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SH Dec 06. 2021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능력 (박이문, 김영하)

#PSH독서브런치010

사진 = Pixabay


흔히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고, 회사 생활 및 업무에서도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주식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를테면 크게 보면 앞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분야에 장기 투자하는 것.)

.

학교 선생님, 직장 상사분들은 '이미 겪어본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얻어진 능력'으로 탑재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

겪어보지 않았을 때 '큰 그림에 대한 '뇌피셜''을 구체적이고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면 인생 전략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그리고 그 연습은 독서, 특히 철학 공부를 통해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경험이 제일 좋고 멘토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다만 멘토가 처했던 상황과 멘티가 처했던 상황이 100% 일치할 수는 없으니 매 순간 정확한 길을 제시해주는 '완벽한 멘토'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1. 인식의 한 형태로서의 철학은 어느 학문보다도 전체적인 파악을 지향한다. (중략) 플라톤은 모든 이상, 모든 존재를 ‘선(善)’이라는 근본적 ‘이데아’로 설명하려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존재를 ‘움직이지 않는 작용자’로써 설명하려 했으며, 니체는 ‘권력에의 의지’로써 모든 것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려 했다. 여러 철학 가운데서도 헤겔의 철학은 모든 것을 하나의 전체로써 체계적으로 파악하려 했던 가장 뚜렷한 예가 된다. 헤겔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자연 혹은 문화적 현상을 ‘절대정신’의 논리적 발전 과정에 불과한 것으로 본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박이문, 지와 사랑)


2. 이야기는 다르다. 현실과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만 질서가 있다. 제한된 인물들, 특히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듯, 작가들은 현실에서 어지러운 잡음을 제거한 뒤 이를 이야기로 재구성한다. 작가는 이야기를 적절히 통제하여 독자들이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별똥별은 운석이 되어 지붕 위로 떨어질 수 있지만, 현실과 달리 이런 사건들은 주인공의 삶과 인생에 중대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현실에서 무질서하게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배운다. 죽음과 재난, 사랑과 배신 같은 일들이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닥쳐올 때,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지켜내야 하고 그럴 때 이야기가 우리에게 심리적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행의 이유, 김영하, 문학동네)



철학 책을 꽤 읽었지만 플라톤이 무슨 주장을 했고, 헤겔이 어떤 사상을 갖고 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

세부 내용을 기억하고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건 학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

저와 같은 일반 사람들은 그들의 사고 과정을 따라가며 아이디어만 얻을 수 있으면 족하다고 봅니다.

('저 사람은 ~을 보고 ~을 생각했구나')

.

철학은 근본적으로 '생각에 대한 생각'인 만큼 그 사고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이 키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

철학이 부담스럽다면 소설, 영화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저 사람의 그 선택은 결국 어떻게 이어지는구나'가 쌓이면 인생에 대한 힌트가 되지 않을까요?

.

.

인생의 가장 어려운 점은 지금 나의 힘듦이 이후 멋진 성취의 성공 스토리로 포장될지 아님 그냥 개고생으로 끝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저의 요즘 생각거리는, "결말이 좋을 것이라는 '자기 확신', '믿음'은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보고 오지 않는 이상 완전한 확신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

'확고한 믿음'은 어쩌면 '믿지 않으면 현재의 어려움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그렇다면 '확고한 X 0.75' 정도의 믿음이 있다고 할 때 그 믿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

자신의 능력, 의지, 운에 대한 믿음,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적절히 배합되어 나오는 걸까요? 그 비율은 어떻게 될까요?

.

앞으로 저도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