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가 노래 대신에 휘파람을 분 이유는?

멜로디는 있지만 가사는 없는 4마디

by 생강남
자이언티가 노래 대신에 휘파람을 분 이유는?



자이언티 '바람'을 듣다가 4마디가량의 휘파람 소리(바람소리에 가까운)가 들리더군요. 말을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랬는지,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자이언티는 왜? 4마디 분량의 긴 소절을 그냥 바람소리로 대체했을까. 사실, 워낙 독특한 가사 작법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윤종신을 좋아합니다. 이유는 가사에서 많은 위로를 받기 때문이죠. 윤종신 노래의 가사는 일각에선 '생활가사'라고 합니다. 그만큼 일상적인 내용들이 가사의 소재로 활용된다는 말입니다. 멜로디와 함께 가사를 읽고 있으면 마치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이 들리죠.(이런 느낌은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만땅소울 유튜브


이와 비슷한 느낌을 '자이언티'에게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양화대교'를 들으며 아버지를 생각하고, '뻔한 멜로디'를 들으면 같이 이별 장면을 떠올리죠. 그리고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기다리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영화관'도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평범한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 노래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러한 내용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도 언급했었죠.


자이언티 인터뷰


DJ : 노래 만들 때 영감 어떻게 받아요?
자/티 : 그냥 갑자기 이야기하다가 아니면 혼자 있다가, 무슨 일을 하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것 같아요
<KBS 이수지의 가요광장> 인터뷰


'바람' 역시 일상에 가까운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단, 힘들었을 때에 누구나 겪게 되는 절망과 고민들에 대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다소 무겁게 느껴지긴 합니다. 자이언티는 성공을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좋은 일도 있었지만, 반대로 마음이 많이 힘든 시기에 이 노래를 만들게 됩니다.


<dingo music> DF 인터뷰
이 곡을 쓴 시기가 2015년이었는데 그때 좋은 일도 많았지만 마음이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때 정말 토하듯이 쓴 곡이에요
<dingo music> DF 인터뷰



2015년, 대중의 수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성공이라는 것을 맛보게 됩니다. 음악을 잘한다는 칭찬과 함께 반대로 밀려오는 연속된 성공의 부담감,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압박감 등 부담이 컸을 겁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겠지만, 자이언티는 이것을 음악으로 표현합니다.


"저 사람들은 내가 노래하길 바라 뭐든 이야기하길 바라 나는 나는 할 말이 없어, 없는데"

"입술을 모으고 휘파람을 불려해 어떤 멜로디를 원하는지 궁금해"


<1theK> 좌표 인터뷰


사람들은 뭔가 바라잖아요. 그렇게 바라는 게 많잖아요. 후렴에 "사람들은 자꾸만 내게 무언가를 바라는데 "나는 할 말이 없어, 할 수 있는 게 없어" 이런 가사가 있잖아요. 가수인 저는 멜로디를 만들어야 하고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그런데 난 할 말이 없어서 휘파람을 불어도 음정 없는 소리만 내는 거죠. 그렇게 할 말이 없다는 걸... 후~~ 그냥 숨소리로 표현한 것 같아요.
<1theK> 좌표 인터뷰


오로지 휘파람 소리만 들리는 4마디, 그 어떤 가사보다 간절한 심정을 대신해 주는 것 같네요. 자이언티는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놈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잘하는 것은 오로지 음악뿐이고, 그 음악을 들어주는 팬들이 있었기에 자신이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관심을 받았으니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로 들리네요.


<1theK> 좌표 인터뷰
사람들과 함께 교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것 같아요. '바람'에도 그런 가사가 있지만 "난 아무것도 아닌 놈인데"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특별할 거 없는 삶을 살아왔어요. 유일하게 잘하는 것이 음악이라는 재능이 있어서 열심히 해왔는데...
<1theK> 좌표 인터뷰


혹시나 지금 이 순간 좌절이나 부담감이 밀려오는 일이 있다면 이 노래가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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