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글쓰기: 3년만에 브런치글 다시 쓰기
아이가 유치원 때 처음 브런치에 한 번에 합격을 하고 정말 기뻤다. 브런치에 합격만 하면 엄청나게 많은 글을 쓰고, 남들처럼 책도 쓰고, 무언가 대단한 일들을 이루어갈 줄 알았다. 그런데 왠 걸?! 수준높은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과 부담감에 딱 세 편의 글을 쓰고는 쉬었다. 그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 3년이 흘렀다.
함께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들과 마음이 맞아 다시금 글을 쓰게 되었다. 3년 만에.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면 다시금 글을 쓰지 못할까봐 열심히 글을 썼다. 하루도 빠짐없이. 행여나 빠지는 날이 있으면, 빠진 날까지 포함해서 하루에 2편, 3편도 썼다. 쓰다보니 재미도 있었고, 성취감도 있었다. 일단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100편까지 쓰는 것이 목표이다.
처음에 글을 썼을 때와는 달리, 나는 정말 열심히 쓰고 있다. 뭐가 다르지? 왜 그때의 나는 달랑 3편의 글에 머물렀고, 지금의 나는 두달만에 수십편의 글을 올리게 되었을까? 혹시나 나처럼 브런치에 합격하고도 글을 오랫동안 쓰지못했거나, 아직도 글쓰기에 대한 마음은 있지만 선뜻 써내려가지 못한 사람들은 나의 경험도 한번 참고해 보면 좋겠다.
과거의 실패 경험이 지금의 간절함의 자산이 된 듯하다. 나도 글을 꾸준히 쓰고 싶다는 마음, 함께 브런치를 통과해서 성실하게 글을 써 내려갔던 책을 내는 동기들의 모습,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금 또 많은 시간을 흘려보낼 것 같은 두려움들이 내 마음 속에 뒤섞여 있었다. 내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또 한번의 기회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두번째 기회를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브런치에 합격을 한 기쁨도 잠시, 당신도 혹시 나처럼 글쓰기를 쉬고 있는가? 다시금 시작해 보자! 이전의 후회와 아쉬움을 발판삼아 당신도 두번째 기회를 꼭 잡아보시길!
무언가 이루고 싶고,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 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글쓰기를 했다.
아직 어린 아이를 키우는 나의 상황에서 선뜻 아이를 혼자 두고 일을 할 용기가 없다. 외동인데다가, 한번씩 아프면 병원 투어를 하고 학교를 가지 못하는 일들을 겪으면서 아직은 때가 아닌가 싶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도 하고 싶었다. 앞으로 내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이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었다. 꾸준히 일단은 써 보자 생각했다. 그때쯤 되면 또 다른 것들이 보이겠지.
함께 격려하고 마음을 모아가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 나의 글쓰기 노력을 응원해주고, 함께 기뻐해주고 같이 성장하길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들의 관심과 격려가 느슨해 지려는 나를 다시금 세운다. 나 역시 그들을 일으키고 함께 글을 써 나가길 바란다. 함께 성장할 사람들을 찾아 모아보자! 그리고 같이 글을 쓰고 붙잡아보자! 함께 했을때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새벽시간의 소중함을 진심으로 깨닫게 된 점에 있다. 새벽을 사는 사람들을 실제로 옆에서 보고 그들의 설득과 삶을 보면서 나도 한 두번 따라하면서 그 시간의 귀함을 맛보고 느끼게 되었다. 여전히 안정적으로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새벽 시간의 맛(?)을 알게 되었다. 세상이 조용하고 나에게 집중하는 글쓰기를 허락해 주는 것만 같은 바로 그 고요한 시간을 찾았다. 그 시간이 아니면, 글을 쓰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두달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새벽 시간이 아닌 다른 어떤 시간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시간을 꼭 사수하시길!)
올해 초 이사를 하면서 나만의 책상이 하나 생겼다! 아이 방에 보조 책상으로 쓰던 일자 책상에 의자를 하나 두었다. 드디어, 안정적으로 노트북을 둘 공간을 마련했다. 그 전에는 식탁에서 거실 테이블에서 노트북을 들고 이리저리 이사를 다녀야 했다. 자리를 마련하려 기존의 짐들을 치우고, 노트북 아답터를 연결하고 마우스를 가져오고... 글 한번 쓰기 위해 거쳐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길고 성가셨다. 지금은 내 책상에 그저 앉기만 하면 된다. 엄마도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 이것도 글쓰기가 가능했던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디라도 좋으니 일자 책상 하나 넣을 공간을 한 번 찾아보자.
내가 글을 쓰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말 중에 하나는 내가 활력이 있다고 했다. 이전에 비해 열정적이며, 들떠 있고, 생기가 있어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내 절친은 자존감이 높아져보인다고도 했다. 미처 인식하지 못했는데 한 명이 아니라, 여러명에게 들어서 내가 정말 그런 변화가 있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에너지를 주었구나 싶다.
글을 쓰면서 내 글감이 하나하나 쌓일 때 마다, 보물 상자를 모아놓는 느낌이다. 이 글들이 모아지고 쌓였을 때 무언가를 새로운 기회들이 열리고 책을 내고 싶은 내 꿈을 이룰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긴다. 실제로 금방 어떤 결과들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그런 소원을 내 마음에 조용히 품어본다. 글을 쓰지 않을 때는 그런 기대감 조차 없었다. 보물이 모아질 수록 마음이 든든해진다.
글을 쓰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며, 열정적인 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전에 내가 계획하고 구상했던 주제가 아니라, 내가 신나서 쓰고 싶어하는 주제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글쓰기를 통해 선명하게 발견하게 되었다. 글쓰기는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참 좋은 도구이구나. 나중에 나의 아이에게도 꼭 이 소중한 경험을 알려주고 싶다.
글을 쓰면서 내가 타인에게 하고 싶고 나누고 싶은 마음과 생각을 마음껏 쏟아낼 수 있으니 좋다. 유난히 생각이 많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주고받는 의미있는 대화를 좋아하는 나는 늘 그런 소통의 대화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를 붙들고 내가 경험한 것, 깨달은 것, 새롭게 알게 된 내 이야기들을 터 놓고 실컷 이야기하고 싶었다. 바쁜 세상 속에서 아무리 좋은 사람일지라도(심지어 가족들도) 언제까지 내 이야기만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 갈증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글쓰기 공간에서는 달랐다. 내가 글을 쓰기만 하면 요청하지 않아도 내 글을 읽어준다. 마음껏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내 글을 읽어주고 라이킷까지 눌러주니 이보다 더 감사한 일이 어디에 있는가.
글을 쓰다보니 삶의 모든 순간순간이 글감이 된다. 내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 만나는 사람과 경험들, 슬픔과 기쁨, 부끄러움과 자랑스러움 그 모든 것들이 나의 글쓰기 소재이다. 일상이 귀하고 특별하다. 스쳐지나가는 사소한 일과 사람들이 글로 새롭게 의미를 갖게 된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고, 지극히 평범한 나의 삶도 나의 글 안에서는 특별한 경험으로 근사해진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니, 책을 찾아 읽게 된다. 좋은 책으로 나 자신을 채우고 거기에서 얻은 영감과 나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글들을 써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다시금 책을 읽게 된다. 의미있고 생산성있는 경험들로 내 삶을 채우고 그것들을 통해 글로 다시금 소통하고 싶은 긍정적인 열정이 생겨난다.
대신, 설거지와 빨래 바구니가 산처럼 쌓인다. 아이가 늦게까지 숙제를 안하고 놀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아침에 지각을 했다. 집안이 더러워지고, 책상과 거실 테이블이 책과 장난감이 뒤섞인 물건들로 산만하다.
언제쯤 글쓰기와 살림을 잘 병행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