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보물을 찾아주는 이들

- 북클럽의 매력

by 북멘토 임작가
당신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으며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멜 로빈스의 『렛뎀 이론』에 나온 문구예요. 이 문구를 읽으며 제가 참석했던 독서모임에서의 일이 떠올랐어요.


저는 직접 북클럽 진행을 하고 있지만, 참석자로 참여하는 독서모임에도 나가고 있어요. 그곳 참가자들은 모두 제각각의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에요. 오로지 책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지요. 그전에 어떤 친분도 없었고 독서모임 하는 날 만나 보는 모습이 전부이니, 가족이나 친구들만큼 아주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에요.


그런데 약 1년간 독서모임을 함께 했던 한 참가자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카피라이터를 해보는 게 어때요? 그간 쭉 지켜봤는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반짝반짝한 코멘트를 할 때가 많아요. 그 재능을 썩히는 게 너무 아까워요. 진심이에요. 진짜 재능이 있다니까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그저 기분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라 받아들였어요. 과찬의 말씀이라고 손사래를 치며 응답했지요. 그런데 그녀는 계속 빈말이 아니라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 하는 거예요. 나이도 많고 관련 경력도 없는 제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냐고 대답하며 그녀 앞에서는 그저 감사인사로만 마무리를 했어요. 그런데 워낙 강렬히 주장했던 그녀의 목소리가 집에 돌아와서도 귓가를 맴돌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저 문구를 읽게 되었어요. 그러자, '정말 나에게 나도 몰랐던 그런 재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북클럽을 진행하다 보면, 본인은 알지 못하는 재능을 다른 참가자들이 발견해 주는 경우가 있어요. 혹은 제가 발견해서 말해주는 경우도 있고요. 예를 들면, "00는 본인은 모르지만 행복을 잘 느끼는 사람인 것 같아." "00는 걱정거리에 얽매이지 않고 쉽게 잊어버리는 장점이 있어." "00 씨는 상황을 분석하며 자신을 객관화하는 능력이 뛰어나요. " "00 언니는 다른 사람이 말하지 않은 깊숙한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촉이 좋아요." 등 말이에요. 그러면 대부분 당사자들은 어리둥절해하며 "제가요? 저에게 그런 재능이 있어요?"라고 반응하곤 하지요.


때로는 제일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가 아니라, 적당히 거리감 있는 사람들이 나의 숨겨진 재능이나 개성을 알아봐 주는 것 같아요. 가까운 사람들 눈에는 너무 익숙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낯선 이들의 눈에는 탐지되는 것이겠지요. 오랫동안 가까이 있었던 사람들은 나를 바라보는 그들 나름의 방식이나 프레임이 형성되어 있어서, 그대로만 나를 평가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게다가 북클럽에서는 평소 잘 이야기하지 않는 낯선 주제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요. 예를 들면 '죽기 직전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내가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무엇인가?'와 같은 주제들이요. 그러면 내면의 깊은 생각들을 꺼내놓게 되지요. 가까운 지인들은 듣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북클럽 참가자들은 듣게 되고, 그것으로 그 사람의 내면을 바라보며 개성이나 재능을 알아봐 주는 것이지요.


제가 카피라이터의 재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북클럽의 매력 중 하나가 이것인 것 같아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보지 못했던, 심지어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다른 이들이 발견해 준다는 점이요. 그냥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갔다면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지만, 같은 책을 읽고 깊이 있는 생각들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의 내면의 보물을 찾아내 준다는 점이요.


나도 모르던 내 안의 보물을 발견하고 싶다면, 혼자서만 책을 읽지 말고 독서모임에 나가 보는 게 어떨까요?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인가?'라고 깨닫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