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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감사의 전략적 의의 (김하나, 황선우, 알랭드보통)

#PSH독서브런치036

사진 = Pixabay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구절은 종교가 없는 저에게도 익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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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매사에 감사하는 태도'를 갖는 것은 괜찮은 전략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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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우리의 삶은 사소한 것에 기반을 두고 있고, 감사하는 태도와 그로부터 비롯된 조심스러운 행동은 그 사소한 것을 지키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 상처는 응시의 시선으로 우리가 스치는 것,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폭로시켜준다. ... 내 일상이 온통 내 왼손 약지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 다채로운 계획들로 짜인 미래가 사랑하는 사람의 따뜻한 미소 하나에 달려있다는 것 등을 내게 긴밀하게 알려주는 것은 나를 예기치 않은 순간에 멈춰 세우는 어떤 상처다. (상처의 인문학, 이왕주, 다음생각)


2. 살면서 쌓이는 스트레스와 긴장, 걱정을 해소시켜주는 건 대단한 뭔가가 아니라 사소한 장난, 시시콜콜한 농담,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워너원의 노래 <갖고 싶어>에는 “매일 하루의 끝에 시답지 않은 얘길 하고 싶은데” 하는 가사가 나온다. 누구나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만 나누는 사이가 아니라 쓸모없고 시시한 말을 서로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를 한 사람쯤은 갖고 싶은 것이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위즈덤하우스)


3. 9.11 테러 이후에 미국인 사이에서 감사나 희망, 친절, 지도력, 단결 정신 같은 긍정적인 특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큰 병을 앓고 나면 용감함과 호기심, 공정성, 유머 감각, 미에 대한 인식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59초, 리처드 와이즈먼, 웅진지식하우스)


4. 종교적 믿음이나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우정, 공동체, 감사, 초월 같은 개념들과의 규칙적이고 전례적인 만남이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자기 힘으로 그런 개념들에 접근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만 의존할 수 없다. 그런 개념들이 필요함을 기억시켜주고, 그런 개념들을 매력적인 포장지에 싸서 제공하는,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영혼의 가장 잘 잊어버리고, 가장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마음에 새길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청미래)


5. 사람들은 누구나 인생의 정점이라 부를 만한, 행복의 지점을 건넌다. 문제는 그 절정이 너무나 평범하게 생긴 탓에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평범함을 알아보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랑에 빠진 영화 영화에 빠진 사랑, 강유정, 민음사)



코로나19로 일상의 사소한 행복들을 빼앗긴 후 그제야 그동안 누리고 있었던 것들이 소중한 것이었고 감사한 상황이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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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재 나의 일상을 지탱해주고 있는 수많은 사소한 것들을 잘 지키기 위해선 그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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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게는 피곤할 때 생기는 입병(구내염)이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카카오톡을 컴퓨터로도 할 수 있으면 정말 편하겠다'는 생각이 실현된 현재 상황,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현재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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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국어로 된 컨텐츠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나라가 (생각보다) 전 세계 몇 개 없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컨텐츠 강국에 산다는 것에 감사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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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 누리고 있는 당연해 보이는 것들을 알아차리고 감사해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는 그것들을 지키고 충분히 만끽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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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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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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