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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원석 Mar 11. 2024

비트코인 1억 돌파, 도파민 디톡스가 필요해

잊지 말자 나는 전문투자가가 아니라 일개의 근로소득인

출근해 나의 하루 루틴은 바로 구독뉴스 보기다. 업황과 경제뉴스를 보는데 어느 날 코인 etf가 승인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이 호재라며 앞으로 코인시장의 귀추가 기대된다고 말씀하셨던게 계기가 되었다. 그래? 그럼 한번 시작해볼까? 


내가 막 입사했을 2021년, 당시 소액이지만 조금씩 주식에 돈을 넣었었다. 돈도 없었지만 20만 원, 30만 원 등 야금야금 돈을 넣으면 족족 오르는 빨간색이 그렇게 내 기분을 좋게 만들 수가 없었다. 힘들 날이 있어도 화장실에 가서 수익을 보면 그렇게 힘이 되는 시기가 있었더란다.


하지만 초심자의 운이던가? 아니다. 운도 운이지만 그냥 주식장이 좋아 가능한 일이었다. 무지성으로 공부도 안 한채 들어간 주식의 말로가 좋을 리 없었다. 소액으로 넣었기 때문에 애당초 외식 한 번 할 값을 수익화했지만, 그보다 더 잃었던 것 같다. 결국 손절한 채로 당분간은 가만히 있는 게 돈 버는 일이라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마음먹었던 게 22년. 그리고 24년인 지금, 나는 불나방이 되었다. 주식은 하면서도 코인은 정말 남의 영역이라 생각했다. 코인은 도박판이야, 주변에 돈 번 사람은 있어도 돈 잃었단 사람이 없는 건 속이 쓰려서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지.

하지만 비트코인 최고점 돌파와 같은 뉴스를 보니 호기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도 역시 소액만.. 그렇게 또 시드가 늘어만 가고 있었다. 


왜 갑자기 인 얘기냐고? 지난번 인생노잼시기 이후 이렇게 도파민 터지는 일이 오랜만이기 때문이다. 차트를 보면 오르는 것도 아닌데, 하루에도 수십 번씩 어플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중이다. 팔지도 않았는데 가상수익으로 기분이 좋다가, 급히 떨어지면 가상손실로 마음 아파한다. 빨간불이 뜨면 오늘 나의 기분은 좋음을 포함한 행복지수 뿜뿜 상승이고, 파란불이 뜨면 나의 기분은 실망, 분노, 좌절, 당황스러움 등등.. 말로는 표현하기 복합적인 감정의 오르락 내리락을 코인 덕에 경험하고 있다니.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으레 하루종일 차트창만 보고 있다가 문득 떠올랐다.


나 완전 시간을 버리고 있잖아..?


무엇보다 코인장은 24시간 내내 돌아간다는 점이 제일 해로웠다. 언제 어디서든 코인창을 켜면 숫자가 시시때때로 바뀌어 있으니 말이다. 차트를 보면 볼수록 이게 정말 나의 돈이 들어간 게 아니라 사이버머니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게 시간을 아끼며 할 일을 하려고 했던 나 아니던가? 그러고도 끝마치지 못하면 스스로 자책하기 일쑤였는데, 나는 투자를 한다는 명목하에 나의 시간을 허비하고만 있었다. 잠깐 들어가는 거야- 하고 변명만 나날이 늘어난다.


자각하고도 고치지 못하는 건 중독이다. 그래, 나는 어쩌면 지금 고위험군 도파민중독일지도 모른다. 망상병도 도진 것 같다. 코인으로 몇억 벌어 퇴사하는 꿈이나 꾸고 있으니..(걱정 마세요 다 웃자고 하는 소리랍니다)


이 글을 쓰는 2024년 3월 11일 오후 4시 30분경. 원화로 비트코인이 1억을 돌파했다는 뉴스를 속보로 접했다. 당장 6개월, 아니 3개월 뒤에는 얼마로 바뀌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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