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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기드문소년 Jul 30. 2015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

 

솔직히 말할게요.

전 이 책, 필요없다고 생각했고, 필요 없을 줄 알았습니다.

이 책이 마음에 안드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아요.



일단 전 심리학 서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단호!) 제깟게 뭔데 일면식도 없는 나를 다 파악하고 있다는듯이 말하는 것 같아서 괜시리 기분이 나빠요. 이건 제가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것과도 일맥상통 하는데요, 심리학서적과 자기개발서의 공통점은 뭔가 삶의 지침을 제시해주는듯 하지만 실행하기는 졸라 어렵고, 3일만 지나면 머리 속에서 깡그리 잊혀지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또한 이 책의 제목인 '미움받을 용기'. 제겐 이미 그런 용기 정도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절 그렇게 죽도록 미워하는 사람,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구요. 아니, 사실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에게 별 관심도, 감정도 없기 마련이죠.



결정적으로 이 책은 베스트셀러였습니다. 그것도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책. 상당히 대중적인 내용의 무엇인가를 볼 것 같아 괜히 시간낭비만 하게될 것이라는 확신을 버리지 못했어요.




헌데, 벼르고 별러서 나가고 싶던 북스터디의 주제책이 이 책이랍니다.

뭐, 별 수 있나요?

후딱 읽고, 북스터디 나갔다가, 방 구석 어딘가에 처박아놔야지.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까... 응?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한 구절, 한 구절마다 공감하면서 책 속에 몰입한 저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에서 페레이라 신부가 예수의 초상화를 밟을 때의 기분이 이랬을까요...?

이제부터 제가 왜 이 책에 빠져들고야 말았는지 설명하겠습니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 입문서(?)답게 엄청나게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원래 경영학원론도 경영관리, 인사, 재무, 회계, 그 외 잡다한 것들을 쬐~~~~~~끔씩, 그러나 아주 다양하게 다루는 것처럼 이 책도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로운 내용이 나오는지라, 읽다보면 약간 정신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복습도 할겸 제가 파악한 내용을 조금 정리해 볼게요.





모든 인간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주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다. 
따라서 그 세계관을 바꿀 수만 있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특히 아들러 심리학은 '트라우마'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데,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트라우마)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들 중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분노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는 화가 나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고 분노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내게 무엇이 주어졌나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무엇이 주어졌는가'에 집착한다고 해서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자신의 불행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인간은 끊임없이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자신의 불행, 즉 생활 양식과 태도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면 그것을 다시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열등감 역시 나의 주관적인 감정이다.

열등감은 자기 성장의 기제로써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심해지면 '열등 컴플렉스'가 된다.


ex>

열등감 : 나는 글을 잘 못 쓴다. (fact 인식)

열등 컴플렉스 : 나는 글을 잘 못 쓴다. 그래서 나는 해봤자 망할 것이다. (fact 인식 => 주관적 가치 개입)


건전한 열등감이란 타인과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킬 필요가 전혀 없다.

이기적으로 살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여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과제를 과감히 버리면 된다.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 것.

그것이 아들러 심리학에서 인간관계의 첫번째 단계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받는 것이다.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로 인해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나는 내 뜻대로 살 수 없다.

역으로 생각하면 과제를 분리하여, 인간관계의 카드를 내가 손에 잡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책 내용을 절반 가량을 두서없이 요약한 겁니다. 대강 감이 오시나요?

그 뒤의 내용은 왜 정리하지 않았냐고 제게 물으신다면, 뒷부분은 앞부분만큼 공감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할게요.

절대 귀찮아서 정리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



그래도 양심상 책의 뒷부분을 간략히 언급만 하자면 '공동체 감각'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타인을 친구로 여기고,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느끼는 것이라고 합니다.

헌데, 아들러 심리학은 이 공동체 감각이 인간관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주장하죠.
여기서부터 머리가 혼란스러워집니다.

앞서 언급된 개념, 주장과도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북스터디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이 가장 분분했었는데요.

저 역시 공동체 감각에 대해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럽네요.

만약 기회가 닿는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합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이 책은 너무나 많은 내용들을 짧은 분량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이 책의 내용을 숙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거에요. 일단 저는 다 이해 못했습니다.

본문에서도 나오는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삶의 양식을 따르려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절반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저는 이 책에 나오는 이론들 중에서 분명히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요소가 있었고, 그것들 중 단 한 가지만이라도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제게 있어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심리학 책 짜증나서 안 읽으시는 분들.

속는 셈치고 이 책 전반부만 한 번 읽어보시는건 어떨까요?

마음에 드시면 후반부도 덤으로 읽어보시구요~ :)



+ 덧.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요인


1) 이 책은 대화체입니다. 잘 읽혀요.

2) 이 책에서 핵심문장은 컬러풀한 색으로 하이라이트 되어 있습니다. 잘 읽혀요.

3) 이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삽화가 이쁘죠. 잘 읽혀요.


결론 : 잘 읽혀요. 동시에 책 구성이 이뻐서 사진 찍어서 SNS에 올리기 딱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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