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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윤 Oct 16. 2018

다이나믹한 듀오: 노래와 영어  

영화 '스타 이즈 본'

머리속을 맴맴 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떠오른다.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가사가 레이디 가가의 절절한 목소리와 함께.


한번도 노래를 기억하려고 노력한 적이 없다. 오히려 반대이다.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떨쳐버리려고 하는데 자꾸 떠오른다.


반면 대학교 때 중국어 중간고사를 준비하면서 나의 기억력에 호되게 당한 때가 떠올랐다. 난생 처음 배우는 중국어인지라 알아야 할 단어 양이 어마 무시했다. 며칠을 잠은 커녕 밥도 못 먹고 머리속에 우겨넣었다. 시험지를 받아든 순간 그래도 쓸만은 한 머리라고 한 믿음이 단 1초만에 무너졌다. 정말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동안 도대체 뭘했는지 모를 정도로 내 머리 속은 완전히 하얘져 있었다.


영어 학습에 대해 질문하는 분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문법을 외워도, 단어를 외워도, 문장을 암기해도 도대체 떠오르지도 기억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사실 궁금하다. 기억을 잘 할 수 있는 비결이.




암기한 것이 팍팍 기억나게 되는 비결은 없을까?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 -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이들은 지능과 공간지각력에 향상을 보였다고 하여,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기가 한창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진짜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진짜 똑똑해질까? Claudia Hammond 가 BBC future 를 통해 밝힌 실험결과에 따르면 모차르트 효과를 밝힌 실험이 소수의 성인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점에 주목한 연구자는 8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다시 실험을 했는데, 결과는 이랬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블러(Blur: 영국의 록밴드) 음악을 들은 사람들에 비해 기억이 월등하지 않았다.  오히려 블러에 노출된 사람들이 성과가 더 좋았다!.


음악이 기억을 향상시키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것이 모차르트이여야만 할 필요는 없다. 무슨 음악이든 좋아하는 음악이면 된다.

 


그러면 음악은 영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될까?


지능에 음악이 도움이 된다는데, 그럼 영어등의 외국어 학습에도 음악이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 그렇다. 노래는 그 안의 가사를 기억하는데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 리차드 그레이Richard Grey 가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Telegraph> 기사는 이렇게 말한다. 에딘버러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단어나 표현을 노래하면서 배웠던 성인들은 말하기에서 2배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헝가리어 학습을 예를 들어 언급하면서

리듬을 가미해서 노래하거나 말했던 단어는 단지 듣기만 하는 것 보다 단기기억 장기기억에서 모두 높은 결과를 보였음을 밝혔다. 심지어 노래가 뇌손상으로 기억력을 잃은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니 음악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보다 크다.


음악은 기억을 자극하는 또 다른 단서가 되어 가사를 보다 쉽게 기억할 수 있다.

by Andrew Atarck <The Teacher>



나도 사실 영어가 발동(?) 된 계기는 노래였다. 존레논, 백스트리트 보이즈, 보이즈 투 맨, 테이크 댓 등의 음악 덕에 영어가 오래동안 내 덕질이 될 수 있었다. 지금도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비결을 묻는 이들에게도 역시 노래를 추천한다. 특히 중고등학교 내내 글 위주로 영어를 배우는데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더욱 "소리"와 "재미" 를 두루 갖춘 노래라는 매체를 강력하게 추천하게 된다.



사심 없이 일단 즐기기가 먼저



노란벽돌길을 따라 즐기며 가다보면 어느 순간 에메랄드 도시를 만나게 된다 



노래에 나오는 단어, 모든 문장을 깨알같이 모조리 다 이해하고 외워버리지 않아도 된다. 노래로 영어를 익히시라는 추천을 드린 많은 한국인들이 노래를 100% 이해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가사를 써가며 고시공부하듯 머리를 싸매고 끙끙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문제는 그러면서 대개 포기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영어노래를 배우는 것은 노래를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노래를 통해서 더 재미있게 수월하게 내용을 기억하기가 목적임을 기억하자. 마음에 드는 구절, 끌리는 멜로디에 실린 가사 만 흥얼흥얼 하는 것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레이디 가가의 목소리로 Tell me something, boy. 로 시작하는 가사와 고백하듯 뿜어져 나오는 I never meet the ground. 정도만 기억에 남아도 성공이다. 이렇게 시작하면 어느 순간 이 노래는 정말 마음에 들어서 모조리 다 외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노래를 만나게 된다. 그 때가 되면 한곡을 줄줄 외우며 노래하게 되는 것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시험공부하듯 책상에 나를 붙들어 매지 않아도 말이다.


영어 학습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 쫒기듯 모든 걸 다 마스터 해 버리겠다고 다짐하지 않아도 된다. 꽂히는 구절, 왠지 끌리는 멜로디에 실린 가사라면 자연스레 내 입으로 그 가사를 선율에 담아 부르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내 귀에 스피커가 따라다니는 듯 하다.  "I never meet the ground." 레이디 가가의 목소리와 함께.




ps. 무슨 노래로 배워야 하나요?


사실 가장 효과가 좋은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노래다. 모차르트 효과가 블러 효과에 패배(?) 한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이 블러의 음악을 더 좋아했기 때문이 아닌가 라고 추측해 본다. 내가 레이디 가가의 절절한 가사가 머리속에서 맴도는 건 그 내용에 공감하고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언어를 배운다는 입장에서 접근했을 때 좋은 노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내가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빠르기 일 것.  

둘째, 내가 마음에 드는 노래 일 것.


그래도 전 뭘 들었었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내가 주로 꽂혔었던 노래는 웨스트 라이프, 백스트리트 보이즈, 마이클 런스 투 락, 보이즈 투 맨, 올포원 등의 노래와 라이언킹,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등의 뮤지컬 노래 였어요.


어떻게 골랐냐고요? 닥치는대로 듣고 맘에드는 노래는 무한 반복했어요. 어떻게 계속 했냐고요? 공부가 아니었으니까요 






써니윤의 영어 그리고 음악 이야기 

 

* 써니윤 페이스북

https://bit.ly/2J1RzQT



* 써니윤 팟캐스트 

https://bit.ly/2OpH8wq






* 참고문헌:

The Teacher

https://teacher.pl/en/can-music-really-improve-language-fluency-by-andrew-starck/


A Star is Born 삽입곡: Shallow

https://www.youtube.com/watch?v=bo_efYhYU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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