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나앨 Mar 23. 2023

어쩌다 네덜란드에서 수중분만

네덜란드 아이들은 왜 행복할까 - 출산편

산욕기라고 불리는 출산 후 6주 가량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공룡처럼 괴음을 내며 자는 아기 곁에서 (신생아 시절 이런 소리를 낸다고 하네요.) 글을 쓰겠다고 노트북을 펼쳤습니다. 오마이굳니스, 바쁜 신생아 시절 이런 시간이 가능하다는 게 정말 꿈만 같습니다.


종종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 조사를 보면, 네덜란드의 아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하더군요. 네덜란드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앞으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앞으로 이 매거진에서는 네덜란드의 육아에 대해 느낀 바를 공유해볼까 해요.

그래서 네덜란드의 아이들은 왜 행복한 걸까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이 산다는 점은, 출산율이나 사회복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저도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그 육아의 첫 시작인 출산 이야기를 해봅니다. 저는 어쩌다가 네덜란드에서 수중분만을 하게 되고 무통시술을 안 받은 건 물론, 집에서 애를 낳을 뻔했더랍니다. 병원 가서 30분 만에 아기를 물속에서 받아 안았어요. 그리고 2시간 만에 남편과 아기와 함께 집으로 퇴원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출산을 하게 될지 임신말기까지 정말 상상도 못 했더랍니다.


지난 임신/출산/육아 편에서 이야기했듯, 네덜란드의 출산과정은 렛잇비~ 자연주의~에 가깝습니다. 병원이 아니라 동네마다 있는 조산원이 임신부터 출산, 그리고 출산 후 4주를 리드해요. 하지만 저는 고령임신에 난임이어서 한국 종합병원 스타일의 철두철미한 스타일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문화차이랄까요, 좀 우리의 '좋은 게 좋은 거지' 스타일의 네덜란드 의료시스템의 '괜찮으면 괜찮은 거야' 방식이 마음에 차지 않았습니다. 예방보다 문제가 생기면 치료하는 방식이에요. 불안한 마음에 전 혹시나 모르니 검사도 다 해봐야겠고, 문제가 있으면 미리 알아두는 게 좋겠지 싶어서 초음파도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더 받고,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출산실 방문, 임당검사, 임신말기 소변검사 등 제가 따로 요청했죠. 날이 섰을 때는 마치 극성 임산부가 된 것 마냥 바라보는 건 아닌가 했는데, 오히려 다른 문화에서 왔으니 이해한다고 해주더라고요.

이곳에서는 임신 35주에는 '출산계획표'를 적어 조산사와 상담을 합니다. 원하는 출산 장소, 출산 자세, 누가 출산실에 올 것인지, 남편의 역할, 특별히 요청하는 것, 제왕절개 등 예상하지 않은 위급사항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출산을 담당하는 조산사와 의료상황이 생긴 경우 의료진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종이에 적어두는 거죠.


이 출산 계획서, 참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출산이라는 이론적인 것을 구체적으로 머릿속에서나마 그려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한 31주쯤부터는 출산과정에 대해 공부도, 남편과 상의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제가 매일 보며 따라한 임산부 요가 비디오의 영향일까요? 누워서 출산하는 게 가장 힘들다는 공부를 해서일까요? 아니면 무통 시술 선택지가 마땅치 않아서일까요? 적고 보니 제 계획서는 자연주의 수중분만이 주점이 되었더랍니다.


이런 소소한 과정을 거친 제 임신과 출산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네덜란드 방식은 이렇더군요.


1. 오버하지 않는다. 담당자는 결정이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검사가 아니면 권하지 않는다. 확률을 따져서 고확률일 때 권한다. 이걸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열린 마음으로 담당자에게 원하는 바를 이야기해보자.

2. 괜찮은 게 말 그대로 괜찮은 거다. 괜시리 걱정하지 말고 마음 푹 놓자. 산모와 아기의 건강에 총체적 이상 징후가 없다면 뭘 더 할 생각보다는 덜 할 생각으로 임하자.

3. 임산부와 파트너가 주체다. 의사, 조산사, 간호사가 시키는대로 하지도 그냥 믿고 보지도 말자. 출산의 경험은 개인의 영역! 되려 원하는 바를 미리 상담 & 알리고 따르게끔 하라.

4. 인위보다 자연주의. 대부분의 출산은 문제가 없다. 산모와 아기의 평안함을 위해 최대한 편하고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임신 & 출산을 진행하게 보조한다.


어떻게 보면 방임같지만 합리적인 사고와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특유의 기질이 반영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주체성과 마음 놓고 걱정하지 않는 점은 육아에도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혹시 이런 점이 네덜란드 아이들이 행복한 이유 중 하나는 아닐까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제 출산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출산의 두려움이 가장 큰 이유는 그 고통 때문이겠죠.

네덜란드에서 병원 출산 중 진행 가능한 무통시술은 경막외마취, 흡입하면 정신이 몽롱해진다는 래핑가스, 모르핀 종류 약 두 종이었습니다. 제가 가고 싶은 병원 (미리 정할 수가 없고 당일 가능한 병원에 가야 한다는 함정!)은 낡아서 래핑개스를 쓸 수가 없다고 하고, 모르핀류는 아기한테 가니 쓰고 싶지 않더군요. 경막외마취는 하고 싶었는데 이곳은 그게 옵션이다 보니, 맞으려면 병실을 나가서 맞고 들어와야 하고 침대에 누워서만 진통을 한다는 게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강도로 맞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마침, 진통 중에 원하면, 그리고 산도가 열린 정도가 적당하면, 맞을 수 있다는 길래 그러면 진통 중에 원하면 맞을 수 있는 것으로 계획을 짰습니다.


누군가 지나치듯 한 말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이번에 느꼈어요. 예전에 심하게 난 다래끼를 째러 안과에서 시술을 받는데 (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다래끼를 째는 거죠), 의사 선생님이 "오, 잘 참으시네요"라고 한 말이 기억이 나더라고요. 정말 대학 시절들은 말이 네덜란드에서 출산을 준비하며 영향을 미칠지 상상도 못 했죠. 정말 그 한 마디 때문에 '호옥시... 나는 진통도 끝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더군요.

출산 워크샵에서 논의한 각 무통시술의 장단점. 출산 전 섭렵한 책들.

그리고 사실, 수중분만이 고통 경감에 도움을 준다는 후기도 읽었고요. 전 따뜻한 물을 좋아하니, 어쩐지 물에 들어가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 속에서 9개월을 산 아기에게 수중분만이 가장 덜 공격적이라는 말이 공감이 가서 수중분만이 하고 싶은 와중이었고요. (경막외마취나 다른 무통시술을 받으면 수중분만이 불가능해요). 순산이 아니면 아무나 못 한다는 수중분만, 고통역치와 체력이 안 받쳐주면 상상도 하지 말라는 자연주의 분만... 전 ‘인간의 역사상 엄마의 엄마들 모두 그냥 아이를 낳았는데 나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고, '아이를 위해' 무서운데 억지로 약을 안 쓰는 자연주의를 선택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오히려 이게 될까, 되면 참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제 상황에 맞춘 출산 시나리오였어요.


하지만 돌이켜보니, 네덜란드의 '괜찮으면 괜찮은 거지' 방식에 적응을 한 게 아닌가 싶네요. 초산도 집에서 하는 사람들만큼은 아니더라도, 걱정은 줄고 자신감은 조금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만약'의 상황은 상상하기 싫었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그런 일이 생기면 추후 처치가 어떻게 되는지 알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러고 나니 출산이 기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만날 아기! 엄마로서, 성인으로서,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으로 출산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예정일을 8일 앞둔 날, 가진통 같은 것이 가끔 있었는데 밤에 갑자기 양수가 터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양수가 터지면 48시간 안에 아기를 낳아야 하고, 만약 진통이 없거나 느리면 호르몬약을 맞아가며 침대에서 유도분만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수중분만도 불가능하고요. '아 이렇게 되는 건가, 유도분만은 정말 싫은데.'라는 생각 하며 다음 날 아침 일찍 집에 방문한 조산사와 상담을 하니, 양수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 병원에 가서 정밀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는데 참 신기하게요. 한 때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 태아/산모 심박수 체크 밴드를 배에 묶고, 흔히 보던 출산실 침대에 누워 가진통을 겪으니, 진짜 병원 침대출산만큼은 피하고 싶더라고요. 누워있는 온몸이 불편하고 답답했습니다. 좀 움직이고 싶은데도 모니터에 연결된 밴드 때문에 어쩔 수 없었고요. 이렇게 자연주의 출산 신도(?)가 되어가나 싶더군요.

침대에서 꼼짝 못하는 게 당연한 걸까요?

몇 시간의 기다림에도 양수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리고 끝내 양수가 아니다~라는 진단을 받고 집에 돌아가 진통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시작된 진통!

저는 자연주의 출산을 준비하면서 '텐스'라는 기계라도 마련해 고통을 줄여보자~ 했거든요. 의심 반으로 준비해 둔 건데, 초반에는 거의 거기에 의존해 진통을 경감했어요.

텐스 대여 회사에서 함께 보낸 카드에 ‘난 할 수 있어! 미치도록 아름다운 출산을 기원’한다고 적혀있더군요. 고맙게도.

그리고 밤새 진통하느라 피곤하니, 체력을 아낄 겸 진통 중간에 자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다 진통하고, 자다 진통하고, 그렇게 생각과는 달리 침대에서 (병원침대보다는 나은 집 침대) 진통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났는데도 2센티에서 차도가 없는 겁니다. 이대로는 출산까지 시간이 너무 길어질 것 같은 생각! 그래서 양수도 터뜨리고, 마음을 다 잡고 원래 계획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움직이면 진통이 더 심해져 피하고 있었거든요. 그때부터, 짐볼 타기, 계단 오르내리기, 왔다 갔다 걷기, 요가 자세 등 남편의 손을 부여잡고 무조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쩐지 텐스 기계가 고통을 경감하면서도, 진행되어야 하는 고통을 늦추는 것 같다는 나름의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텐스 기계도 그만 쓰자 드디어 고통의 수치가 무지막지, 마치 링에 올라서 정신 못 차리고 연달아 얻어터지는 복서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진통은 보내는 것보다 받아들이는 게 더 중요하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옷장 앞에 섰는데 진통이 와서 바닥으로 양수가 쏟아지던 광경은 꿈처럼 기억이 납니다.

이때 진통 고통을 견뎌 보내기 위해 또 요긴하게 쓴 건 남자용 빗! 나무빗을 빗살이 손바닥 쪽으로 가게 해서 꽉꽉 누르자니 어쩐지 맘이 편해지는지 빗은 병원까지 챙겨갔습니다. (손이 느끼는 고통이 진통보다 더 빨리 뇌에 전달되기 때문이라는데 글쎄요, 뭘 쥐고 있는 게 내 맘대로 안 되는 진통 중 내 맘대로 되는 거라 도움이 되는 건 아닌가 해봅니다.)


그리고 남편의 제안. 집의 욕조에서 물에 들어가는 게 어때. 수중 분만이 도움이 되는지도 알 겸. 산도가 더 벌어지면 경막외마취를 받을 수 없으니.

현명한 말이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아직 병원에 갈 정도로 산도가 열리지 않았더랍니다. 여기는 4-5센티가 되어야 병원에 보내주거든요.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해 들어가자... 고통은 별로 경감이 되지 않더군요. 아마 조금? 진통 때문에 욕조에 기대고 누울 수가 없어서, 손과 무릎을 짚고 욕조에 있지니 무릎이 또 엄청 아프더군요...조금 좋았던 건 따뜻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진을 한 조산사가 말했습니다. 원하는 대로 병원에서 낳으려면 지금 가야 한다, 집에서 낳을 수도 있다, 더 편하다, 병원에 갈 의료상황이 없다고 보인다... 정말 한 순간 그냥 집 화장실 욕조에서 낳을까 생각이 스치더군요. 병원까지 가기 위해 옷을 입고 준비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남편과 함께 계획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혹시나의 상황에 대비해, 병원에 가겠다고.

미리 예약이 불가능하고 가능한 곳으로 뺑뺑이 돌리는 이 시스템에, 가고자 했던 병원에 수중분만실이 하나밖에 없는데도, 정말 운이 좋게 그 병원 수중분만실이 비어있었습니다.


병원은 차로 10분 (가까워서 너무 다행).

그리고 집을 나서서 또 미친듯한 진통… 이미 항문 쪽으로 힘이 들어가는 상황에 출산이 무척 임박한 걸 알았어요. 이 모든 장면이 집에 단 감시카메라에 잡힌 건 기념입니다. ^^

차까지 다섯 걸음 남기고 또 미친듯한 진통... 그때 교대근무로 바뀐 조산사 루빈이 제게 다가와 안아주며 같이 숨을 쉬어주었습니다.


이때 참 감동이었어요. 마치 엄마품인 것처럼 외롭지 않고 고맙고 다시 용기가 생겼습니다. 병원의 간호사나 의사에게는 기대하지 못할 일대일 서포트. 제 침대에 누워 2시간마다 방문한 조산사가 '내진해도 될까요'라는 말과 함께 허락이 있으면 내진해 주는 것부터 정말 기대이상이었는데요. 이때 다시 '아 내가 믿을 만한 사람들과 함께 출산을 겪고 있구나'라는 생각, 그리고 걱정 없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조산원의 매거진.

그렇게 간 병원! 욕조의 물은 미리 따끈하게 받아져 있었습니다. '프렌즈' 맨투맨에 청바지를 입은 푸근한 루빈이 리드하고, 병원 소속의 간호사가 도와주었어요. 제게 수중분만의 가장 큰 단점은 똥이 물에 나올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아기에게 병균이 가지 않는다~ 는 결론을 몇 번이나 듣고 읽어본 후에 결정을 했어도 욕조에 들어가 물어본 게 '똥은 어떡?'이었습니다. 아기 건강문제는 염려 안 해도 아무래도 남편이지만 그래도 내 똥을 뜰채로 떠야 한다는 게 좀... (일반 침대 출산 시에는 간호사분들이 나오는 대로 닦아주신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관장도 하고요. 전 체력을 위해 관장도 안 하는 게 좋다는 말, 똥이 출산 시 나오기 무지 함 들다는 말을 믿고 안 했기 때문에 신경이 쓰였어요)... 아무튼 뜰채가 맘씨 좋은 간호사님 손에 등장하고 뭔가 보여서 (…) 떠내 달라고 하니 '아니 이런 건 안 떠내도 되는데'라며 떠주더군요. 그리고 뜰채는 남편 손으로...


그리고 30분 즈음 지나 건강한 아기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조산사 루빈이 아기를 받아 제 손으로 넘겨주어 제가 안아 올렸어요. 그리고 울지도 않고 두리번 세상을 구경하던 아기. 물에 젖은 촉촉하고 따듯한 피부.

루빈이 평생 이 출산 경험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 하더군요. 정말 고마웠어요. 그리고 욕조를 나와 아기를 꼭 안고 태반을 빼기 위해 침대까지 걸어갔습니다.

아기를 품에 안고 심박이 느껴지는 탯줄을 잡아봤어요.

정말이지 임신과 출산은 기적이었습니다.

태반까지 나와 태반과 탯줄과 아기가 연결된 하프로터스 출산. 출산 5-10분 만에 젖을 찾은 아기.

수중분만 덕인지 회음부도 거의 파열되지 않았습니다. (네, 이곳은 회음부 절개도 안 합니다.)


그리고 루빈이 샤워를 권했습니다. 피에 젖은 다리를 보며, 씻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샤워 물이 너무 차갑다는 생각과 함께 사지가 엄청나게 떨려오더군요. 그리고 남편과 아기의 캥거루케어. 그 후에는 아기 몸무게를 재고 압가 스코어를 잽니다 - 미니멀하지요. 그리고 제가 소변을 제대로 보는 걸 보고 나자, 이제 집에 가야 할 시간이라네요. 이곳은 아이의 케어는 가정이, 노인의 케어는 국가에서라는 기조가 있다는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아이도 산모도 다 건강하니 병원에서 더 있기보다, 편한 집에서 쉬라는 거죠. 끝까지 '괜찮은 게 괜찮은 거지'입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상상하지도 못했을 출산 경험. 생각이 변해가고 새롭게 적응해 간 네덜란드식 자연주의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만약 둘째를 낳는 다면 경막외마취는 또 어떨까 싶으니, 마지막까지 전 뭐가 맞다 틀리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괜찮은 게 괜찮은 거' 겠지요. ^^ 모든 과정이 잘 풀려서 그렇겠지만, 대신 이렇게 전문가의 조언과 함께 제가 스스로 결정하는 출산이 한국에서도 더 가능했으면 좋겠더랍니다.


그리고 후기. 너무 귀여운 아기는 태어나서 며칠 후 두혈종이 나타났어요. 생후 6주가 되어가는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요. 아기 머리가 좁은 산도를 나올 때 생긴 혹 같은 건데요. 수중, 초스피드 분만을 했어도, 진공흡입 출산을 했냐는 말을 듣네요. ㅎㅎ 역시 엄마가 뭘 하든 그건 엄마 맘이고 아기는 아기대로 또 자기의 스토리가 있나 봐요!



사진출처: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과 땅 차이 네덜란드의 임신, 출산, 육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