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092
현대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비트겐슈타인은 언어 문제에 깊이 골몰한 철학자이며, '분석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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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상을 갖고 있고 서양 철학에서 어떤 의의를 갖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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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침묵'으로 대표되는 그의 전기 사상에서 우리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생각해요.
1. 언어가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쓰이는 말들이 실제 상황들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명제로 이루어져 있고, 세계는 가능한 상황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명제들과 상황들은 각각 일대일로 대응하고 있으며, 똑같은 논리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언어는 세계를 그림처럼 그려 주고 있기 때문에 의미를 갖는다. 언어를 이런 식으로 본다면, 지금까지 철학자들이 해 왔던 신, 자아, 도덕의 근거 등에 대한 논의는 뜻 없는 말들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말들이 의미하는 대상은 세상에 없다. 따라서 이런 논의들은 말이 안 되는 말을 끊임없이 내뱉는 것에 불과하다. 진정한 언어란 과학처럼 실제 세계를 설명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안광복, 웅진지식하우스)
2. 그렇다고 신, 자아, 도덕 등의 문제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것들은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다. 그러나 우리의 언어가 세상을 그리는 '그림'이라면, 이것들을 말로 표현하거나 설명하는 방법은 없다. 이런 문제들은 삶을 통해 끊임없이 드러나는 신비한 것들이지만,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 너머에 있다. 따라서 비트겐슈타인은, 우리는 이제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라고 선언한다. 이처럼 그는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문제를 언어로는 말할 수 없을뿐더러 논리로도 해결할 수 없는, 논의 자체가 무의미한 것으로 정리해버렸다. (1번과 같은 책)
3. 정말 현명한 사람은 2% 부족한 듯 허름해 보이나 속으로 단단한 사람이다. 상대방을 긴장시키거나 방어기제를 자극하지 않는 허허실실의 사람 말이다. 그들은 상대로 하여금 쉽게 마음의 빗장을 풀도록 만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한성희, 갤리온)
4. 그의 불만이나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동적으로 방어기제가 작용해 그의 관점에 저항하게 되고, 속으로는 그의 관점이 옳다고 인정하면서도 끝까지 우리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맞서게 되는 것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동녘라이프)
비트겐슈타인의 사상은 전기와 후기로 나뉘는데, 전기 사상의 주요 내용은 언어로 1대1 매칭시킬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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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아이디어를 사회생활에서 '상대방에 대해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자'로 치환해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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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섣부른 판단은 비트겐슈타인이 지적한 대로 '논의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으며, 더 심각하게는 상대방의 방어기제까지 건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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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상대방에 대한 나의 판단이 맞는 것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의 방어기제가 발동하면 '나에 대해 모르는 중요한 부분'이 있음을 암시하며 ('네가 나에 대해 뭘 아는데'), 제가 옳게 판단한 부분까지 틀렸다며 저항할 수 있고, 그 경우 논쟁에서 제가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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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독서브런치034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라고 쉽게 단정 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 - 영화 아가씨의 교훈]에서 저는 상대방에 대해 나의 기준으로 판단을 끝내면 안 되는 이유를 '나의 관점'에서 설명했다면, 이번 글은 '관계의 관점'에서 설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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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