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한다는 것에 대하여 - 생성형 AI

#PSH독서브런치239

by PSH
그래프 = FRED

1. 송길영 작가는 『시대예보: 호명사회』에서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합니다. "빵집 주인과 대장장이에게 일은 명백합니다. 빵을 굽고 칼을 만드는 것입니다. ... 빵을 구운 개수와 만든 칼의 숫자가 곧 일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일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알랭 드 보통 또한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현대의 사무실을 "수만 명의 직원들이 자기들끼리 제대로 의사소통을 해야만 돌아가는 생각들의 공장"이라 표현한 적 있습니다. 빵이나 칼과는 다르게 생각의 형태를 명확히 규정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가 발전하고 일의 모습이 다양해질수록 일을 명확히 규정하고 또 그것을 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의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2. '일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으나, 최근 AI의 등장에 따라 그 의미가 유래없는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엑셀의 등장에 따라 주판을 다룰 줄 아는 능력이 필요 없어지게 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변화가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군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즉 우리는 "내가 AI보다 더 나은 것이 있는지, 즉 AI보다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내야만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어쩌면 미래 사회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AI가 하지 못하거나 하기 어려운 일을 AI보다 잘한다'는 것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1+2. 송길영 작가는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에서 "답이 있는 문제는 AI가 풀 것이고, 인간은 답이 없는 문제를 고민하는 역할로 분업이 이루어질" 것이라 전망합니다. 그리고 저는 '답이 없는 문제'란 도리스 메르틴 작가가 『아비투스』에서 이야기한 '총괄 능력' 혹은 '전체를 보는 안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총괄 능력이 있는 사람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며, 이러한 총괄 능력은 '독서, 여행, 질문하기, 포괄적 시야 기르기, 트렌드 살피기, 낯선 분야에 관심 두기'를 통해 기를 수 있다고 제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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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된 그래프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연방준비경제데이터(FRED, Federal Reserve Economic Data) 사이트에서 가져온 미국 비농업 부문 채용 공고 그래프입니다. 미국의 채용이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인 하락을 보이고 있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2022년 11월 30일 생성형 AI인 챗지피티(ChatGPT)의 등장이 감소를 가속화했다는 분석이 있으며 저 또한 이에 동의합니다. 생성형 AI의 비약적인 발전의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이와 경쟁하며 일자리를 지켜야 하는 저를 포함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크고 작게나마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AI 발전의 큰 흐름 앞에서 이러한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어쩌면 당랑거철과 같을 수 있다는 두려움 또한 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현재의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내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종종 그 고민의 과정을 글로 옮겨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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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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