뿐 아니라 곰탕도 제법 오래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매일 먹었던 카레가 질릴 만도 하지만, 다음 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카레 한 숟가락에 적당히 시어버린 김치 한 조각을 얻어먹는다. "아~ 늘 새로운 맛이야!"
바쁜 엄마와 나를 이어주는 힐링푸드
3분 만에 완성되는 시절을 지나 이제는 다양한 나라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정통 인도 카레 속 특유의 향신료도 좋지만, 달콤하면서 목 넘김이 편한 일본 카레가 가장 입맛에 맞았다. 일본은 카레 왕국이다. 다양함을 넘어 독특함까지 느껴진다. 핑크색 카레, 포도 카레, 레몬 카레 등 지역 특색을 담아 카레 부심(?)을 내세운다.(누가 보면 일본 카레를 다 먹어보고 다닌 것처럼)
오늘 만들어본 카레는 일본에서 추운 지방으로 손꼽히는 삿포로의 국물이 가득한 카레의 한 종류다. 일명 '수프 카레', 특징은 수프라기보다 찍먹/부먹 소스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먹는 사람에 따라 정말 수프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수프 카레는 맛보다 눈으로 즐기는 매력이 더 강한 것 같다. 이거 저거 먹고 싶은 토핑 재료를 구워서 수프에 찍먹/부먹을 하다 보면 원재료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수프 카레는 국물이 묽고 많기 때문에 술과 잘 어울린다. 맥주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하이볼을 추천한다. 스모키 한 위스키와 생강 향이 들어간 탄산수, 레몬 한 조각, 얼음을 담은 하이볼과 함께 마시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다.(사실 위스키 잘. 알. 못이라 섞어마시는 하이볼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