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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윤 Feb 21. 2019

영어, 글은 읽는데 말은 어렵다면?

한국어만 하기에는 아까운 당신에게 


전 영어 늦둥이에요 


중학교 때 학교에서야 영어를 시작했어요. 요즘 아이들은 영어 유치원이다 학원에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어학연수를 가는 것을 보면 완전히 다른 세상 처럼 느껴져요. 전 꽤나 영어를 늦게 시작한 축에 속해요. 그나마도 학교에서부터 배웠기에 영어는 그저 수 많은 과목 중 하나였고, 여느 공부 과목과 같이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필기를 하고 외운 후 시험을 보는 것이 다였어요. 다른 공부 방법이나 접근 방법이 있어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들 여지조차 없었지요. 영어는 교과서를 보고 머리로 암기하여 문제를 맞춰서 점수를 받는 목적으로 배웠으니까요. 



다르다, 그 것도 완전히 


제 영어에 대한 문제 의식은 전혀 없었어요. 학교에서 가르쳐주는대로 따라가는 것만 으로도 충분했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했어요. 남들도 다 그렇게 하고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공부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잘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할 뿐이었지요. 


중 1 여름방학 이었던 것 같아요. 영어 원어민인 사촌오빠가 집에 놀라와서는 제 영어를 봐주겠다 하더고요. 제가 아는 영어라고는 교과서가 다 였기 때문에 저는 망설임 없이 교과서를 펼쳐 들었어요. 그리고서는 학교에서 하던대로 글을 읽었지요. 디스 이즈 어 펜 이런 식이었을 거에요. 저의 영어 '내 맘 대로 발음 낭독' 이 끝나자 사촌 오빠는 같은 내용을 읽어주기 시작했어요. 


소리가 다르다, 그 것도 완 전 히 


소리 뿐이 아니었어요. 말에서 느껴지는 그 무언가, 아우라 같은 것이 난생처음 느껴보는 낯설지만 이국적인 무언가가 있었어요. 더 알고 싶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에 정신이 번쩍들었어요. 글을 보고 읽으면 그 것이 영어인 줄 알았어요. 내가 듣기에는 영어 듣기용 원어민 음성과 내 발음이 큰 차이가 없어보였거든요. 영어는 그냥 글을 눈으로 보고 읽고 수업 내용을 외워서 시험을 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진짜 영어는 글을 보고 내가 상상한 소리와 완전히 달랐어요. 

실제로 쓰이는 영어는 교과서에서 만나는 그 것과는 딴판이었어요. 





왜 내 영어는 진짜 영어와 다른 걸까? 



지금 처럼 계속하면 진짜 영어를 내입으로 말하게 될까? 의구심이 들었어요. 같은 영어 다른 느낌, 아니 아예 내 영어는 영어가 아닌 것 처럼 느껴졌어요. 이렇게 계속하면 아무리 많이 해도 영어를 내 입으로 자연스럽게 말하게 될 것 같지가 않았어요. 영어 늘리기 '실험' 이 시작되었어요. 


문제는 '시간' 이었어요. 방과후에 피아노 연습을 하고나면 12시가 넘는 일정에 아침 6시면 집에서 나서야 하는 일정으로는 도저히 시간을 내가기 어려웠어요. 학원 갈 시간은 고사하고 책을 펼쳐볼 시간을 내기도 만만치 않았는데 영어는, 그것도 말하는 영어는 꼭 하고 싶었어요. 런던을 뉴욕을 다니며 자유로이 소통하는 날, 그 날을 현실로 만들 날을 상상하면서 말이지요. 




글은 읽는데 말은 어렵다면? 


진짜 영어 소리를 들었을 때의 충격, 그 덕에 영어를 알아들으려면 영어를 소리로 들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직감했어요. 실제로 영어는 글과 소리 간의 간극이 있는 언어에 속해요. 적혀있는대로 소리나지 않지요. 글을 읽는데 말은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 것이에요. 


이런 일이 있었어요. 

"한국인들은 영어를 왜 이렇게 어려워해?"


라고 묻는 질문에 오죽 그 사람의 교육 수준이 낮으면 기본적인 외국어인 영어를 그렇게 못하냐는 의도가 느껴졌어요. 그냥 있을 수 없었지요.  


"그 분 얼마나 많이 배운 분인 줄 알아? 읽기는 얼마나 수준급인데. 신문에 원서에 논문까지 읽는 분이야. 단지 말에만 익숙하지 않을 뿐이야." 


이렇게 말은 했지만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이런 우리를 이해하지 못해요. 그들이 우리보다 영어말 배우기가 수월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 이지요. (1) 그들의 모국어의 소리가 영어와 이미 유사하다  (2) 영어 말하기를 먼저 배우는 교육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모국어가 태생적으로 상대적으로 영어와 공통점이 적으며, 말보다는 글을 먼저 배우는 환경에서 컸어요. 



오늘, 영어를 얼마나 말하셨나요?



한국인들이 글을 보며 상상하는 소리는 실제 영어 소리와는 많이 달라요. 영어를 듣다가 내용을 도저히 모르겠어서 자막을 보면 세상 허무해 지는 것이 그 이유 때문이지요. 대부분의 경우는 단어를 몰라서도 아닌 문법을 덜 배훠서도 아닌 소리가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답이 있어요. 영어를 듣고 말하는 일이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면 단어탓도 문법탓도 공부를 덜한 탓도 아니에요. 영어를 배운 시간은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시점 부터 물리적으로 흐른 시간이 아닌 내가 영어를 듣고 말한 시간으로 계산되어야 하지요. 똑같이 10년 전에 시작을 했더라도 영어에 투여한 시간이 단 2천 시간 일 수도 있고 20분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저는 10년 동안 일명 장롱 면허였어요. 운전 면허는 땄지만 실제로는 운전하지 않은채로 시간만 10년이 흘러갔지요. 이 경우 저를 10년 경력의 운전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영어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영어를 익힌 시간은 실제로 내 귀로 듣고 내 입으로 말한 시간이에요. 면허를 가지고 있다고 무조건 운전 경력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듯이 말이지요. 오늘 영어를 얼마나 말하셨나요? 영어 문장을 몇 개 들으셨나요? 문제 푸신 것 말고요, 일방적으로 수업 들으신 시간 빼고요. 운전을 백날 조수석에서 구경해도 전 안 늘더라고요, 진땀을 뺴면서 곤혹을 치뤄가며 해봐야 느는 운전 처럼 영어도 내 귀와 내 입을 움직인 시간이 실제 영어를 늘리시 시간이에요. 



아침, 꿈 그리고 영어 


아침에 들은 내용이 하루종일 머리 속에 맴도는 경험, 한번쯤 있으시지요? 


아침에 무조건 일찍 일어나라 이런 말씀 아니에요. 영어를 소리로 듣기 시작했고, 그 걸 아침에 했어요.노래든 영화든 뮤지컬 음악이든 듣기평가에서 들리는 가공된 영어가 아닌 진짜 실제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영어' 를 말이지요. 왜 그렇게 했나고요? 이유는 단순해요. 저는 듣기평가 영어가 아닌 진짜 대화에서 쓰이는 영어를 알아듣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또 저에게는 학원에서 문법으로 교재로 배울 시간이 저에게는 주어지지 않았어요. 그냥 하루에 단 한 문장이라도 들었어요. 한 문장 가지고 어느 세월에 늘겠나 싶겠지만 저는 이 것을 매일 수년을 지속했어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말이지요. 하루에 단 한문장이라 해도 일주일이면 평일만 해도 이미 5개 에요. 한달, 그리고 일년을 했을 때의 결과를 상상해 보세요.세월을 내 것으로 만들기, 오늘에 달려 있어요. 


들은 내용은 하루종일 입으로 떠올려 말하며 반복했어요. 한 문장 반복하는데 몇초도 걸리지 않아요. 하지만 종일 여러번 지속했을 때는 강력한 힘을 발휘해요. 그렇게 익혀 쌓아 올린 생영어 문장의 힘을 저는 알아요. 


어느 세월에 다 하겠냐고요? 네덜란드어를 모국어로 하는 이는 약 500시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면 영어를 말할 수 있어요. 한국인인 우리는 어떨까요? 약 2천3백 시간을 투여해야 해요. 모국어인 한국어가 영어와 다른 것은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오히려 우리는 더욱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영어를 배워야 할 이들인 것일 뿐 할 수 없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라고 봐요. 그런데 우리가 이제까지 영어를 배워온 방식은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우리가 채워야 할 2천 3백 시간은 듣고 말하는 일로 채워져야 하거늘 엉뚱한 활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었어요. 


결코 당신 탓이 아니에요. 나이가 많아서도 아니오, 재능이 없어서도 지능이 낮아서도 아니에요. 심지어 단어를 몰라서도 문법 지식이 부족한 것이 이유가 아닌 분들의 경우를 저는 정말 많이 보았어요. 



재능이란 그릿Grit 이에요


렌줄리가 말하는 영재의 삼대 요건은 (1) 평균 이상의 지능  (2) 높은 창의성에 이어 렌줄리가 말하는 영재의 삼대 조건 중 가장 중요한 하나는 바로 과제 집착력 이에요. 즉, 요즘 말하는 그릿Grit, 끝까지 해내는 힘이지요.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안다면 전혀 대단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미멜란젤로 





이어서 다음 글에서는 <아무리 해도 안 느는 것 같아요, 얼마나 해야 느나요, 전 영어를 말할 상대가 없는데요. 에대한 궁금증을 풀어갈게요.

 제가 언어에 재능이 있어서 는 것이 아니냐는 말씀을 들어요. 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한 때는요. 아무리 해도 안 느는 것 같은 그 마음 말아요. 밤새고 공부해도 대체 뭘했나 싶은 심정 저도 알아요. 시행착오는 제가 다 했어요. 눠드릴게요. 부디 꽃길만 걸으시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요.

한국인 영어의 상향 평준화를 꿈꿉니다. 




영어 배우기 여정, 그리고 써먹는 생영어 이야기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도 나눠드려요.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236




영어독립연구소 

꿈, 아침 무료 프로젝트로 함께 가요. 


https://cafe.naver.com/englishforkoreans/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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