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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이야기 짓기의 오류 피하기 -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PSH독서브런치098

사진 = 넷플릭스 <지옥>


신형철 교수는 정확한 사랑의 실험(마음산책)에서 "우리는 과거의 체험을 어떤 식으로든 서사화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읽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비평가일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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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동선 뇌과학박사는 세바시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가, 또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볼 때, '스토리'가 내가 가야 할 방향성을 만들어줍니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관련 내용: #PSH독서브런치023 [자기합리화와 아모르파티 사이 - 영화 와일드(Wild)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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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필연적으로 서사화, 즉 이야기 짓기 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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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야기 짓기는 본인 인생을 대상으로 할 때는 커다란 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세상을 대상으로 할 때는 부작용이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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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세상을 '평범의 왕국'과 '극단의 왕국'으로 구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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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의 왕국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세계이며 이를테면 '처음 만나는 사람의 키(신장)'가 이에 해당합니다. (평범의 왕국에서 이야기 짓기는 어느 정도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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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극단의 왕국에서는 한 가지 충격적인 사건이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예측 불가능한 사건 즉 '블랙 스완(검은 백조)'이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는 분야예요. (이를테면 주식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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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극단의 왕국'에서 이야기 짓기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게 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1.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하고, 요약하기를 좋아하고, 단순화하기를 좋아한다. 한마디로 인간은 환원시키기를 좋아한다. 우리가 이 장에서 검토하게 될 인간 본성의 첫 번째 문제점을 나는 이야기 짓기의 오류라고 부른다. 이 오류는 인간의 확대해석, 날것의 진실보다 압축된 이야기를 편애하는 경향과 연관이 있다. 이 오류는 세계에 대한 표상을 심하게 왜곡시키는데, 희귀한 사건과 관련해서 특히 심각해진다. (블랙스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동녘사이언스)


2. 이야기 짓기의 오류는 연쇄적 사실들을 억지 설명이나 논리적 연결고리, 즉 화살표에서 벗어나서 바라보지 못하는 인간 능력의 한계를 가리킨다. 설명은 사실들을 엮는 작업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엇보다 기억하기가 용이해지며, 납득하기가 용이해진다. 그리하여 우리가 이해했다는 느낌이 증폭되는 순간, 이러한 습성은 과녁을 빗나간다. (1번과 같은 책)


3. 사람들은 '민족성'이라는 이야기를 꾸며 냄으로써 스스로를 기만한다. 그러나 《사이언스》에 실린 65명 공저 논문이 이 '민족성' 개념이 철저한 허구임을 통렬하게 밝혀낸 바 있다. ... 경험적으로 볼 때, 민족성보다는 성별이나 계급, 직업 따위가 한 사람의 행동에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1번과 같은 책)



이런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정진수 의장(유아인 분)은 예측 불가능한 사건(고지, 시현)이 일어나는 '극단의 왕국'에서 이야기 짓기를 시도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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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새진리회는 그들이 만든 이야기가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이를 은폐하고자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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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심 탈레브 관점에서 이러한 행동은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 행동임과 동시에 예측하지 못한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간과한다는 점에서 블랙 스완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그 파급 효과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실제로 드라마 마지막 장면에서 그런 가능성을 암시하며 끝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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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야기 짓기는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도 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글은 #PSH독서브런치034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라고 쉽게 단정 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 - 영화 아가씨의 교훈]을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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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짓기의 오류를 피하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것, 그리고 검은 백조 발생에 대비하는 마음 가짐은 이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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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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