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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상상력에 대하여 - 배우 이병헌의 교훈

#PSH독서브런치038

사진 = 여성조선


영화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 '내부자들' 등에서 극단적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던 이병헌 배우가 에스콰이어 16년 11월호에서 한 인터뷰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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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많은 감정을 경험했는데도 결국 영화 촬영장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 대부분이에요. 내가 누굴 죽여 봤겠어요? 내가 사람을 반병신이 되도록 두들겨 패본 적도 없고, 내가 그렇게 당한 적도 없죠. 하지만 누구를 죽여야 하는 눈빛이 나와야 할 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나고 미워했던 감정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상상 속에서, ‘그때 그 감정의 열 배 정도 되면 이렇게 행동할 수 있겠지?’하고 극대화시켜서, 결국 그 감정이 옳다고 믿는 거예요. 만족은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믿는 거죠. 믿지 않으면 그 커트를 마무리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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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배우가 현재의 이병헌이 될 수 있었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캐릭터에 몰입하여 그 캐릭터가 느낄 감정을 설득력 있게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던 것이 컸고, 그 능력은 정교한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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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병헌의 배우로서의 성공은 상상력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무리일까요?



1. 아렌트는 악의 원천으로 성실한 평범성과 상상력의 결여를 지목했다. 칸트는 상상력이란 인간에게 개인적인 경험에서 벗어나 더 큰 보편적 입장에서 사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상상력을 가진 인간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고 타인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상력이 부족한 인간은 타인의 시점에서 생각할 줄 모르고 타인에게 감정이입을 할 줄도 모른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공감도 할 줄 모르며 그러한 자기 자신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할 줄도 모른다. 오로지 그들은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안용태, 생각의 길)


2. 실험이 암시하는 바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미래를 더 사실적으로 느낀다고 볼 수 있다.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은 미래에 일어날 일이 우리 마음에 얼마큼의 가중치로 작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때 마시멜로를 먹지 말걸. 그럼 지금 두 개가 있을 텐데’라는 후회도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강도가 다르다. 만족을 지연시켰던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 모습과 더 사실적이고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시간을 그려볼 줄 아는 능력이 있었다. 예술은 우리가 이 능력을 지닐 수 있게 도와준다. (영혼의 미술관, 알랭 드 보통, 존 암스트롱, 문학동네)


3. 3D를 넘어 4D까지 제공하는 영상매체는 오감을 압도하는 정보를 쏟아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따라가는 것만도 벅차다. 여백이 없는 것이다. 책은 빈 공간이 많기 때문에 우리의 뇌가 끊임없이 여백을 보충하게 만든다. 상상력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게 만든다. (쾌락독서, 문유석, 문학동네)



이렇게 본다면 상상력은 생각보다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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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한 가지 더 도출되는 것 같아요. (상상력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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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PSH독서브런치011 (균형에 대하여)에서 '모순되어 보이는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 부자가 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손에 잡히는 현실 세계를 살아내는 능력과 상상력을 발휘해 미래의 가능성을 현재로 끌고 오는 능력 즉 미래를 살아내는 능력 간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할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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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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