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244
1. 로이 F.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소모되는 남자』에서 "여성은 존중을 잃을 만한 일을 하지 않는 한 존중받을 권리가 있었다. 그러나 남성은 존중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는 한 존중받을 권리가 없었다"고 얘기한 적 있습니다. 이에 착안해 학교와 회사의 차이점에 대해 "학교에서는 존중을 잃을 만한 일을 하지 않는 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존중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는 한 존중받을 권리가 없다"고 표현하면 어떨지 싶습니다. 모두가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학교 생활과는 달리 회사에서는 본인의 존중받을 자격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며 어느 정도 소모적인 취급은 피할 수 없습니다. 즉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배우며 스스로에 대해 탐구하고 꿈을 키워 가는 학교 생활과는 달리, 회사 생활은 기본적으로 돈의 요구에 맞춘 생활이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이미 배운 것을 써먹고 젊음과 에너지를 소진하는 과정입니다.
2. 회사 생활은 구조적으로 매우 척박한 환경이기는 하지만, 어떤 태도로 대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지대하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주일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은, 일주일 치의 인생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성인이 된 후 최소 10년에서 2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해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일주일들의 축적은 인생의 양상을 지대하게 바꿔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하는 상황에 맞추어 필요한 역량을 고민하고 계속해서 쓸모 있고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남아 있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갖는 것은 중요할 거예요.
1+2. 그럼에도 회사에서의 성공과 실패가 자연인 나의 성공과 실패로 온전히 여겨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이는 특히 직급과 직책이 올라가며 자연스레 회사에 투자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아질수록 더 크게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는 언제든 나를 더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교체하고자 준비가 되어 있고, 회사에서 경쟁력을 잃어 내보내진 다음에도 여전히 길게 남은 인생을 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직장 생활을 하며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늘 노력하는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회사 없이 '내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시도해 보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로마 철학자 키케로는 "지혜로운 사람은 삶 전체가 죽음의 준비이다"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어쩌면 직장 생활에서 지혜로운 사람이란 신입사원 시절부터 퇴사 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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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