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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불안에 대하여 (알랭 드 보통)

#PSH독서브런치039

사진 = Pixabay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한 가지 키워드를 뽑으라면 '불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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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모든 선택은 근본적으로 불확실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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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오늘의 운세'를 쳐보는 것, 사주.관상.손금을 보러 가는 것, 유튜브 타로 점을 보는 것 모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해 봤던 저의 행동입니다.



1. 인간에게는 본질이 없다. 인간은 세상에 그냥 던져져 있을 뿐이다. ... 이 극단적인 허무를 깨닫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펼칠 수 있다. ... 인간은 스스로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 존재이다. 유명한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말은 이런 뜻이다.

한편으로 자유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자유로운 사람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기에 늘 고민과 불안에 싸여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려 한다. 군인.공무원 등 사회가 주는 역할에 안주하며 무한한 자유가 주는 책임에서 벗어나려 하거나, 종교가 제시하는 삶의 의미를 좇음으로써 스스로 삶을 결단해야 하는 불안에서 벗어나려 한다. 사르트르는 이를 '자기기만'으로 본다.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안광복, 웅진지식하우스)


2. 인간은 '이기적' 존재다. 토머스 홉스는 일찍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불안정한 상태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의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항구적인 갈등을 겪는다는 것이다. (전원책의 좌파 비판 - 자유의 적들, 전원책, 중앙books)


3. 어른이 된다는 것은 냉담한 인물들, 속물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 자리를 차지한다는 의미이다. 그런 인물들의 행동은 지위에 대한 우리의 불안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친구나 연인은 우리가 파산을 하거나 수모를 당해도 우리를 모른 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가끔은 그 말을 믿어 볼 수도 있겠지), 우리가 일용할 양식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속물들의 매우 조건적인 관심이다. (불안, 알랭 드 보통, 이레)


4.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안을 극복하거나 욕망을 채우려고 노력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은 하더라도 우리의 목표들이 약속하는 수준의 불안 해소와 평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불안, 알랭 드 보통, 이레)


5. 불확실한 환경 속에 있기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에게 예측 가능성은 분명 구원이다. ... 예측에 대한 갈망은 우리를 주술사의 마법이 판치던 곳으로부터, 지식이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합리화된 근대 사회로 이끈 원동력이다. 합리적인 지식은 계산에 근거한 예측을 이용해, 우리를 재앙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세상 물정의 사회학, 노명우, 사계절)



결국 '불안'은 마치 체지방률처럼 평생 관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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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한 저의 마음가짐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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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본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인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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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은 생각보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마치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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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불안이 당연한 것이고 평생 같이 가야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불안을 발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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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가 할 수 있는 도리를 하고 결과는 담담히 받아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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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독서브런치023 (자기 합리화와 아모르파티 사이 - 영화 와일드의 교훈)에서 말했던 것처럼 스스로에 대한 존중을 기본으로 한 후 후회하지 않는 태도를 장착할 수 있다면 적정 불안 수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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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점으로는 1) 과거를 뼈저리게 반성하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다그치는 태도가 탁월한 성취에 도움이 된다면 이 마음 가짐은 큰 도움이 안 될 수 있고 2) 애초에 후회할 만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목표를 낮게 잡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성과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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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불안의 적정 수준을 찾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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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thepsh-brunch/24

https://brunch.co.kr/@thepsh-brunch/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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