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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천부 인권'은 발견된 것일까 발명된 것일까?

#PSH독서브런치037

사진 = Pixabay


학교에서 천부 인권 사상을 배우며 인간의 존엄성, 인권은 태어나면서 당연히 주어지는,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권리라고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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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논리에 따르면 '인권'의 개념은 원래부터 있던 것이고, 그것을 인간이 찾아낸 것(발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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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치 해양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해녀분들이 산소통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처럼, 프로야구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서 더 큰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도구(배트, 야구공 등), 발을 쓰지 않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한 것처럼 어쩌면 '인권'의 개념도 발명된 것, 합의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1. ‘인권’이나 ‘존엄성’이라는 말은 사람이나 나무, 색깔이나 소리와 같이 자연, 우주의 어떤 일부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들이 공동체 안에서의 상호간의 갈등을 풀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고안해낸 구호들이며 선언문이다. ... 인권이나 생명의 존엄성은 인간이 사회적 필요에 근거하여 인위적으로 고안해낸 행동 양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권’은 ‘서로 싸워서 남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해치지 말자’는 구호며, ‘생명의 존엄성’은 ‘서로 남을 해치지 말고 존중하며 살자’는 뜻을 가진 선언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윤리적 규범과 주장은 근원적으로 바로 위와 같은 가치들에 비추어 정당화된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로 형성된 구호의 원천은 모두가 남으로부터의 해침을 원치 않고, 모두가 자신의 생존이야말로 모든 가치의 원천이며 의미라는 사실을 몇 십억 년의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경험적으로 터득했기 때문이다. (자비윤리학 : 도덕철학의 근본 문제, 박이문, 철학과 현실사)


2. 볼테르는 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하인에게 그 이야기를 하지는 마라. 그가 밤에 날 죽일지 모르니까.” 함무라비는 자신의 위계질서 원리에 대해 똑같은 말을 했을 것이고, 토머스 제퍼슨 역시 인권에 대해 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하늘이 부여한 권리가 없다. 거미나 하이에나나 침팬지에게 그런 권리가 없듯이.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인에게 하지는 마라. 그가 밤에 우리를 죽일지 모르니까.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김영사)


3. 과거 선량한 미국 시민 다수는 노예소유권이 천부인권이라 믿었고, 버스와 식당에서의 흑백분리가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믿었다. 지금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선량한 시민 다수가, 상당수의 여성들 자신조차 여성은 몸을 가리고 집안에만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문학동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나름의 근거를 생각해보는 연습은 인생을 조금 더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무심코 받아들였던 '너의 기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나의 기준'으로 바꾸는 작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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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작가가 책 '생각의 좌표'에서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나?'를 추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했는데,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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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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