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진로지도 4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엄마니까 내 자식을 가장 잘 아는 것이고, 엄마니까 못보고 넘어가는 것이다.
" 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 지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 관심있는 분야는 있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정보가 없네요.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요?"
" 어떤 전공이 좋을 지 혹은 대학 졸업 후에 어느 직업이 적합할지 아직도 결정을 못했어요. "
우리가 주변에서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진로에 대한 고민들이다. 각각의 질문과 답변에 대해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며, 개인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그 답은 각기 다를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수학문제를 풀 때에 공식을 알고 이해하고 있으면 그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진로 찾아가는 과정을 이해하고 있다면 자녀의 현재 상태와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고 그에 맞는 개입과 조치를 취해줄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진로의 목표를 찾아가기 위해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은 단계를 거치게 된다.
1. 자기 이해 및 탐색: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파악하고(흥미, 가치, 재능, 성격)
2. 직업 탐색:
사회가 어떻게 변하며 어떠한 직업이 있는 지를 알고(직업정보 및 탐색)
3. 진로 탐색 및 계획 수립:
자신에게 맞는 진로 탐색 및 의사결정(장, 단기 목표 수립)
이 단계를 간단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내 아이가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 중 어떤 부분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나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자녀의 경우, 1단계 자기 이해의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자신을 보다 잘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상담, 진단도구를 통한 검사실시 등의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 보는 것이다. 혹은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학생이 있다면 3번 단계, 즉 진로 계획 수립 단계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자녀가 호소하는 문제에 대한 종류를 카테고리화 해 두면, 막연하고 두리뭉실해 보였던 문제 영역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참고로 이 과정들은 계속 앞으로만 나아가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뒤로 다시 되돌아가기를 해야 할 때도 있다. 또는 어떤 단계에서 지난하게 오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며, 때로는 건너뛰기가 될 수도 있다.
과거에는 1번(자기 이해 및 탐색)을 잘해서 가장 적합한 2번(직업 탐색)을 찾아주는 방식의 '매칭'형태의 진로상담이 주를 이루었다. 적절한 직업을 잘 선택하면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었다. 하지만, 직업 및 사회가 급속하게 변화되면서 3번(진로 탐색 및 계획 수립)의 변화 주기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잦아들게 되었다. 진로 주체자 개인의 주도성이 매우 중요하며, 스스로 결정하고 계획하며 유연하게 적응해 가야하는 환경으로 바뀐 것이다.
엄마는 내 자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자녀의 성격적인 특성, 재능, 흥미, 가정의 형편 등에 대한 가장 많은 정보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자녀의 가장 좋은 진로상담 전문가 중 한 사람은 바로 엄마이다. 내 자식에 맞게 가장 적합한 길을 누구보다도 깊게 애정어린 마음으로 고민해 줄 수 있으니까.
다만, (지난 번 글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엄마의 진로지도가 '아이의 특성 이해 및 관찰 > 엄마의 아이에 대한 진로 기대 및 열심' 인 상태, 즉 아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관찰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었을 때만 효과적이다. 엄마의 열심과 기대, 욕심이 앞선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가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로 인해, 좌절하기도 하고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러한 진로에 대한 고민들은 일회적이고 일시적이지 않으며, 어쩌면 평생에 걸쳐서 계속적으로 해야 할 고민일 수 있다. 이때 엄마의 역할은 자녀들에게 이러한 진로에 대한 고민들은 누구에게나 있는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알려주고 그 과정들을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해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