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

해는 가까운데 당신은 멀어서일까요

by 서예주

봄이 흘러가더군요

나는 이곳에 서 있었고

그저 바라볼 뿐이었죠


여름이 올 줄 알았는데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해는 가까운데

당신이 멀어서일까요

나만 오한이 들더군요


추위를 피하는 방법은

웅크리는 일,

조그맣게 몸을 말아

스스로의 체온으로

견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올 봄은 아직인데

시간은 가을로 겨울로

또 한 해를 넘어가고


멀어진 날들은

구슬처럼 응어리져

차가운 빛을 내며

내 안을 굴러다니더군요

구슬끼리 부딪힐 때마다

보이지 않는 봄의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더군요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으며

끝없이

울려 퍼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