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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윤 Apr 03. 2019

우리 한 번 밥먹자 를 영어로? 문화차x영어

영어, 말을 배우는 본질을 바라볼까요



"여긴 00 영어가 없네. 스타강사? 그게 뭔데? "



폴란드에 4년을 살면서 우리나라에서 당연하게 느꼈던 점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어요. 외국어 학습으로 워낙 산전수전(?) 다 겪었던 터라 역시 폴란드에서도 이 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어떻게 배우나 자동으로 관심이 갔지요. 신기한 것은 00 영어와 같은 방법론 마케팅이나 유명한 스타강사가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반면 한국에 돌아온 저는 지하철 역을 지나며 10분 상관으로 벌써 3개의 00 영어 광고를 만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기에 우리와 같이 영어를 배.워.야. 구사할 수 있습니다. 폴란드에도 우리와 같이 영어를 배우는 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점은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반드시 말을 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처럼 영어 원서는 정말이지 술술 읽는데 말은 어렵다고 하는 이는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적어도 노력하는 만큼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은 영어가 늘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영어를 배운 비결을 물어보면 대부분의 경우는 "학교 영어 선생님" 을 꼽습니다. 물론 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제각각 입니다. 즉 그 학교 선생님이 특정한 한 두 명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저는 압니다. 우리나라 학교에도 실력있고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다는 사실을요.



차이가 뭘까요?


우리는 언제부턴가 사지선다 문제를 잘 풀어내는 것이 영어 공부의 목적이 되었습니다. 폴란드 인은 시험을 안 보냐고요? 봅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시험을 치릅니다. 폴란드 수능격인 마투라 시험에는 영어 말하기가 있습니다. 반드시 말을 해야만 시험에 통과하여 고졸 학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난이도,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들이 학교 수업시간에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말하기 그리고 내 말로 써먹기 위함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러니 물론 수업시간도 말하기 쓰기 듣기 읽기가 모두 포함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폴란드 수능영어에 쓰이는 지문도 눈길을 끕니다. 실제 인터넷에서 쓰이는 글을 읽고 내용 파악하기, 듣고 빈칸 채우기, 그림 보고 말로 설명하기, 영화 감상평 글로 쓰기 등 실제로 쓰이는 말을 내 말로 써먹는 내용이 주가 됩니다. 반면 우리의 수능은 영국 선생님들도 '우리 이런 말 안 쓰는데' 라고 말하는, 시험지 속에서만 존재하는 영어를 만납니다. 우리는 말하기는 커녕 오로지 찍기만을 할 뿐입니다.


누군가를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말을 배우는 과정을 잊어버렸습니다. 우리가 이미 모국어를 익히면서 해 왔던 그 자연스러운 과정을 특이한 무언가로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어 공부 하면 의례 단어를 빽빽이 써 가며 외워야 하고, 무조건 단어장을 끼고 내리 암기하며 문법 용어를 줄줄 읊으며 공부하는 과정이 당연해져 버렸습니다.


제가 가장 영어가 늘지 않았던 때를 꼽으라면 전 수능영어 공부를 했을 때, 즉 재수할 때 를 말합니다. 그 당시 저는 문제집을 하나씩 해치우며(?) 문제푸는 기계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이런 시험 공부가 우리에게는 관성으로 작용합니다. 단어를 외우다보면 언젠가는 들리겠지, 문법책을 파다보면 말이 터질거야 라는 기대를 합니다. 우리에게 영어 공부는 이 방법이었으니까요. 또 이렇게 공부해서 시험 고득점이라는 결과를 맛보았으니까요.

하지만 내신영어 다음 수능영어 그 다음 토익영어로 모자라 영어회화를 다시 하고 있는 우리, 뭔가 이상합니다. 이리 노력했는데 안되니 난 재능이 없나 싶기도 합니다. 저도 딱 그랬습니다. 불어 중국어를 배우면서 단어를 줄창 암기하고 문법책을 떼었는데 여전히 말에서는 향상이 제로에 가까웠어요.


1.

우리 한 번 밥 먹자

를 영어로?



2.

나 오늘 몸이 좀 안 좋아

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뭐라고 말하시겠어요?



2번 부터 볼까요. 전 이렇게 말합니다. "약은 먹었어?" "밥은 챙겨먹고 다니니?" 라고요.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요. 영어를 말할 때믄  "약은 먹었니" 라고 이를 거의 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외국인에게 우리말을 소개하는 내용에서 이런 안내를 본 적 있어요


"네가 아프다고 하면 한국인들이 약 먹었냐고 물어볼 수 있는데 이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챙겨주는 말이다."


즉, 약 먹었어? 라고 물어보는 내용 자체가 문화적인 차이를 담고 있다는 뜻이지요.


그럼 질문 1로 돌아가볼게요.


우리 밥 한 번 먹자 를 영어로 하면

Let's eat rice together 가 될까요? 문법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하지만 이리 말하면 우리의 의도와는 완전히 다르게 전달이 되어 버리지요. 우리는 "먹는다"를 챙김과 사귐의 과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밥 한 번 먹자의 의미는 너랑 친해질 시간을 좀 가지자 라는 뜻에 가깝지 않니요? 이 속 뜻을 전달할 말을 영어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냥 표면적인 우리말을 문법에만 짜맞춘 영어로만 바꾸는 과정으로는 무언가가 한참 부족해 보입니다.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친구가 소개팅에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파장은 엄청났습니다. 상대방은 자신이 마음에 안 들어서 돌려서 표현한 말로 알아듣고 약간의 난동(?) 이 벌어진 것이지요. 정작 그 친구는 그런 뜻을 담은 것이 아닌데도 말이지요. 한 나라 안에서도 이렇게 같은 말로 다른 이해를 하는데, 문화가 다른 사람들끼린 오죽할까요. 문법으로 단어만 바꾸는 방법으로는 도저히 내 진심을 전하기 어려운 말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이 높아집니다.




영어책은 술술 읽으시는데 말을 어려우시다면,


단어는 이 것 저 것 떠오르는데 문장 조합이 안 된다면,


말은 좀 하겠는데 무언가 어색하시다면


우리가 모국어를 배운 과정, 즉 말을 배우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징조입니다. 우리는 글보다 말을 먼저 배웠잖아요. 문법 책을 마스터 하게 전에 수많은 쓰이는 예를 듣고 따라 말하고 또 내 말로 써먹으며 배웠잖아요.


언어는 말, 말을 배우는 과정은 우리 모두가 이미 경험이 있습니다. 다만 한국식 시험 영어방법이 오랫동안 학습되어 말을 익히는 본연의 방법이 기억 저편으로 멀어져 있을 뿐입니다.


폴란드는 말을 배우는 방법으로 말을 배우고 있었고 우리 방식은 글을 읽기 위한, 그 것도 시험용 찍기에 국한된 방법으로 시간을 쓰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저 본질에 충실합니다. 말 배우기, 내 진심을 전하는 과정을 익히는 경험 그 자체입니다. 3개월 코스를 들으면 갑자기 다 들리고 다 말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아시잖아요. 우리가 우리말을 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요.


말을 해야 말을 배우고

쓰이는 말을 익혀야 내가 써먹습니다.


대한민국의 말하는 영어,

상향 평준화를 꿈꿉니다.




#llup

#써먹는영어

#영어는써먹어야제맛

#영어책은술술읽는데말은어렵다면

#위스픽잉글리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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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윤의 써먹는 영어




 소한 좋은 습관, 소질의 힘을 믿습니다 

   매일 영어를 말하면 만나는 설레는 일, 위스픽잉글리시 

http://wespeakenglis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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