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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원석 May 08. 2022

신입사원이 고려하는 퇴사 체크리스트 6가지

회사 안은 전쟁터, 회사 밖은 지옥이라길래 고민해봅니다

막상 입사를 했지만,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인터넷 카페를 보면 별의별 이유로 퇴사를 한 사람들이 왕왕 있었다. 같은 회사를 다니더라도 누군가는 장기근속을 하고, 누군가는 금방 떠나버린다. 월급을 주는 회사가 좋지만, 그렇다고 내 모든 에너지를 잃을 만큼 회사에 귀속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작성해본 퇴사 체크리스트 6가지. 보편적으로 언급되는 순으로 나열한 것이므로, 본인이 중요도를 생각하는 기준에 좀 더 큰 비중을 두면 좋을듯하다.




1. 사람
사람들이 좋아서 다녀요


신입들이 입사하여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힘을 쏟는 존재는 바로 상사, 사수일 것이다. 회사는 교육하는 곳이 아니라 일을 하는 곳이라고 하지만, 갓 들어온 신입이 뭘 안다고 일을 바로 잘 할 수 있을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상사들의 언행과 태도를 보면 이 회사에서 오래 있을 수 있을지 감이 잡힌다.


실제로 인간관계 때문에 퇴사를 고민하는 사회 초년생이 정말 많다. 직장 내 인간관계는 친구사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쉽게 인연을 끊을 수 없다. 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은 있다지만, 가뜩이나 직급으로 인해 처신하기도 힘든 데다 정신적으로 압박까지 하면 버티기 정말 쉽지 않다. 같은 공간에서 9시간을, 그것도 일주일에 5일씩이나? 주말에도 출근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내가 어떤 강구책을 써서라도 그 사람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나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해 퇴사를 다짐한다. 



2. 조직문화
팀by팀, 회사by회사


칼퇴하는 분위기, 수평적인 호칭문화, 자유로운 연차 사용 등 복지와 연봉을 떠나 꽤나 큰 만족도를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조직문화이다. 같은 회사 내에서도 팀마다 분위기가 많이 다르기에, 일개의 회사원이 선택할 수 없는 불가항적인 사항이긴 하다. 


만약 팀 내 조직문화가 별로라면 다른 팀으로 이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회사 전반적인 문화가 이렇다면 적응하기 쉽지 않다. 선배들의 라떼~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 다니는 신입들은 문화가 많이 나아진 거라고 다들 입을 모아 말한다. 그렇지만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있었던 경험을 얘기해주시는 게 와닿을리 없다. 


조직문화란 개인 한명이 바뀐다고 해서 바뀌는 게 전혀 아니다. 그 조직의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로서,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이런 조직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오직 스스로만이 내릴 수 있다.



3. 성장 가능성(회사)
우리 회사는 비전이 없어...


의외로 많은 신입사원들과 얘기할 때, 비중을 꽤나 차지하는 것이 바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다. 취준 할 때 멀리서 지켜보는 것과, 현업에 배치되어 회사의 매출을 챙기는 건 체감이 확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회사의 미래가 장밋빛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모든 회사가 그렇기는 참 힘들다. 계속 곤두박이칠 치고 있는 매출 때문에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앓는 소리를 내면 신입으로서 퍽이나 당황스럽다. 그럼 고민하기 시작한다.


나.. 입사 잘한 걸까?
10년 뒤에도 내가 여기서 일을 할 수 있을까?


나의 미래가 걱정된다. 당장 취업이 힘들어 합격한 곳에 입사하긴 했지만, 이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미래의 산업까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기왕이면 매출이 올라 서로 으쌰 으쌰 하는 곳이 좋다. 함께 파이팅하는 에너지가 차원이 다르다. 단기간에 보이는 매출 성적만을 따지는 게 아니다. 성장 가능성, 즉 비전이 있는 회사라면 다닐 이유가 충분하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소모되기 전에 빨리 나오는 게 더 낫겠지만. 



4. 성장 가능성(개인)
나 이거 완전 물경력이야


개인의 성장 가능성은 직무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그리고 조직구조와도 연결된다.


직무 순환의 경우, 본인만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게 사실상 힘들다. 그렇다면 왜 순환근무를 하는 걸까? 바로 그 일원을 회사 내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고, 나중에 혹시 모를 감사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전문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그리고 나의 직무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건지도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 대체로 본인의 연차가 쌓일수록 전문성이 늘어나는 직무를 가진 친구들은 입사 초반이 힘들더라도 버티는 경우를 정말 많이 보았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더욱 빨라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보며, 뚜렷한 전문성을 갖지 않고 소위 '물경력' 일을 하면 도태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내가 이 일을 10년간 한다고 가정할 때, 미래에는 specialist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



5. 직무적합성
저 안 맞아서 퇴사합니다


내가 신입으로 일을 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으라는 거야? 자기소개서를 쓸 때, 해당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 있으면 서술하라는 항목이 정말 많았다. 당시 경력이 없던 나는, 현직자를 만나서 대화하거나 잠깐 관련된 활동을 한 게 전부라 간접적인 에피소드로 작성하곤 했었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소위 일을 하다가 '현타'가 오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마케팅이 좋아서 마케터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회사마다 하는 일은 천차만별이다. 주도성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더더욱 그렇다. 나와 이 직무가 맞지 않을 때,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고용시장에서 바로 일을 투입할 수 있는 '중고 신입'들을 뽑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굳이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연수까지 시켜놓고 신입사원에게 투자한 회사들이 직무 적합성이라는 이유로 퇴사하는 재원들을 줄이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6. 복지와 연봉
뭐? 너가 이만큼이나 받는다고?


위의 직무적합성은 사실 단기간에는 바로 알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복지와 연봉은 바로 체크할 수 있기에 체감도가 다르다. 사람, 조직문화 등은 아무래도 주관적인 영역이라 비교가 애매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복지와 연봉(특히)은 비교가 가능한 부분이다. 친구, 가족, 지인 등 대화할 때마다 매 순간 빠지지 않는 주제다.


연봉을 높이려고 퇴사하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모두 같은 일을 한다면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한다. 더 많은 일을 한다면, 내 노동에 대한 타당한 결과치를 받고 싶어한다. 결국 연봉이란 고고익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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