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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Oct 21. 2022

네이버의 라인은 일본 회사일까?

#PSH독서브런치197

사진 = 연합뉴스


1.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Line)은 일본 증시에 상장된 Z홀딩스의 100% 자회사이며 라인, Z홀딩스의 CEO는 모두 일본인입니다. 일본에 기반을 둔 A홀딩스가 Z홀딩스 지분 약 65%를 보유하고 있으며 A홀딩스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분류됩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지분을 50% 씩 나눠갖고 있기는 하지만, 네이버는 A홀딩스에 대해 '유의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는 A홀딩스에 대해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A홀딩스는 네이버의 관계기업이며 소프트뱅크의 종속 자회사입니다. 또한 라인 매출 대부분이 일본에서 발생함에 따라 납세의 의무 대부분을 일본에서 지며,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라인을 일본 회사라 생각한다고 하죠. 이렇게 본다면 라인은 의심의 여지없는 일본 회사로 보입니다.


2. 라인(LINE Corporation)의 전신은 네이버의 100% 일본 자회사 네이버 재팬입니다. 한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어 해외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네이버 경영진이 일본 진출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이죠. 메신저 개발도 한국 경영진과 한국 개발자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프트뱅크와 지분을 나눠가진 현재도 상품 개발은 신중호 Z홀딩스 GCPO (Group Chief Product Officer)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은 A홀딩스 회장으로서 A홀딩스의 경영을 지휘하고 있고요. 즉, 네이버는 실질적으로 라인을 지배하고 있으면서 '일본 국민 메신저'로 발돋움하기 위해 혹은 '일본 국민 메신저'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한국 제품을 선호하지 않고 일본 제품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정서를 고려하여 현재와 같은 구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초까지도 이미지, 동영상, 앨범, 타임라인, 라인페이 결제정보를 한국 서버에 보관했다가 이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이 나빠지자 라인 사장이 기자 회견을 열어 직접 사과하고 작년 말까지 서버 이전 작업을 마쳤다고 하죠. 이번 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관계사인 라인을 통해 국내 자회사를 여럿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이 한국의 규제를 피하면서 국내 자회사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방식인지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1+2. 라인이 어느 나라 기업인지 명확히 규정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각자의 관점과 생각이 있을 뿐이죠. 균형 있는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을 듣는 방법으로 심리학자 제임스 페니베이커가 『단어의 사생활』에서 쓴 다음과 같은 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추워.”라는 대답과 달리 “내 생각엔 추운 것 같아.”라는 대답은 단순히 바깥 기온에 대한 대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내 생각엔”이라는 구절은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당신이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바깥 날씨가 추울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내가 틀릴 수도 있고 당신이 나와는 다르게 느낀다고 해도 나는 기분 나빠하지 않겠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내 생각엔”이라는 말은 다양한 관점의 존재를 암시하는 동시에 추위에 대한 판단이 궁극적으로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라는 점을 알린다. 반면 “추워.”라는 말은 바깥 날씨가 춥다는 말이다. 명백한 <사실>이다. 이걸로 얘기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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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기사]

이투데이, 김미정 기자, <네이버, 라인 사업부 지배구조 개편 '속도'>, 2014년 7월 31일

중앙일보, 심서현 기자, <글로벌 이해진, 네이버-소뱅 합작법인 ‘A홀딩스’ 회장으로>, 2020년 8월 25일

더벨, 원충희 기자, <네이버·소프트뱅크, 라인 JV 절묘한 경영권 배분>, 2020년 8월 27일

더벨, 성상우 기자, <네이버, '라인' 연결 제외하니 영업이익률 10%p↑>, 2020년 10월 30일

조선일보, 장우정 기자, <이해진의 라인, 한국色 완전히 뺀다… 9월까지 데이터 日로 이전>, 2021년 3월 24일

비즈니스 포스트, 공준호 기자, <네이버 지분법 이익 반영돼 지난해 순이익 급증, 매출도 6조 넘겨>, 2022년 1월 27일

더벨, 원충희 기자, <국외 계열사 겨냥한 공정위…네이버 '라인' 사정권>, 2022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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