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몰랐다가 새롭게 보이는 것들

엄마의 취향 1: glow seoul

by 수아


우연히 남편이 서울 미팅이 있다고 해서 작년에 처음으로 서울 익선동이라는 동네를 간 적이 있다. 와~ 우리나라에도 이런 동네가 있구나 할 정도로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마치 외국의 작은 소도시를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고, 분위기도 좋았다.


무작정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서 가장 위에 뜨는 맛집을 찾아서 아이와 함께 대기했던 기억이 난다. 인테리어가 이쁘기도 하고 웨이팅 줄도 길어서 맛집인가 보다 하고 같이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막상 맛은 맛은 있었던 것 같은데 사람도 너무 많고 정신이 없어서 잘 기억이 안 난다;;; 사람이 덜한 때 가면 더 맛있을까 싶었다.


정신없이 밥을 먹고 그 옆 카페가 보였다. 오잉? 여기는 더 이쁘잖아~~~ 가게 내부 인테리어나 파는 메뉴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 이후로 구경을 하면서 어~ 여기 이쁘네? 괜찮네? 하는 식당이나 카페들이 몇몇 개가 더 있었다. 사전에 미리 알아보고 간 건 아니었다.


그런 카페들의 공통적인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다. 뭔가 인테리어가 색달랐고, 메뉴도 개성적이었다. 가격도 비싼 편이었다. 자연과 풀, 나무를 활용한다는 공통으로 풍기는 느낌이 있었는데... 카페 이름도 특징도, 인테리어도 제각각이지만 뭔가 비슷하게 통하는 어떤 느낌이 있었다. 궁금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 카페들은 모두 '글로우 서울'이라는 업체에서 구성한 공간임을 알았다. 심지어 수원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과 인천 공항 근처의 대형 리조트인 인스파이어 구내푸드코트 식당인 오아시스도 모두 이 업체에서 디자인하고 설계했다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세상에나! 어쩐지~ 뭔가 느낌이 있더라! 어쩜 이렇게 센스 있는 공간과 창의성을 발휘했지? (가보았던 관련 가게의 멋진 사진이나 가게를 소개해 볼까 하다가 유명했던 곳이 사라지기도 했고, 새롭게 생겨나는 공간들도 있어서 자주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듯하여, 아래 사이트만 참고로 공유하는 게 나을 듯하다)


회사를 더 파보기로 했다. 회사 대표는 유정수!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기도 했다. 사실 이 분이 어떤 분인지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자기 사업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열정, 노력이 있으신 분 같았다. (요새 런던베이글 사태에서도 보듯이 특정 사업이나 CEO에 대해 존경과 찬사를 보내다가도 한 가지 사건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면 금세 비판여론으로 바뀌게 되어 모든 게 조심스럽기는 하다만, 지금까지의 내 생각은 그렇다.)


맛집 한 곳을 가게 되었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기까지 파헤치게 되었다. 이걸 알고 나니 일부러 나는 글로우서울에서 운영하는 맛집가게를 찾아보거나 가기도 했고, 다른 지역에 갔을 때 내가 먼저 눈치를 채기도 했다. 그럴 때면, 반갑기도 신기하기도 놀라기도 했다. 한편으론 내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여기는 모든 것들이 거대한 세력(?)들에 의해 모두 설계되고 계획된 건 아닐까 하는 소름도 돋았다. 마치 유튜브나 쇼핑 알고리즘이 내 검색기록에 의해 저절로 추천해 주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유정수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작은 지역 상권의 개인 소상공인처럼 보이는 카페나 식당도 작은 규모의 기업처럼 전문화, 세분화된 팀 단위의 치밀한 계획과 구성에 따라 기획되고 구성되는 것이라고는 한다.)


어쨌든 무언가 특별한 인테리어와 컨셉이 있는 식당을 원한다면, 추천할 만하다.




엄마가 되고 육아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모든 관심과 에너지의 초점이 아이에게 맞추어져 있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었는지를 알게 될 기회들이 점점 줄어들어갔다. 늘어나는 지출과 외벌이에 점점 소비를 줄어가다 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흥미가 있는지를 탐색해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렇게 잃어버린 나의 관심사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찾아가 보자 싶었다. 삶이 조금 더 재미있어졌다.


어찌 보면 누군가에겐 흔히 알고 있었던 맛집일 수 있지만, 이 과정들 속에 새롭게 발견했던 기쁨과 신기함은 내 안에 남아있다. 어쩌면 내가 주변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모든 것들이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스토리들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라는 설렘과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도 생겼다.


예전에는 먹는데 돈을 쓰고 맛집을 좋아하는 내 성향이 너무 부끄럽고 싫었다. 그래서 돈을 못 모으나 이런 생각도 많이 들었다. 요즘은 패러다임을 바꿔보기로 했다. 이것이 나의 취향이다! 더 나아가서는 트렌드를 읽는 힘이라고나 할까? 라고 합리화 중이다. 돈과 시간을 쓰니 보였고, 경험하였고, 발견하지 않았는가? 라고.


맛집 한 곳 갔다가 스타필드 설계하신 회사 CEO까지 알게 되었으니.. 오늘도 나는 어제 몰랐던 또 한 가지를 배웠다. 어제는 몰랐던 것을 배워가는 오늘, 날마다 삶의 모든 현장이 배움이고 성장이다. 언젠가는 돈을 모으는 배움도 생겼으면.


담엔 또 어딜 가볼까나?


[참고]
* 글로우서울: GLOW SEOUL
* 반지하 유정수(CEO): 반지하 유정수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