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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윤 Aug 26. 2021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짜릿함

영어공부는 싫은데 원어민과 대화는 하고 싶어

짜장면? 짬뽕?


햄릿처럼 갈등됩니다


짜장면을 먹자니 짬뽕의 얼큰한 국물이 아쉽고

짬뽕을 선택하자니 짜장면 만의 맛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갈등이 오죽하면 짬짜면 이 나왔겠어요.



한국인에게 메뉴란?


"이건 매운거니까 저거랑 같이 시키면 맞을 것 같아"

식당에서 우린 메뉴를 의논합니다.


왜죠?

나눠먹기 때문이죠 여러 음식을 가운데 모아 이 것 저 것 골라먹는 재미. 놓칠 수 없죠.


요즘은 시국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우린 자기 앞에 있는 음식을 독식하며 혼자 먹는 경우가 드뭅니다. 심지어 "맛은 봐야지" 라며 괜찮다하는 친구에게 굳이 음식을 덜어줍니다.


'일행' 이 먹는 음식과 '내' 가 시킨 음식 의 구별이 모호 합니다. 오히려 내 것만 먹는 사람이 매정하게 느낄 정도죠.




영어, 넌 뭐니?


아래를 영어로 말해볼까요.

 A:
"회의가 있어"

B:
"거위털이 비싸 그래서 난 오리털이야"



A

There is a meeting.


B

Goose fur is expensive so I am duck fur.


일까요?


문.법.적. 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충분히 말이 되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실제 쓰이는 말은


난 회의를 가지고 있어

I have a meeting.


내 자켓은 거위털을 가지고 있어.

My jacket has goose fur.



우리말을 보면 희한 합니다.

도저히 쓰지 않을 것 같은 말이죠.


영어 라는 언어는 왜 이렇게 이상한 말을 할까요?




이런 개인별 서양식 차림은 우리처럼 '음식은 중간에 놔주시고 앞접시 주세요' 하기 애매하지요.


혼자 먹는 그들 vs 나눠먹는 우리


이런 실험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의 사진을 찍어보세요."

라는 같은 지시에 일본인과 미국인은 이렇게 반응이 달랐습니다






미국인은 딱 얼굴에 집중한 반면 일본인은 전신사진, 즉 그 사람 전체와 배경까지 포함한 사진을 찍습니다. 서양인과 우리 동양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입니다.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은 장의존적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즉,  개별 객체 보다는 주변 환경까지 아울러서 폭넓게 인식하려는 경향입니다. 바로 위 사진에서 전신사진과 배경까지 보는 시각이 바로 장의존적이지요.


내 옆 사람이 뭘 먹는지 관심이 가고, 앞 사람이 내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것 같아서 언른 음식을 덜어줍니다. 눈치가 발달합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황을 알아채는 기술이 자연스레 더 길러집니다. 주변 여건과 상황을 봐서 결정한다는 정상참작이라는 말도 바로 장의존적인 방식입니다.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충격 받았던 것이, 친한 친구도 음식을 덜어서 주지는 않더라구요. 본인이 먹기 전에 '너 한 번 먹어볼래?' 라고 가볍게 물어보는 경우는 있어도 우리처럼 적극적으로 음식 접시를 옹기종기 가운데로 모아서 나누는 경우는 훨씬 드뭅니다. 각자 주문해서 각자 먹을 뿐 굳이 관심 가지지 않더군요. 한국 사람인 전 친구가 먹는 그 음식이 궁금했는데 말이죠.


우리 기준으로 눈치 코치 없이 내 길을 가는 것, 장 독립적입니다. 옆 사람이 뭘 시켜도 난 그냥 내 음식에 집중할 뿐입니다.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도 몇번의 이혼 이력이 있지요. 하지만 총리직과 사생활 마저 별개로 보는 영국인들의 생각은 장독립적 사고를 보여줍니다.



* 의존적 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장의존적field dependence 장독립적filed independence 는 위트킨의 이론으로 심리학에서 보는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을 말해요. 무엇이 좋다 나쁘다의 개념은 아니에요.


개별 개체로 생각하는 그들 vs 주변 상황




우리 남편이 오고 있어요


말은 생각을 나타내는 창이기에 시각 차이는

언어에서도 드러납니다.


'우리 남편 오고 있어요.' 를 'Our husband is coming.' 라고 하면 상대방이 아마 당황할거에요. 한국어는 '우리' 의 개념이 광범위 합니다. "내 것my' 이라는 개인 소유 를 콕집어 말하는 것 보다는 '우리' 라고 에둘러 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내my 남편' 도 '우리our 남편' 이 될 정도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할 만 하지요.


이런 것을 보고 따지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린 이리 말할지도 몰라요


"좀 눈치껏 적당히 잘 봐." 라고요



나만 먹는 '내 것' 보다는 난 나눠먹는 '우리 것' 이 익숙한 한국 문화.              문화는 언어에 투영됩니다


영어에 비해 한국어는 굳이 '나의 소유'  강조하지 않습니다.


'회의가 있어' 입니다

우린 '내가 회의를 가지고 있어.' 라 하지 않습니다


' 난 오리털이야' 라고 합니다

' 내 자켓은 오리털을 가지고 있어' 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I have '난 -을 가지고 있어' 라고 나의 소유를 드러내기 보다 '-가 있어.' 하며 정황을 설명하는 뉘앙스의 말이 장의존적인 말이 편안합니다.






영어요?

생각의 차이, 또 다른 관점을 만나는 짜릿함이에요.

공부만으로는 도저히 배울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지요.


언어요?

만남 그 자체에요.

번역기로 어떻게 절친이 되겠어요.


다른 문화권의 나를 발견해가는 기쁨

언어를 배울 때만 느낄 수 있는 맛이에요




참고문헌:

Erin Meter, <The Culture Map>



영미폴 삼국 문화탐험가 써니윤은 예고에서 피아노 전공하다 못말리는 호기심을 참다 못해 심리학 학사 교육학 석사를 했어요. 한국인과 영어, 세상에 둘도 없는 애증의 관계(!) 의 실마리를 위트있게 그리고 날카롭게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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