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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윤 Jun 15. 2020

딴짓을 권장합니다: 보물은 내 안에


너 못 한다고 하더니만, 프로급인데?


우리 한국인의 겸손함은 모두를 속일 수 있을 정도(!) 강렬합니다. '나 노래 잘해' 라고 내입으로 말하는 자신감이 넘치는 이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지기도 합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겸양을 미덕으로 보지만, 뻔뻔해 보일 정도의 근자감이 일반적인 문화도 있더라구요.


이 겸손함 덕에 우리는 조금 더 부지런해집니다. 늘 채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전 90점 받았으면 10점이 모자라다고 생각합니다. 그 10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저도 늘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워야 하는 압박을 느낍니다. '아직도' 노력해야 하는 나를 보며 아직 '갈 길' 이 멂을 한탄하기도 합니다.




유독 못 하는 것만 눈에 띈다고요?


이 것도 안 들리고, 이 단어도 모르겠고....

-> 아직도 모르는 것이 있네 ㅠ ㅠ

-> 마음이 위축되니 쉬운 것도 더 안 들린다

-> 제대로 알아들었나 의구심에 선뜻 말하기도 마음이 어려워진다

-> 집에 와서 땅을 치며 영어교재를 다시 펴 든다

-> 다시 안 들리는 것, 모르는 것만 보며 좌절한다


가장 오랜 세월 동안 영어 학원에 다니는 이들은 아마도 한국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 공부해야 한다고, 아직 말하기에 부족하다고 몰아세우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언어에는 100점이 없습니다. 심지어 모국어도 100퍼센트 다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처음 보는 단어라 하며 사전을 찾는 원어민을 부지기수로 많이 봤고, 저 역시도 우리말 단어를 다 안다고 자신할 수 없습니다. 과연 우린 언제쯤 다 알 수 있을까요? 대체 언제까지 공부해야 할까요? 자신 있게 말할 날이 오긴 올까요?



딴짓을 권장합니다: 보물은 내 안에


'딴짓하지 마' 란 말은 많이 들어도 '딴짓을 하라' 니요. 맞습니다. 딴짓을 적극 권합니다. 학원 밖에서, 교재를 벗어나, 내 안에서 진짜 배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르는 내용을 쥐 잡듯 찾아 나를 다그치는 대신, 새로운 내용을 무한 공부만 뺑뺑도는 패턴 대신, 딴짓을 해보세요. 유투브, 미드, 책, 넷플릭스 뭐든 좋습니다. 이렇게 만나는 생영어 내용 중 내가 아는 내용, 들리는 말을 찾아보는 것이지요. 이미 배운 말이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에 주목해 보세요. 생각보다 꽤 많이 찾아내실 수 있습니다.


어!! 나 이거 아는 건데!

-> 이게 여기서 이렇게 쓰이는구나!

-> 나도 이 단어를 이렇게 써먹어 봐야지

-> 하하 오늘도 이 한마디 했다.



우리와 다른 영어의 결을 오감으로 느끼려면 학원에서, 교재에서 벗어난 딴짓' 이 필요합니다. 아는 단어가 써먹는 '말' 이 되려면 써먹는 현장을 만나는 '딴짓' 이 필요합니다. 우린 이미 공부는 많이 했습니다. 사놓고 반도 안 본 교재가 수두룩 합니다. 끝없는 공부와 단어 암기로 작은 눈덩이만을 새로이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무제한 공부 대신 아는 내용을 굴리고 굴려 큰 눈덩이로 키워서 눈사람을 세워야 합니다.




그래도 떨리신다면


영어를 한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벌렁거립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럴땐 저에게 주문을 겁니다. 영어를 하는 것이 아닌 '말'을 하는 것이라고 말이지요. 나와 다른 '외국인' 을 만나 '영어' 를 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을 한 인격체로 만나'대화' 를 하는 것입니다. '외국인'과 영어' 는 두렵고 떨리지만, 재밌는 얘깃거리가 넘치는 Adrien, 쾌활한 Denise, 진솔한 Geri와 대화하는 일은 신나는 일입니다.



시각이 바뀌면 대화의 질도 달라집니다. 한국에 왜 왔어? 와 같은 '외국인 전용' 질문 대신 '이사 잘했니'와 같이 그를 더 가까이 만나는 대화를 하게 됩니다. '불고기 먹어 봤어?' 대신 '우리 아이와 놀아줘서 고마워'로 진심을 담게 됩니다. 영어는 더 깊이 만나고 나누며 마음을 전하는 도구가 됩니다.


우리만큼 못하는 것, 부족한 것에 집중하는 이들은 드물다는 점을 기억하면 마음의 무거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습니다. tired를 '티레드'라고 발음하며 마구 수다를 떠는 Gabi 주변에 늘 사람들이 모이더라구요.


영어를 공부하는 대신 딴 짓으로 영어로 놀기 캠페인을 외칩니다. 보물은 이미 내 안에 있기 때문이지요. 빛날 보물을 찾는 '딴짓', 눈을 질끈 감고 써먹어 보는 '근자감' 이 필요합니다. 한국인이라면 더더욱이요.




* 최고의 당신을 기대하며 함께 성장합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써니윤의 써먹는 영어>


when 과 if, improve 와 enhance 의 써먹는 차이 챙겨드려요.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236/clips/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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