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강승윤에서 어른 강승윤이 되기까지
강승윤 '바람'의 속뜻은 이런 게 아닐까?
최근에 위너(WINNER)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죠. 여기엔 멤버들 각자의 색깔을 드러낸 솔로곡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각 멤버들의 뚜렷한 음악적 개성과 다양한 방향으로 음악적 성장을 멈추지 않는 역량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앨범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각자의 목소리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교집합이 되어 하나의 목소리로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강승윤'의 'WIND'를 소개해보겠습니다.
그 찰나의 아름다움 그 뒤에
나를 향한 식어버린 사랑 숨결마저 싸늘한
이 기나긴 겨울
견뎌내면
바람아 후우 후우
그녀에게 내 맘 전해주길
-WIND 가사 中-
2010년, 당시 오디션 광풍을 일으킨 방송 프로그램 엠넷의 '슈퍼스타K 시즌2'에서 부산에서 올라온 소년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어리숙하지만 개성 있고, 투박한 말투에 거침없는 외침, 그저 기타 하나 들쳐 매고 등장한 아무것도 모르는 열정 가득한 경상도 소년이었습니다. 사람 보는 눈은 다 비슷하다고 하죠. 대중의 시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나 봅니다. 당시 1위를 한 허각, 뒤를 이어 존박과 장재인까지 엄청난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이들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았던 소년은 3년 뒤 솔로로 데뷔를 하게 됩니다. 그것도 3대 기획사로 손꼽히는 소속사에서 말이죠.
사람 일은 모른다는 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오디션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를 보면 솔로가 잘 어울릴 것 같았지만, 또 한 번의 경합을 거쳐 진정한 승자가 되어 팀으로 데뷔하게 됩니다. 그렇게 발매된 첫 앨범 <2014 S/S>. 어쩌면 제대로 된 음악이 이때부터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팀명 '위너', 진정한 승자의 첫 앨범이 발매되면서 솔로가 아닌 팀에서의 음악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했어요.
사실, 자연스레 강승윤이 참여해 만든 위너의 곡들은 록 장르에 가깝지 않을까 예상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슈퍼스타 K에서 락커 이미지로 보였기 때문인데요. 심지어 팀이 아닌 솔로로서 첫 싱글 앨범조차 '록발라드'라는 점, 당연히 이후 팀 곡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위너 대표곡들에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한 '강승윤'이 참여한다는데 잘 어울릴까 하는 의구심들 수밖에 없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보란 듯이 위너스러운(?) 노래들을 만들어 내더군요. YG 색깔과 '강승윤'의 만남은 어색했지만 결과는 달랐죠. 팀으로서 색깔을 만들어가기 위한 수많은 노력의 흔적이 느껴지는 노래들이 발매됩니다. 더군다나 하나같이 뛰어난 멤버들이 모여 하나로 만들어 가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제 기준으로만 본다면) 2017년 <FATE NUMBER FOR> 앨범의 수록곡 'REALLY REALLY'를 통해 드디어 깔 맞춤이 되었고, 위너스러운 빛이 나기 시작했다고 봐요. <LOVE ME LOVE ME>, <EVERYDAY>, <MILLIONS>, <AH YEAH> 이 많은 곡들을 참여(원작자 이면서 공동 작곡으로 저작권협회의 등록되어 있는 상태) 하면서 자신들의 색깔을 찾아갑니다. 정리해보면, 앞서 말한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청량감 가득한 비트의 노래들로 흥을 주었다면 최근에 발매한 앨범은 잠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새로운 자극을 주며 또 한 번 성공의 신호를 알리려고 합니다.
뻥 뚫린 도로
차 지붕을 열고
머리카락을 휘날려줘
-WIND 가사 中-
다시 강승윤의 'WIND'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 노래는 떠나버린 연인을 회상하며 훌훌 털어버리려는 내 모습을 되돌아보고 있죠. 하지만 어쩌면 숨겨진 무엇인가를 역설하는 것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구구절절한 성장 과정, 나름대로 힘든 시절 잘 견뎌온 자신이 너무 움켜쥐어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가끔은 가볍게 넘겨버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말이죠. 여전히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느껴집니다. 또한,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란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얼마나 더 큰 바람을 일으키고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는지 간절함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